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19세기 말엽부터 1945년까지의 한국의 근대사를 완전히 짓밟고, 국토까지 빼앗았던 일제와 일본인들의 온갖 죄악상을 낱낱이 밝혀 기록하기란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다. 그 중의 한 영역인 역사 유적과 문화재의 약탈, 도굴, 파괴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불법반출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략 저물어가는 대한제국으로 몰려든 일본 도굴꾼들이 가장 탐냈던 것은 개성 주변의 무덤을 파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던 고려청자였다. 그 무렵 도굴꾼을 뜻하는 은어인 호리꾼이란 말이 만들어졌다. -문화재약탈사 고려청자 최대의 장물아비 이토 히로부미 길윤형기자- 5,6십대 가운데는 호리꾼이란 말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어린시설 어른들이 나누던 대화 가운데 호리꾼, 호리꾼 하던 말이 떠오른다. 그때는 어려서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이야기의 흐름상 무덤 따위를 파헤치는 도굴꾼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저물어 가는 대한제국에 건너와 헐값에 또는 반 강제적으로 고려청자 등 문화재적 가치가 뛰어난 물건들을 빼돌린 일본인들! 고려청자 같은 값나가는 물건들은 고분을 파헤쳐서 가져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고분을 파헤치는 것을 요즈음은 도굴꾼으로 부르지
[그린경제=이윤옥기자] 일본 동북지방의 사상 유례없는 대지진의 재앙이 일어난 2011년 3월 11일. 신문방송에서는 엄청난 물기둥을 몰고 온 쓰나미가 일본 동북지방을 싹 쓸어 갔다고 대서특필했다. 이웃나라 일이지만 우리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 지진해일이 지나간 얼마 뒤 일본을 돕자는 성금 물결이 쓰나미처럼 한반도를 달구고 있다라는 기사도 등장했다. 겨울에나 모습을 보이는 구세군 자선냄비가 때 아닌 3월에 나타나기도 했다. 큰 지진해일을 가리켜 요사이 스스럼없이 쓰나미란 말을 쓰는데 쓰나미란 어디서 나온 말일까? 쓰나미의 정체를 알아보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 쓰나미는 올라 있지 않다. 쓰란 노량진, 당진 할 때의 진(津)을 일본어로 발음한 것이며 정확한 발음은 츠(tsu)이다. 나미란 물결을 뜻하는 한자 파(波)의 뜻소리이다. 이를 합하면 진(津)쪽을 향해서 밀려오는 파도, 물결인 셈이다. 그러나 전부터 우리는 츠나미(つなみ, tsunami)를 지진해일이하 했다. 일본문헌에서 쓰나미가 보이는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는 《준부기(駿府記)》로 1611년 12월 2일 발생한 이른바 경장삼륙지진(慶長三陸地震) 때에 政宗領所海涯人屋、波濤大漲来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8일 오전10시 기준으로 경기북부, 강원영서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서울경기와 강원영서내륙, 충남지역에 비가 오고 있다. 경기 및 충남서해안에는 시간당 20mm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다.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빠르게 북동진하고 있어, 8일 오전부터 낮 사이에는 중부지방에 돌풍,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와 함께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머니투데이,2013.7.8- 돌풍이란 무슨 바람일까? 일본어국어대사전 大辞泉을 보면 とっ‐ぷう【突風】: 突然吹きだす強風で、短時間で収まるもの。寒冷前線や雷雨などに伴って起こることが多い。疾風(はやて)。으로 나와 있다. 번역하면 '돕뿌-: 갑자기 부는 바람으로 짧은 시간에 잠잠해진다. 한랭전선이나 천둥번개를 동반하여 부는 경우가 많다. 질풍과 같은 말이다.' ▲ 미리내에 부는 바람(그림 한국화가 강장원) 그럼 이번에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자. 돌풍(突風):「1」갑자기 세게 부는 바람. ≒급풍(急風).「2」갑작스럽게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거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이르는 말.
