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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걷고 싶은 길, 통영의 동피랑 벽화마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1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붉은 동백꽃이 담벼락에 활짝 피었다 / 곱디고운 나비도 한 마리

그 곁엔 꿀벌도 춤을 춘다 / 어느새 좁은 골목길 메운 사람들

참새처럼 재잘재잘 / 누가 먼저 꽃을 그리기 시작한 걸까?

꿈 없던 마을에 / 향기를 한 아름 선사한

무명의 화가들 / 그들은 동피랑의 천사들이어라.   - 이한영 ‘동피랑 마을’ -

 

경남 통영에는 동화 같은 벽화로 가득한 ‘동피랑 벽화마을’이 있습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통영시 동호동, 정량동, 태평동, 중앙동 일대의 언덕 위 마을을 일컬으며 여기서 ‘동피랑’이란 이름은 ‘동쪽 벼랑’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벼랑 위에 들어선 집이 주는 이미지처럼 이곳의 집들은 크고 번듯한 집이라기보다는 오밀조밀 모여 있는 작은 집들과 조붓한 골목길로 이뤄진 집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대부분 도회지에서는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을 통째로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현대식 주거지인 아파트를 짓게 마련인데 이곳 동피랑 벽화 마을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통영시가 동포루(東砲樓,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이 있던 자리)의 복원과 공원 조성 목적으로 이 일대를 철거하려고 하자 ‘푸른통영21추진협의회’를 주축으로 한 시민들은 2007년 10월 도시재생의 색다른 시각을 선언하고 ‘통영의 망루 동피랑의 재발견’이라는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지요.

 

이들은 공공미술을 통한 마을 살리기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바로 마을의 골목길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그려진 그림들은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기 시작하였는데 ‘2008민관포럼’ 최우수상, ‘2008 전국 마을만들기 대회’ 우수상 등을 받는 영광을 얻었고, 해마다 200만 명의 손님들이 찾아오는 마을로 변해 통영의 명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