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어제 12월 6일 오전 11시 경복궁 영추문 일원에서 문화재청 주관으로 시민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영추문 개방 기념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정재숙 문화재청장의 기념사와 경과보고,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손혜원 국회의원,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축사가 끝난 뒤 영추문을 여는 문화퍼포먼스를 했고 문이 열리며 취타대를 앞세운 수문장과 일반 시민들 특히 청운ㆍ효자ㆍ사직동은 물론 세종마을 주민들이 환호를 하면서 들어옴으로서 행사는 끝났다. ‘경복궁 영추문’은 조선 시대 문무백관들이 주로 출입했던 문으로, 1592년 임진왜란 당시 경복궁이 불 탄 뒤 고종 때 흥선대원군에 의해 재건되었다.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 전차 노선이 부설된 뒤 주변 석축이 무너지면서 같이 철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으나, 1975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그동안 경복궁 출입문은 남쪽의 광화문, 북쪽의 신무문, 건춘문(동쪽의 국립민속박물관 출입문) 등 총 세 곳이었다. 이제 서쪽의 영추문을 개방함으로써 동ㆍ서ㆍ남ㆍ북 모든 곳에서 출입할 수 있게 되었고, 시민들의 경복궁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남편의 시골 고향집에 내려와 연로한 시어머님과 셋이 살고 있다. 사실 시골이라 할 수도 없다. 빠르게 도시화 되고 있는 도농복합도시라고 해야겠다. 탱자, 은행나무, 소나무, 모과나무, 산수유, 목련, 개나리 등등 꽤 많은 종류의 나무들이 있고 철철이 꽃이 피고진다. 돌아가신 시아버님이 정성으로 가꿔놓은 유산이다. 남편은 어릴 때 도회지로 떠나 공부하고 직장 다니며 가정을 일구어 살다가 퇴직 후 귀향한 것이다. 처음 몇 해 동안은 모과가 떨어져 뒹굴어도 활용할 줄 몰랐고 나무가 무성해도 가지치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몰랐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며 요령이 생겼다. 남길 가지들을 정하고 난후 무성한 다른 가지들을 미련 없이 쳐 주어야 잘 자람을 알게 된 것이다. 쳐낸 가지들은 잘 말려뒀다가 곰국을 끓일 때 불쏘시개로 쓰면 제격이다. 김장 끝내고 무청 쓰레기 엮어 말려 걸어 두었다. 나날이 날씨가 쌀쌀해져 마당의 개집에 포대기를 덮어주고 얼지 않게 화분도 안방에 들여놓았다. 번잡한 도시를 떠나 마당 있는 시골집에 살다보면 의외로 소소하면서도 확실한 행복을 맛볼 기회가 많다.(일명 '소확행') 겨울채비는 대충 끝났으니 오늘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지난 가을 들깨 수확 후 부지런한 농부가 보리씨를 뿌리던 광경이 아직 눈에 선한데 어느덧 보리싹이 뾰록 뾰록 머리를 내민다. 눈을 이불처럼 덮고 꿈꾸듯 엎드려 있을 겨울 보리밭은 또 얼마나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울까? 눈보라를 이기고 씩씩하게 자라나 푸르른 보리밭 낭만을 연출할 봄날의 보리밭 그 날들이 기대된다.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발길 지나온 자욱마다 눈물 고였다 선창가 고동소리 옛님이 그리워도 나그네 흐느낌은 한이 없어라' 외로울 때 이 노래를 부르며 설움을 달랬었다는 어떤 유학생의 얘기를 텔레비전에서 본 적 있다. 오래 전 얘기다. 요즘은 외국 어딜 가나 한국인 관광객이나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을 만날 수 있다. 지난 40일 동안의 여행을 마무리하며 이 글을 쓴다. 처음 열흘 동안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그리고 한 달은 샌디에이고에서 보냈다. 이곳 캘리포니아 주는 우리 선조들의 애환이 깃든 곳이다. 20세기 초 일본제국주의의 야욕에 대한민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많은 사람이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하와이나 멕시코로 노동이민을 떠났다가 캘리포니아에 정착했다. 더러는 선진학문을 배워 조국의 힘을 키우는데 헌신하려 미국에 건너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이 애써 힘을 모으고 있던 가운데 결국은 조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통곡하였다. 