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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소아복통, 꾀병이 아니다

아이들이 많이 하는 말 “배가 아파요”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60]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아이가 걸핏하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꾀병 같다.’고들 한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아이들은 특별한 병적 질환이 없어도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전체 소아의 10% 이상이 이러한 기능성 복통 증상을 경험하며 남아에 비해 여아에게서 1.5배 더 흔하게 나타난다. 소아 복통은 어려서는 이유 없이 보채거나 밤에 악쓰며 우는 모습으로 유추되며 이후 의사표현이 명확할 때는 명치 아래, 배꼽 주위, 아랫배 부위 등에 통증이 심하지 않게 빈발하는 상태를 말한다.

 

확실하게 어디라고 말하기보다 배 주위나 전체가 아프다고 하며 식욕부진, 창백, 두통, 어지럼증, 하지통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 복통은 성인의 20% 정도의 기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의 장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부담을 받고 있다는 첫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복통을 호소하는 시점이 기분이 나쁘거나 부담이 있을 때, 무언가를 하기 싫을 때, 밥 먹을 때가 되면 배가 아프다고 말하기 때문에 꾀병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대부분 꾀병마저도 배아픔은 실제이기에 복통을 인정하고 원인을 찾아야 하며 대부분 소화기 장부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는 아직 어린아이라서 증상이나 아픈 부위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아프다고 하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소아 복통의 3가지 유형

 

아이들 복통은 종류가 다양하며 기능성, 심인성, 기질성 복통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그 종류에 따라 배 아픈 원인도 각기 다르다. 우리 몸은 수많은 장기가 빼곡히 들어가 있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증상들을 보이는데, 복통을 호소하게 될 때 특정 질병의 신호인 경우도 있으며, 맹장, 탈장, 장염 같은 이상이 아닌데도 나타나는 기능성 소아 복통인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소화 복통의 90% 이상은 기능성 복통이며 한방에서는 이를 원인에 따라 분류하고 치료 방법을 모색하였다.

 

한복통(寒腹痛)은 추운 곳에 있었다든지 찬바람을 맞은 뒤 또는 찬 음식,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한다.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하며 울며 보채거나 얼굴색이 창백해지고 묽은 변을 보기도 한다. 냉즉통(冷卽痛)의 개념으로 한기에 의하여 소화기 점막의 운동성이 저하되고 혈액 순환이 위축되면서 드러난다. 따뜻한 음료나 배에 따뜻한 물주머니 등을 얹어주면 통증이 많이 가라앉는다.

 

상식통(傷食痛)은 음식을 잘못 먹어 발생한 통증으로 과식과 폭식을 포함하여 소화하기 부담스러운 음식을 먹었을 때 드러난다.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차 있는 경우가 많고, 장의 운동성이 본연의 리듬을 잃어버려 답답함, 잦은 트림, 신물이 올라오거나 구역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음식이 가까이 있으면 구역감이 생기고 토하기도 하며 방귀도 많이 뀌며 설사 혹은 변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허한복통(虛寒腹痛)은 배가 은근히 지속적으로 아픈 증상을 보이며 따뜻한 것을 찾고 배를 쓰다듬어주면 편안해 한다. 얼굴색이 누렇게 뜨고 몸이 마르며 식욕이 없어 음식이 안 먹히며 먹어도 자주 설사를 한다. 장의 운동성이 떨어지면서 점막의 순환이 느려진 상태로 초기에는 압박통이 빈번하고 점점 심해지면 자극통이 드러난다.

 

하초순환정체(下焦循環停滯)로 인한 복통은 통증이 단전에서 집중되어 드러난다. 인체의 상중하로 구분하는 삼초(三焦)의 구분에서 몸통의 하초를 배꼽 아래 장부라 할 수 있다. 배꼽 아래에 단전이 있는데, 한방에서는 이 단전이 육체의 근본이 되는 정(精)을 주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배꼽 밑 3~4cm 지점인 ‘단전(丹田)’에 정체가 발생하면 전체적인 육체의 활력이 떨어지고 배꼽 아래 장부의 기능이 저하되고 하체의 기능과 순환이 떨어지게 된다. 가볍게는 아랫배에 가스가 차면서 불편하고 단전 부위가 뻐근하거나 통증이 드러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허리 아래로 기운 전달이 잘 안 되면서 하지 무력감, 통증, 수족냉증 등과 복통이 병행되면서 드러난다.

