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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목메는 이름입니다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4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  머  니

 

                                                     - 김 재 진

 

       엄마,

       우리엄마, 하고 불러봅니다.

       철들고, 어느새 나이 마흔 후딱 넘어

       한 번도 흘려보지 않은 눈물 흐릅니다.

       정월대보름입니다.

       마흔 넘어 처음 보는 보름달입니다.

       눈 내린듯 환한 밤길 걸어

       술 받으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달아, 달 본지 십년도 이십년 더 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살았기에 눈물 흘린 지

       십년도 이십년도 더 된 것 같습니다.

       어머니,

       목메는 이름입니다.

       어머니,

       세상의 아픈 사람들 다 모여 불러보는

       이름입니다.

        세상의 섧븐 사람들 다 모여 힘껏 달불 돌리는

        어머니, 대보름입니다.

 

 

조선 후기 문신 홍석모가 연중행사와 풍속들을 정리하고 설명한 풍속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보면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하는 것을 ‘망월(望月)’ 곧 달마중이라 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에게 행운이 온다.'라고 적혀 있다. 따라서 뒷동산에 올라 떠오르는 보름달을 맞이하는 것이 누구나 정월대보름에 할 일이었음이다.

 

대보름의 명절 음식으로 오곡밥과 함께 ‘복쌈’이 있는데, 이는 밥을 김이나 취나물, 배추잎 등에 싸서 먹는 풍속이다. 복쌈은 여러 개를 만들어 그릇에 노적 쌓듯이 높이 쌓아서 성주님께 올린 다음에 먹으면 복이 온다고 믿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정월대보름 아침이 되면 어머니는 김을 소금에 재고 구워 주셨다. 그 고소한 맛이란 한해 내내 먹을 수 없는 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김재진 시인은 “어머니, 목메는 이름입니다. / 어머니, 세상의 아픈 사람들 다 모여 불러보는

이름입니다. 세상의 섧븐 사람들 다 모여 힘껏 달불 돌리는 / 어머니, 대보름입니다.”라고 노래한다. 대보름만 되면 왜 어머니가 더욱 그리워질까? 세상의 아픈 사람들 다 모여 불러보는 이름이 ‘어머니’란다. 아마도 어릴 적 어머니 손을 잡고 달마중을 하고, 어머니 손으로 구워주신 김을 먹었던 기억이 새롭기 때문이리라.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