도산 안창호같은 위대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동포들이 모여들며 조직화되었다.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많은 분들이 독립운동의 길로 들어섰다. 피땀 흘려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오늘은 샌디에이고 자연사박물관을 탐방해 보기로 했다. 먼저 박물관 마당에 앉아 집에서 만들어온 빵과 함께 커피 한잔 마시며 생각해본다. 캘리포니아는 푸성귀(채소), 과일, 육류 따위가 대부분 풍부하고 값도 적당하다. 다만 음식점에서 사먹으려면 여간 비싸지 않다. 인건비 때문인 듯하다. 특히 영어가 부족한 여행객은 주문 한 번 하려면 묻는 게 많고 세금에다 팁에다 꽤 번거롭다. 대부분 먹거리들은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게 잘 손질 되어져있다. 사실 도마나 칼을 쓸 일이 별로 없다. 그리고 며칠씩 두어도 식재료나 음식이 좀처럼 상하지 않는다. 습기 없는 날씨 때문이다. 모기도 없고 비 한 방울 본적이 없다. 한해 내내 온화하고 겨울이 없다. 두터운 겨울옷이 필요없으니 옷장도 간단하다.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듯한데 문득 의문이 생겼다. 골짜기는 많은데 물 흐르는 계곡이 없다. 그러니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는 들을 수 없다. 그런데 가정용수는 풍부하다. 어디서 물을 끌어오는지 궁금했다. 자연사 박물관에서 그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내륙의 여러 수원지에서 물을 끌어옴을 보여주는 도표나 전시물이 많았다. 심지어 1,00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LA에서 두 세 시간 운전해서 아이들 데리고 찾아온다는 샌디에이고 동물원을 지척에 두고 가보지 않으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듯했다. 54달러란 꽤 큰돈을 주고 동물원 입장권을 샀다. 붐비는 입구를 통과하여 우선 투어버스 2층에 자리를 잡고 전체 경관부터 보기로 했다. 출발하고 얼마 가지 않아 탄성이 절로 나왔다. 열대우림지역인 듯 깊은 골짜기로 들어섰다. 이어서 아프리카 땡볕 바위언덕도 나타나고 선인장 많은 건조지형도 지났다. 간단히 여러 동물들을 보고나서 이번엔 케이블카를 타고 위에서 전체 경관을 조망해 보았다. 깊은 숲속 사이사이에 동물들 거처가 숨겨져 있는 듯 보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도를 들고 빠짐없이 걸어서 다 보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탐방을 시작했으나 곧바로 길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샌디에이고 지형은 높고 낮은 그리고 넓고 좁은 구릉 곧 언덕(hill)과 협곡(canyon)으로 이루어져있다. 이곳 동물원이 위치하고 있는 발보아파크도 아마도 이런 지형을 이용해서 100여 년 전(1915년 파나마운하개통을 기념한 엑스포를 개최하면서) 동물원도 문을 열럿다고 한다. 깊고 얕은 수많은 구릉에 개개의 동물에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국경을 걸어서 장벽을 통과해 멕시코 땅 '티후아나'에 가보았다. 국경을 넘어본다는 설레임을 안고 여권을 잘 챙겨 아침 일찍 멕시코로 향했다. 승용차로 출발 15분 만에 장벽이 보이는 국경도시에 도착했다. 저 건너 장벽이 보이며 수 많은 아울렛이 몰려있는 거대한 쇼핑몰이 우리를 맞았다. 다음 날이 미국 노동절이라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연휴를 이용해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과 멕시코로 관광을 하려는 사람들에다 국경을 넘어 가족을 만나러 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민법에 걸려 가족 일부가 출국 당해 주말에만 만나는 이산 가족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우린 주차를 하고 현지에서 쓸 돈을 '페소'로 환전을 하고 멕시코 입국 절차를 받았다. 10분 정도 간단한 형식적인 절차를 받고 500m정도 통로를 걸어 나가니 멕시코땅이었다. 