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한국어 교육, 한국을 경제대국으로(한글을 생각하다 1)

“영어 학자의 눈에 비친 한국어의 힘”(김미경)에서 발췌

[그린경제=양훈 기자] 

일본을 모방한 한국의 영어 공용화론 

단일언어 국가이면서, 영어공용화를 도입하겠다고 스스로 나서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일본과 한국뿐이다.  

서구문명을 더 먼저 받아들인 나라는 일본이었고, 발달된 서구 문명 앞에 심한 콤플렉스를 먼저 느낀 것도 일본의 지식인들이었다. 그 콤플렉스가 모어 페시미즘으로 이어져 영어공용화론을 제안한 것도 일본이 먼저였다.  

일본은 이미 130년 전에 영어공용화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까지 논쟁 중일뿐 실천하지 않고 있다.  

일본보다 100년 늦게 그러나 열심히 일본을 쫒아온 한국이 영어공용화론도 따라하고 있다. 다른 점은 일본이 100년을 두고도 해결하지 못한 영어공용화를 한국인들은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직설적이고 도전적인 것이 한국인의 매력이자 힘이기도 하다. 그러나 잘못된 방향으로의 질주는 무모함을 넘어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단일언어 사회의 힘

 미국 CIA에서 운영하는 월드 팩트북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그곳에서 일본을 검색하면 인종 : 일본인 98.5%, 한국인 0.5%, 중국인 0.4%, 기타 0.6%, 언어 : 일본어라고 나온다.  

한국을 검색하면 인종 : 단일민족(2만 명의 중국인 제외), 언어 : 한국어 - ·고등학교에서 영어가 광범위하게 교육 됨. (Korean - English widely taught in junior high and high school)" 

   

▲ 미국 CIA에서 운영하는 ‘월드 팩트북’이라는 사이트 검색 결과
    일본 ▶ “인종 : 일본인 98.5%, 언어 : 일본어”
    한국 ▶ “인종 : 단일민족, 언어 : 한국어 - 중·고등학교에서 영어가 광범위하게 교육 됨"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여러 민족이 사는 일본의 언어는 일본어인데 단일민족인 한국은 영어가 광범위 하게 교육되고 있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어느 정부요인은 공개 석상에서 오륀지라는 발음을 앞세우며 영어 교육의 필요성을, 일부 정치가들과 일부 국민들은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중언어로 영어를 채택하면 국민 대다수가 능숙하게 영어를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중언어 국가에서 공용되는 언어는 평등하게 사용되며, 많은 사람들이 쉽고 빠르게 두 언어를 습득하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2차 대전을 전후로 한국과 가장 비슷한 배경을 가진 나라는 필리핀이다. 필리핀의 사례는 단일언어 사회의 힘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증거이다. 

한국은 1960년대까지도 필리핀보다 가난했던 나라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치, 사회, 경제적인 모든 측면에서 필리핀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장족의 발전을 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런 역전의 결과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두 나라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언어 환경의 차이이다. 해방 후 한국은 국민의 모어로 통일된 단일언어 사회를 이루어 교육과 경제를 운영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필리핀은 약 9,900만 인구에 170여 개에 달하는 모국어를 가지고 있었다. , 국민들의 모어를 통합할 수 없었다. 따라서 국민의 모어를 생활어로, 영어를 공식어로 사용하는 이중언어 사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중언어 사회가 겪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겪고 있다.  

현재 필리핀은 인구 대비 중국어 35%, 영어 23%, 말레이어 14%, 타밀어 3%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경제력 뿐만 아니라 언어생활에서도 표준영어도 아니고 그들의 모국어도 아닌 우리의 콩글리쉬같은 필리핀식 영어가 자리 잡고 있다. 인도와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로 이중언어 사회로의 어려움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1945년 해방 당시 문맹률이 77.8%에 달하는 열악한 지식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60년 만에 5천만 명이라는 거대한 수의 국민을 교육을 감당하며, OECD 국가 중에서 국어(읽기), 수학, 과학 분야의 실력이 가장 높은 나라로 비약했다.  

이는 국민의 교육이 한국어로 실시되지 않았다면, 어떤 교육열과 근면성을 가지고도 불가능했을 결과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모국어를 기반으로 한 교육과 행정과 경제의 경영이 한국을 세계 최빈국의 대열에서 오늘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한국의 경제 발전과 사회의 민주화는 세계 언어사에서 국민의 모어를 바탕으로 통일된 언어 민주주의가 실현되었을 때, 교육 효과와 경제 발전, 그리고 사회의 민주화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이다 

한국인의 모국어 능력 

PISA 2009의 조사 결과 한국 중학생들이 읽기 능력 테스트에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08년 국민의 기초 문해력 조사 결과, 한국인의 문해율은 98.8%OECD 국가의 평균인 97.7%(2007)보다 높다. 한글 덕분에 40대 이하의 문해율은 100%에 가깝다.  

이 결과는 한국인들이 글자를 읽을 줄 아는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전 세계에서 국어 능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들일까?  

그렇지 않다. 한국의 고학력자 국어능력은 OECD국가 중 최하위(2001). 선진국들은 글자를 읽을 줄 아는 단순 문해율’(문맹률의 반대말)과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서 문해력을 구분한다.  

문해력은 글로 된 자료를 이용하여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고,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국민의 문해력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적 측면에서 그 사회의 지적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다

2001'OECD 23개 국가 성인 문해력 비교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산문 문해 : 13, 문서 문해 : 19, 수량 문해 : 12위 정도다. 또한 고학력자 국어 능력에서 중졸 : 16(215), 고졸 : 20(240), 대졸 : 23(259)-칠레 22(266)-이다. (스웨덴은 모든 부분에서 1) 

여러 가지 연구조사 결과는 한국인들이 단순 문해율은 높지만, ‘문서 문해력은 아직 높지 않은 수준임을 알려준다. 우리가 지금까지 한글로 이룬 성공을 지속시키려면, 이제는 한국인의 문서 문해력글쓰기 능력신장에 힘을 모아야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