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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명인명창을 찾아서

전통음악 더욱 깊게 할 것, 대금 원완철

차세대 명인명창을 찾아서②

[그린경제=김영조 기자]  - 대금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혹시 아버지가 권유한 것은 아닌가요?
(원완철은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이자 원장현류 대금산조 명인 원장현 선생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적극적으로 권유하시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말리지도 않으셨습니다. 그저 제가 하고 싶은 거 하도록 지켜보시는 편이었죠. 물론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음악에 익숙했었다는 것은 대금을 할 수 있는 배경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한문 선생님이 꿈일 정도로 꼭 대금을 한다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텔레비전에서 일본 장인이 대를 이어 가업을 잇는 것을 본 뒤로 대금을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로 대금을 하게 되었지요. 지금은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 아버지는 현대 3대 대금명인 가운데 한분이십니다. 그런 아버지가 대금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는지요? 

“아버지는 철저한 분이셨습니다. 대학교 들어가자 첫 등록금을 대주시고는 이제는 네가 알아서 해라 하셨고, 이후 장학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교를 다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KBS 국악한마당의 반주를 9년 동안이나 하게 됐는데 그때 많은 공부가 됐지요. 사전에 연주곡목에 대한 아무런 언질도 못 받은 상태에서 반주를 해야 했는데 이게 어떤 상황에서도 연주를 해내는 내공을 키우게 됐으니까요. 

물론 부모 돈을 타서 학교를 다니던 친구들을 보면서 처음엔 원망도 하곤 했지요.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까 아버지의 그런 교육관이 제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금을 하는 것이나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아버지는 큰 주춧돌이라고나 할까요? 아버지에 더하여 헌신적인 어머니의 뒷바라지도 제게는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사실 완철 씨의 어머니는 친어머니가 아니다. 그가 초등학생 때 부모님은 재혼하셨던 것. 서울대를 졸업한 뛰어난 춤꾼이었으면서도 자신을 버리고 남편과 아들을 위해 헌신했다는 것은 국악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런 어머니가 어떨 때는 계모기 때문에 저러시나 하고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군대에 입대하던 날 완철 씨의 손에 들려준 편지, 그것도 A4용지 3장에 빼곡히 써준 편지를 읽은 뒤 군부대로 가는 교통편에서 펑펑 울었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서운한 일도 많았겠지만 잘 자라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내아들”이라고 쓰여 있었다 편지의 마지막은 그를 감동케 하고도 남음이 있었을 게다. 완철 씨는 말한다. “어머니가 안 계셨다면 오늘의 원완철이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 원완철에게 있어서 대금은 한 마디로 무엇입니까?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씻고 출근하기 전 대금을 한번 불어 봅니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도 역시 한번 소리를 내보지요. 저와 함께 하는 대금이 함께 일어나게 하고 잠자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큰 침대에 자면서 대금과 함께 잠이 들었으니까요. 대금과 교감할 수 없다면 제대로 연주할 수 없을 것이란 믿음이 있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대금은 원완철입니다.” 

- 대금 인생을 살면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외국에 가서 공연을 할 때 꼭 느끼는 것은 제 나라 것을 분명히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문화적 수준이 높은 유럽을 가보면 그들은 퓨전보다는 우리의 전통음악을 들려줄 것을 원합니다. 초청할 때 미리 영산회상이나 시나위를 연주해달라고 요구하고 심지어 1시간 10분을 연주한 시나위를 정말 좋아했던 것을 보면서 퓨전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을 분명히 하는 게 좋다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요즘 주변 젊은 연주자들이 쉽게 퓨전연주를 하는 것을 봅니다만, 저는 퓨전은 아니라는 확신을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