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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토지소유의 제한을 주장한 책 《과농소초》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87]

[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이제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전 농업국가였던 우리나라는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무척 고심했지요. 그래서 세종 때에는 정초 등이 지은 《농사직설((農事直說)》이란 농업책이 나왔고, 효종 때는 신속이 엮은 《농가집성(農家集成)》 같은 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농사관련 책으로 《과농소초(課農小抄)》도 있는데 이 책은 《열하일기》, 《허생전》 등으로 유명한 조선후기 실학자 박지원(朴趾源)이 쓴 책입니다.

 

 

《과농소초(課農小抄)》는 충남 당진의 면천(沔川) 군수였던 박지원이 1799년에 썼는데 땅을 깊숙이 갈아 잡초를 제거하는 따위의 농경법을 개량하여, 노동력을 줄이고서도 더 많은 수확을 할 수 있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으며 또 농민들에게 지우는 부역을 줄이고, 농기구의 개량을 통해 노동력을 절감할 방법을 꾀하기도 했지요. 그뿐만 아니라 농업 생산력을 늘리는 방법으로 땅에 거름을 주는 방법의 개선과 논에 물을 대는 방법의 개량을 논하기도 했습니다.

 

박지원은 사행단을 따라 청나라에 가서 중국 농업의 현황을 살펴 조선과 중국의 농학을 견주면서 책을 썼는데 그는 이 책에서 농촌 경제를 안정시키려면 토지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전제처럼 땅을 똑같이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토지 소유의 한도를 정해 한 사람이 많은 땅을 가지는 것을 막으면 땅은 자연히 고루 나누어 가지게 된다고 보았던 것이지요. 《과농소초》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우리 농업의 기반 위에 농업 자체의 결함과 모순을 바로잡으려 한 것은 물론 토지의 재분배를 통해 당시의 사회적·경제적 모순을 개혁하려고 노력한 책입니다. 지금 우리는 L.H 땅 투기 사건으로 온 국민의 분노가 치솟는데 이미 200여 년 전에 토지개혁을 주장한 선각자 박지원이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