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청소년, 지루함이 폭력과 왕따를 만든다

선행학습 금지법의 뇌과학적 비판 2

[그린경제/얼레빗 = 고리들 기자]  두뇌는 자기가 이미 아는 것을 기반으로 살짝 어려운 놀람, 새롬, 변화, 복잡, 모호함의 특성이 있는 문제를 만나면서 발달한다. 배움에서 저 5가지 특성이 사라지면 두뇌는 신경전달물질을 활발하게 생성하지 않으며, 시냅스는 점차 사라지고 뉴런이 감소한다. 운동의 경우에는 몸이 굳어가는 과정이 기본적으로 있기에 모든 반복 운동도 새로움과 변화가 있다. 복잡한 동작을 숙달하는 과정이 운동이므로 운동이 두뇌에 좋은 것이다.  

따라서 15세 전후의 청소년들이 흥미를 유발하는 맞춤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운동이 부족하면 전체 시냅스의 50%까지 사라지는(시각 신경을 처리하는 시냅스들의 경우 초당 5000개의 시냅스가 사라지는 시기가 중학교 무렵의 현상) 시냅스 가지치기 과정(프루닝pruning=Use it or Lose it)에서, 아이들은 재능과 창의성(두뇌의 연결성)이 줄어들며 면역계를 강화하는 도차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이 부족해져서 건강까지 악화된다.  

맞춤교육의 부족으로 교실에서 잠을 자는 아이들에게 건강상의 문제는 없을까? 성장기의 환경과 우울한 태도는 세포와 DNA가 기억을 한다. 성장기 환경에 의한 세포막 수용체의 변화는 DNA 스위치를 바꾸어 평생 영향을 준다. 이는 부루스 립튼박사의 세포생물학 연구와 필자의 책이 강조하는 공통적 주제이다. 두뇌의 창의성도 세포와 DNA의 건강도 자기결정성과 동기부여가 가장 큰 원동력이다(필자의 PNEI 칼럼 참고).  
 

   
▲ 강연중인 글쓴이


학교의 특기적성 교육과 문예체교육과 무학년제 맞춤교육은 청소년의 지능을 평생 창의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 문예체교육으로 발달한 뇌신경을 가지고 대학을 가야만 창조경제에 유리한 더 창의적인 인재가 되며 노벨상 등에도 접근이 쉽다. (예체능과 창의성의 관련에 관한 통계조사들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노벨상 수상자들의 예체능 지수가 거의 예체능 전문가의 수준이라는 것이다.  

예체능 교육과 함께 암묵적이고 감각적인 지식을 배우는 캠핑이나 여행, 아르바이트, 장사, 팀별 프로젝트 운영 등의 교육은 발견이나 발명, 특허창업의 필수 영양분이 된다.)  

필자는 중고등학교에서 진도에 뒤쳐지는 학생이 학교 수업에 적응을 못하면서 무기력한 꼴찌가 되어가는 과정을 직접 겪으며 방황했었다. 결국 무단결석으로 고교에서 퇴학을 당한 뒤 자퇴로 처리해야 했고 그 과정을 책으로도 썼다. 학교에서 참 배움을 위한 자기만의 선행지식을 만나는 맞춤교육이 없으면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려운 지식이 주어지는 상황이 다수에게 주어진다.  

그리고 아이들의 두뇌는 지루함이나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런 환경에서는 두뇌가 다른 곳에서 자존감과 효능감을 대신 느끼려 하기 때문에 게임중독에 빠지는 아이들이 늘어나며 또래문화에서 권위적 유능감을 느끼려는 폭력과 왕따 문제가 더 생길 수 있다. 청소년들의 두뇌는 어른의 시기를 서둘러 준비하려 하므로 특히나 지루함을 싫어한다. 아이들은 지루함이란 게 뭔가 준비하는 상황이 아니며 평생의 건강에 나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말썽이든 뭐든 지루함을 대체할 거리를 찾는다. 그런데 공부에 의욕이 있는 아이의 경우 학교에서 너무 어렵거나 쉬운 문제가 주어지면 두뇌는 지루해하면서 발달을 멈추게 되므로 본능적으로 선행학습의 욕구가 생기고 사교육을 받으려 한다. 이러한 경향은 지구에서 단세포가 생긴 이후 40억년이나 계속되어 온 모든 생명체의 생존과정에서 생긴 생존본능이다.  