[그린경제=이윤옥 기자] 오페라 라보엠의 미미,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등 비극의 여주인공들은 꼭 폐병을 앓는다. 결핵 등 폐병은 그래서 가난병이라고 부른다.(중략) 야맹증각기병괴혈병구루병 등도 여기에 속한다. 이 중 구루병은 비타민D가 부족해 뼈의 변형이 오는 질환이다. 우리가 못살던 시절엔 구루병에 걸려 곱사등이가 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중앙일보분수대, 2011.3.12- 요즈음 부쩍 구루병 기사가 눈에 띈다. 구루병이란 무슨 병일까?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구루병(佝僂病) : 뼈의 발육이 좋지 못하여 척추가 구부러지거나, 뼈의 변형으로 안짱다리 등의 성장 장애가 나타나는 병. 비타민 디(D)의 부족으로 생기며, 유아에게 많다. ≒곱사병이라고 해두었다. 여기서 주의 할 것은 ≒ 표시인데 이 표시는 같지 않고 비슷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루병=곱삿병이다. 여기서 구루병=곱삿병이라고 보는 기사를 하나 소개하겠다. 기사제목은 佝僂는 姙娠不可(구루는 임신불가)이며 1926년 1월 31일 자 동아일보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평양 남정에
[그린경제= 이윤옥문화전문기자] 지난 2010년 인천시 누리집에는 인천시, 집중호우 피해기업 재해복구자금 지원에 나서라는 글이 올라왔다. 최근남부지방에내린 큰비를 언론들은 모두 집중호우라고보도했다. 집중호우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호우(豪雨) : 줄기차게 내리는 크고 많은 비. 큰비로 순화하라고 되어 있다. 순화하라는 것은 이 말이 일본말이기 때문이지만 국어사전은 가르쳐주지 않고 있다. ▲ 2010년 인천시 누리집에 올라온 호우라는 글과 사진 비를 가리키는 우리말은 많다. 장맛비, 억수장마, 장대비, 소나기, 보슬비, 이슬비, 안개비, 여우비, 단비, 가랑비, 떡비, 큰비.... 얼추 떠오르는 비만 해도 열이 넘는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 보면 ごうう【豪雨】:激しい勢いで大量に降る雨。雨量がきわだって多い雨にいう。「集中―」으로 나와 있는데 국어사전이 그대로 베꼈으므로 번역은 생략한다. 그렇다면, 예전에 우리 겨레는 호우를 뭐라고 썼을까? 《조선왕조실록》에 호우는 순종실록에 딱 한 번 나오는데, 이는 일제가 왕조실록에 끌어들인 대표적인 일본말 찌꺼기이다. 《순종부록》 16권, 18년(1925, 을축 대정(大正) 14년) 7월 20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우리 고전에 보면 부부금슬이 좋은 것을 가리켜 한 쌍의 원앙에 견주고 있는 예가 많다. 또한 원앙금침이란 말도 자주 쓰였는데 고려시대에 네 번이나 재상자리에 올랐던 ≪역옹패설≫을 지은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은 그의 칠석이란 시에서 원앙금침을 노래했다. 끊임없이 바라보아도 만나기가 어렵더니 / 脈脈相望邂逅難하늘이 오늘 저녁 한 차례 모이도록 하는구나 / 天敎此夕一團欒오작교 밑의 넓은 물 한스러운데 / 鵲橋已恨秋波遠원앙금침 위에 밤 어이 견딜까 / 鴛枕那堪夜漏殘 이렇게 예부터 고전에서 줄기차게 써오던 원앙이 부부사이의 금실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에 대한 한마디 설명도 없다. 풀이를 보자. '동물' 오릿과의 물새. 몸의 길이는 40~45cm이고 부리는 짧고 끝에는 손톱 같은 돌기가 있다. 수컷의 뒷머리에는 긴 관모가 있고 날개의 안깃털은 부채꼴같이 퍼져 있다. 여름 깃은 머리와 목이 회갈색, 등은 감람색, 가슴은 갈색 바탕에 흰 점이 있다. 여름에는 암수가 거의 같은 빛이나 겨울에는 수컷의 볼기와 목이 붉은 갈색, 가슴이 자주색이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천연기념물 제327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요즈음 들이나 시골 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꽃이 며느리밑씻개이다. 하고 많은 이름 중에 "~밑씻개"라고 붙인 까닭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말은 일본말 "의붓자식의 밑씻개(継子の尻拭い, 마마코노시리누구이)”에서 유래한 것으로 ‘밑씻개’ 앞부분인 “의붓자식”을 한국에서 “며느리”로 바꿔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의붓자식”이 밉지만 한국에서는 “며느리”가 미워 가시가 촘촘히 나 있는 이 풀로 밑을 닦도록 묘사하고 있다. 