5분 정도 걸어 왔을 뿐인데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다운타운을 둘러보고 택시를 타고 바닷가를 가보는 내내 보이는 창밖의 자연은 많은 구릉으로 이루어진 샌디에이고와 비슷하면서도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척박한 풍경이었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미국과 멕시코를 분리하고 있는 담장 양쪽의 풍광을 한눈에 볼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낯선 도시에 머물땐 도서관을 찾곤한다. 진지하게 무언가 하는 척하며 슬기전화(스마트폰)로 검색도 하고 주위를 탐색해보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집 근처 '시티 하이츠 도서관'에 갔다. 조그만 동네 도서관인줄 알았는데 규모가 컸다. 도서관 내부구조가 완전 개방형이고 건축이 예술적이었다. 열람실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책장들 사이 뒤 여기저기 숨어 있는듯했다. 오늘은 유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 좀 떠들썩했으나 모두 이해해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우연히 벽면장식을 보니 한글이 있었다. 여러 나라 글씨와 무늬 가운데 우리 한글을 보니 반갑고 마음 뿌듯했다. 다운타운에 있는 중앙도서관에도 가 보았다. 외관부터가 달랐다. 멋진 돔형 지붕이 돋보였다. 카네기재단을 비롯하여 수많은 시민들의 기부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9층 건물인데 이곳 역시 완전 개방형이다. 특이하게도 6, 7층은 고등학교로 쓰이고 있다. 도서관이 학교를 품고 있다니 신기했다. 도서관의 모든 것을 쉽게 활용할 수 도 있고 9층에 있는 이벤트홀을 이용해 여러 가지 활동도 할 수 있는 특화된 학교인 듯 하다. 단순히 책만 열람하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주말에 망망대해 태평양을 바라보며 누워 쉴 수 있는 '오션비치'에 갔다. 넓게 펼쳐진 해변 모래사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양동이에 모래를 퍼 담으며 노는 모습들이 정겨웠다. 바디보드를 갖고 파도타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바닷가에 앉아 쉬고 있는 갈매기조차도 여유로워 보였다. 광고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매달고 사설 비행기가 머리 위를 날며 맴도는 광경도 재미있었다. '오션비치' 북쪽 끝으로 돌무더기를 경계로 '도그비치'라는 곳이 있다기에 해변을 걸어 넘어가 보았다. 글자 그대로 애완견 가족 천국이었다. 이곳 사람들 개사랑은 유별나다. 가족의 하나로 생각하는 개와 함께 바다를 즐길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허가된 곳이다. 나도 바위에 올라 앉아 애완견들과 함께 마음껏 주말을 즐기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리고 저녁 무렵 바닷가 바위 위를 거니는 사람들 모습을 지는 햇빛을 역광으로 한 장 찍었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좀 더 깊은 데서 낚시하기 좋도록 만든 길게 뻗어 있는 다리가 배경이 되어 사진이 맘에 들었다 수평선 넘어 가는 해넘이 또한 일품이었다. 일명 '썬셋클리프'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오늘은 '트롤리'라는 전차를 타고 다운타운에 도착하여 근처 바닷가를 가 보기로 했다. 먼저 전차역 자판기에서 충전용 교통카드와 나흘간 버스와 전차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17달러에 구매했다. 그런데 전차에는 카드 찍는 데가 없다. 다만 가끔 경찰이 불시에 무작위로 검사할 뿐이다. 다운타운에 도착하여 십 여분 걸으니 바다가 보였다. 바로 '샌디에이고 베이'였다. 샌디에이고엔 크게 '미션 베이'와 '샌디에이고 베이' 라는 이름의 특이하게 생긴 두개의 만(灣)이 있다. 지도 윗 쪽이 '미션 베이' 아랫 쪽이 '샌디에고 베이'다. 증기선, 범선, 잠수함 그리고 거대한 항공모함 등 다양한 옛날배들이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해양 박물관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박물관을 보지 않고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넘실대는 파도와 정박 중인 다양한 배들을 보며 이국의 아름다운 광경에 매료되었다. 그때 예스러운 범선 하나가 가까이 다가오기에 사진 한 장 찰칵 찍었다. 바깥바다(태평양)에 나가 고래를 보고 만으로 돌아 들어오는 유람선이었다. 또한 하늘을 가르며 들려오는 비행기소리에 눈을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