 

1) 가장 일반적인 기능성 복통으로 압박통과 자극통이 있다

 

소아의 복통은 일반적으로 가스의 압박에 의한 압통과 장 점막의 부종이나 손상에 기인한 자극통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혀의 씹는 행위부터 시작하는 소화과정은 식도와 위의 연동운동, 위 대장 반사로 이어지는 대장의 운동을 통하여 일정한 리듬의 운동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장의 기능 저하 과식 등으로 장 운동성 저하와 장내 발효환경의 부조화로 부패가 많아지게 되어 가스의 발생양이 증가하면 장관의 약한 부위에서 부분적인 가스의 압박에 의한 팽창 복통이 발생하게 된다. 아울러 흡수력이 떨어져 가스가 많아지고 장내 순환의 불균형으로 장의 운동성이 일정 이상 떨어지면 세포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아릿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 몸의 소화과정은 넉넉한 소화력과 균형이 필요하다. 위장의 기운이 너무 좋아 과식으로 위산의 과다 분비가 이루어지거나 췌장 기능이 약해서 식욕이 없는 아이들이 무리해서 음식을 먹거나 억지로 먹게 되면, 위산이 정상으로 분비되어도 위산을 중화시키는 중탄산염의 분비가 부족하여 산과 염의 PH가 균형을 잃고 산성 상태로 소장 대장으로 유입되어 소화기 점막이 위산의 자극으로 손상되어 사르르 배가 아프게 된다.

 

2)  스트레스로 인한 심인성 복통

 

어린아이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상황, 곧 불안과 긴장,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상황에서 느끼는 복통은 심인성 복통일 가능성이 크다. 식탁 앞에서 호소하는 복통이라면,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강요받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아이들이 싫어하는 음식을 강요하거나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좀 느긋하게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소화기 장부 점막의 기능은 편안함, 즐거움. 이완, 여유로움 속에 활동성이 증가하고, 부담, 긴장, 싫음 강박상태에서는 현격하게 기능이 저하된다. 이러한 까닭으로 소화액이 현격하게 적게 분비되어 장의 운동성도 점점 저하되어 정지 상태에 이르면, 체한 것과 똑같은 상황이 된다. 따라서 꾀병처럼 호소하는 복통 같지만 실제로는 장의 운동성이 어느 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실제로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 기능성 복통을 지나치면 기질성 복통이 될 수 있다

 

기능성 복통이 반복되면 실질적인 장부 병변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기능성 복통이 기질성 복통의 초기일 수 있으므로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검진을 꼭 받는 것이 필요하다.

 

① 맹장염

주로 아래 오른쪽 배나 배꼽주위가 손을 못 댈 정도로 아프다고 하면서 증상이 3시간 이상 지속되면 맹장염일 가능성이 크다.

② 탈장

배가 아프다고 하며 사타구니나 고환부위가 부어 있으면 탈장일 확률이 높다.

③ 장 중첩

잘 놀다가 갑자기 자지러지듯 울며 다리를 배 위로 끌어당기고 그러다가 5분 정도 지나면 순식간에 괜찮아한다면 장 중첩일 수 있다.

④ 장염

열이 나면서 토하거나 설사를 하고 밥을 안 먹으려고 한다. 손발이 차고 하품을 하는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⑤ 요로 감염

배가 아프고 열이 나면서 소변을 볼 때마다 아프다고 한다면 요로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2. 기능성 소아 복통의 응급조치

 

1) 처음에는 금식, 이후 수분과 소금물을 천천히 조금씩 먹인다

복통이 심해지면 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식사량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소화에 부담이 적은 음식위주로 양을 줄이고 호전되지 않고 지속하면 이틀이나 사흘 정도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다. 대신 수분 보충에 신경을 쓰면서 소금물이나 이온음료를 5분 간격으로 섭취하도록 한다.

 

2) 장 점막 자극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먼저 탄수화물 식품 위주로 식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죽을 끓여 주는데 죽은 밥에 비해 장의 부담이 현격하게 줄어들지 않는다. 누룽지를 끓여 먹이거나 죽을 쑨다면 쌀을 볶을 때 바짝 볶아서 누룽지 색까지 변할 정도로 볶은 후 죽을 끊이면 도움이 된다.

 

반면 우유나 단백질 음식은 장 점막에 자극을 주기 쉬우므로 소화 능력에 따라서 일정 기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백질 식품의 경우, 소화시키기 위해서 위산 분비량이 많아야 하는데 위산 분비량에 비례해서 전체적인 소화의 부담도 커지며 점막의 손상이 남아있는 경우 점막의 자극을 못 견뎌 회복이 지연된다.

 

3) 장을 이완시켜주는 경혈 자리를 자극

등쪽 날갯죽지 밑단의 위아래 두 마디 근처의 척추뼈를 누르면서 마사지해준다. 가볍게 주물러 주면서 특히 아픔을 강하게 호소하는 지점을 좀 더 오래 주물러 준다. 한의사의 지도를 받은 경우 턱 방향의 사선으로 호흡에 따라 강하게 눌러 “두두둑” 소리가 날 정도로 압박을 해주면 척추와 장의 부담이 일순간 경감된다.

 

 

 

사지 말단을 통하여 풀어주는 방법으로 사관(四關)을 열어주는 방법이 있다. 엄지와 검지의 두툼한 부위(합곡-合谷)와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의 옴폭한 부위(태충-太衝)를 강하게 누르면서 압박해주면 도움이 된다. 아울러 발바닥과 발가락를 주물러 주며 특히 비장과 연결된 첫 번째 발가락과 발바닥의 움푹 팬 부분을 문질러 준다.

 

아이들은 통증에 민감하다.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아픈 것이다. 별다른 병증이 없다고 손쉽게 꾀병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까닭을 잘 살펴주는 것이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바른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