교육과 두뇌를 분리할 수 없다면 교육은 두뇌의 본능을 따라서 제도화 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어느 선진국의 수학 수업은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를 학생이 골라서 풀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무학년제의 개별 수준 맞춤식 교육이 훨씬 더 인간적이며 뇌과학적이다. 따라서 선행학습 금지법맞춤교육 의무법(권장법)’으로 바꾸어야 아이들은 평생 인간적 삶이 준비가 될 것이다 
 

   
▲ 글쓴이가 펴낸 책 <두뇌사용설명서>, 행복한 미래


버트런드 러셀이 말했다. “로맨스 없이는 스타일을 만들 수 없고 스타일 없이는 뷰티(아름다움)에 이를 수 없다.” 현재 한국 사회에는 삶의 동기(로맨스) 자체를 다각적으로 고려하는 다양성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아직 우리 교육도 자연스럽거나 인간적인 면이 부족하다. 의리(義理)가 부족하다.  

讀書者 唯義理是求 若 (인문)(자연) 無所得 雖日破千卷 猶之爲面墻也 필자는 앞의 다산 정약용의 금언에서 의()는 인문학이고 리()는 자연과학이라고 해석한다. 독서는 의리를 구하고자 함이며 책 천권을 독파해도 의리를 얻지 못하면 책이 아니라 담벼락을 보는 것과 같다는 말은 독서와 교육이 인간적이어야 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말이다. 아직 한국 교육은 자연스럽거나 인간적인 면이 부족하다. 선행학습 금지법은 의리(義理)가 부족한 법이다. 자연스럽지도 않고 인간적이지도 않다.  

두뇌는 경험과 생각에 반응하여 신경망을 만들고 경험과 생각은 스스로 결정하는 생각과 활동으로 강화된다. 즉 인간적인 동기부여가 되어야 자기개발과 인지학습이 시작된다. 미래에 바이오+나노 로봇이 시냅스의 연결을 돕는 시대가 온다고 해도 사람의 의지가 먼저 있고 방향이 잡혀야 그 나노봇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문학적인 가치나 감성적인 동기부여의 힘은 늘 배움의 근본일 것이다.  

얼마 전 KBS 아침마당에 나온 미래학자 최윤식박사가 미래예측에서 실수한 부분은 동기부여와 경험의 중요성을 간과한 점이다. 과연 인간의 경험과 운동으로 만들어지는 시냅스의 복잡한 협력(감성과 기억)usb로 정보를 옮기듯 이식이 가능한 걸까? DNA를 복제하더라도 나이 어린 복제된 자신(클론)은 시대적 문화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므로 기질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경험을 가진 다른 두뇌를 갖게 된다.  

최근의 인지과학은 체화된 마음을 다루는데 체화된 마음이란 잠재의식을 몸으로 굳어진 마음이나 세대를 거듭하는 인간의 몸(DNA)에 쌓인 역사로 본다는 뜻이다. 이는 몸과 마음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체화된 마음인 잠재의식을 바탕으로 자기개발학습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매우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따라서 과학기술적인 해법은 사회문화적인 제도적인 해법과 분리되기 어렵다. 암도 사이먼튼 암센터의 방식대로 수술과 심리치료가 병행되어야 더 잘 낫는다.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해법은 각각의 개성에 따라서 동기부여를 하고 주변과의 관계를 개선하도록 하는 것에 의학적이고 교육적(문화적)인 해법이 결합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교과목을 더 세분화하여 교과과정이 거의 없는 것처럼 리좀(Rhizome)과 프랙탈(fractal)의 특성을 살린 폭넓은 커리큘럼이 배치되어 아이들이 무학년제로 선택하며 배워가도록 하고 각종 체험학습과 예체능교육과 인성교육을 더 다양하게 적용하여 적성검사나 진로탐색과 연결시키는 것이 공교육에서의 뇌과학적이고 인간적인 해법일 것이다.  

영어 사교육비 줄이기에 대한 문제도 정부에서 통제하여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이 오히려 더 큰 문제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에 따라서 각자 다양한 인생의 길을 모색할 자유가 있으며 어떤 경우라도 자기계발을 권장하며 대안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선행학습을 포함한 자기계발을 금지하기는 인권적으로, 헌법적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영어실력을 좌우하는 가장 큰 힘은 영어가 꼭 필요하다는 절박한 동기부여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한국인이 없는 미국에서 할 말이 생겼을 때 영어를 가장 빨리 배운다.  

또는 몸이 아파서 외국 병원에 갔을 때 가장 빨리 배운다. 소통의 절박함이 커지기 때문이다. 영어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영어를 못해도 잘 가거나 잘 살 수 있는 대학과 영역이 많도록 하여 사회문화적으로 영어를 배울 동기부여를 낮추는 것이 방법이다. 그런데 외국어 교육이 두뇌에 유익함이 있고 영어가 대입에서 중요하고 국제적 통용어인 현실에서 그런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