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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본에서 맛있게 먹던 개고기 요리

[맛 있는 일본이야기 217]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과거 일본열도에서 맛있는 고기 가운데 하나가 개고기였다. 에도시대의 유명한 가학자(歌學者) 도다 모스이(田戶茂睡, 1629-1706) 씨는 아키다 지방의 성주인 사타케(佐竹) 씨의 초대를 받고 가서 개고기를 대접받고 너무나 맛있어서 “뜰에 있던 통통한 개 날 위해 잡아 요리했네”라는 노래를 불렀다고 전해진다.

“일본열도에 살던 선주민들은 개고기의 미각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곤도 히로시(近藤博) 박사는 그의 책《일본인의 미각》에서 그렇게 말했다. 그는 또 이 책에서 일본인이 개고기를 좋아하는 것은 ‘일본인의 기원’을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 일본위키피디어에는 여러 나라의 개고기 음식들을 소개했다. (베트남, 동남아, 중국 / 시계방향), 남의 나라 개고기 요리만 잔뜩 모아놨는데 정작 자기들 것은 없다.

한국의 진도견처럼 일본에는 아키타개(秋田犬)가 유명한데 도다 스모이 씨는 바로 이 개고기를 맛보고 홀딱 반한 것이었다. 아키타개고기의 상품(上品)으로는 이치시로, 니아카라고 해서 첫 번째로 흰둥이 두 번째로는 붉은개(황구)를 쳤다.

뿐만 아니라 사츠마(薩摩)지방에서도 개고기는 진미 중에 진미로 꼽혔다. 저명한 향토사학자인 가와고 마사노리(川越政則) 씨는 맛있는 개고기로 ①흰둥이 ② 황구 ③검둥이 ④얼룩무늬 ⑤호랑이무늬 ⑥회색개를 꼽고 있다. 개고기 요리 가운데는 에노코로메시(えのころ飯)라고 해서 어린 개를 잡아 속 내장을 모두 빼내고 그곳에 쌀을 채워 넣고 쪄 먹는 요리를 으뜸으로 쳤다.

이러한 개고기 아이치현(愛知縣) 등지에서는 패전 뒤인 1945년 이후에도 오랫동안 영양보충의 목적으로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 일본에서 개고기를 먹는 지방이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곤도 히로시 씨가 《일본인의 미각》을 쓰던 1977년에는 개의 내장에 쌀을 넣어 쪄먹던 ‘에노코로메시(えのころ飯)’는 이미 맛볼 수 없는 음식이었던 것 같다. 그는 책에서 “유감스럽지만 나는 아직 이 음식을 못 먹어 보았다”고 썼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