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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또 다른 나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3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숨 소 리

 

                                 - 원산

 

       소중한 오늘이라는 하루

       숨 쉬는 데 집중하고 산다

       들숨 날숨

       숨소리에 귀 기울인다

       안심이다

       존재하고 있음을 본다

       나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나를

 

 

 

위 시는 《나는 누구인가?》, 《이야기 삼세인과경》, 《보이지 않는 바람》 등 책을 펴냈으며, 《한강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원산스님의 작품이다. 스님은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나를 인식하고 있다. 어려운 말이 아닌 담백한 시어를 써서 담담하게 숨소리를 드러낸다.

 

《홍당무》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쥘 르나르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며 “눈이 보인다. 귀가 즐겁다. 몸이 움직인다. 기분도 괜찮다. 고맙다. 인생은 참 아름답다.”라면서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다음 블로그에서 “오늘이 있음에~”를 검색해 보았다. “오늘이 있음을 나는 기뻐한다.”, “오늘 살아 있음에”, “오늘 나눌 수 있음에”, “오늘도 잠들 수 있음에” 등 비슷한 글월이 무려 739만 건이 확인된다. 그만큼 “오늘이 있다”라는 것에 많은 이들이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나이가 들게 되면 주변에 아는 이들이 하나둘 사라진다며 허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나 평소 건강했던 지인이 깜짝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들으면 한동안 허허로움에 정신을 못 차리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 아침, 내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감사할 일이 아니던가? 그런데 단순히 들숨 날숨을 쉬어가며 확인하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우리 배달겨레의 오랜 성정처럼 “오늘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할 줄 아는 내”가 되면 어떨까?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