이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먼저 《표준국어대사전》풀이를 보자. “마디풀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 줄기와 잎자루에 가시가 많아 다른 것에 잘 감긴다. 잎은 어긋나고 삼각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7~8월에 담홍색 꽃이 줄기 끝에 둥글게 모여 피고, 열매는 검은색의 수과(瘦果)이다. 어린잎은 식용한다. 들이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Persicaria senticosa)” ▲ 며느리밑씻개, 잎 줄기에 가시가 나있지만 생각보다 예쁘다. 설명 가운데 열매가 “수과(瘦果)”로 열린다는 말은 어지간한 학식이 있는 국민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사전을 자주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눈 쌓인 산 흐린 햇빛에 희미할 텐데 / 雪嶺迷煙日 어찌하여 이 와분에 와 있단 말인가 / 胡然在瓦盆 작은 먼지가 국토를 포함한다더니 / 微塵含國土 이게 바로 완연히 한 개 천지로구나 / 宛爾一乾坤 위 시는 고려 말 문장가로 이름을 날린 목은 이색(李穡, 1328~1396)의 ≪목은시고, 제19권≫에 나오는 시이다. 시 제목은 영분송, 詠盆松인데 국역한 사람이 盆을 분재라고 옮겨놓았다. 또한 중종실록 9권, 4년(1509)에도 분재 기사가 보이는데 장원서(掌苑署)가 분재(盆栽)한 국화를 올리니, 전교하기를, 전일에 상전(上殿) 외에는 잡화(雜花)를 올리지 말라는 것을 이미 분부했는데, 어찌하여 이 꽃을 올리느냐? 掌苑署進盆菊。 傳曰: 前日上殿外, 勿進雜花事, 已敎之, 何以進此花耶?라고 나와 있다. 원문의 분국, 盆菊을 국역본에서는 분재한 국화라고 해놓았다. 한국어 위키 백과에 따르면 분재 : 중국, 일본, 대한민국 등의 전통 예술로 중국의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다. 중국에서는 약 2,000년 전에 시작되었으며, 서기 1,300년경에 일본에 전파되었다. 한반도에는 서기 7세기에서 13세기 사이에 당나라나 송나라로부터 전파된
[그린경제=이윤옥문화전문기자] 군만두, 찐만두 같은 만두 말구요. 떡볶이 먹을 때 많이 넣어먹는 야끼만두는 어떻게 만드는가요? 일단 안에는 당면이 들어가는 거 같은데 그럼 그 바삭바삭한 껍데기는 그냥 밀가루로 만드나요? -다음- 뜻밖에 인터넷에는 야끼만두에 대한 글이 많다. 야끼만두 맛있는 집, 맛있게 만드는 법 등등 관심이 꽤 크다. 그런데 위 예문을 보면 군만두와 야끼만두를 서로 다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야끼만두란 대관절 무슨 만두인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야끼만두(일ya[燒]ki饅頭) : 군만두라고 해놓았다. 야끼만두는 '야꾸+만두'로 일본말 야꾸焼く,やく, yaku는 굽다, 태우다, 지지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 한국의 군만두(야끼만두) 야꾸라는 낱말 하나가 굽다, 지지다, 태우다 등을 나타낸다는 것은 그만큼 요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1) 김을 재다, 굽다 2) 부침개를 지지다, 부치다 3) 빵을 굽다 4) 낙엽을 태우다 5) 만두를 굽다 6)숯을 굽다 등에 해당하는 말이 야꾸인 것이다. 야끼는 이것의 명사형이다. ▲ 일본의 야끼만쥬 부침개를 부친다는 말이 나오니 문득 10여 년 전 와세다대학에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각종 생태도시들의 도로포장에는 마사토 포장을 한다고 하고... 분재나 뭐할 때도.. 마사토 쓴다고 하는데요. 마사토란 무슨 흙 인가요? -다음- 듣고 보니 무슨 흙인지 궁금해진다. 화분에 많이 쓰는 마사토는 무슨 흙을 말하는 것일까? 먼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이 없다. 국어사전에 없는 말들은 대부분 일본말인 경우가 많다. 그럼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林》을 보자. ま‐さご【真砂】細かい砂。まなご。いさご。「浜の―の数ほどもある事例」라고 나와 있다. 번역하면,자잘한 모래(고운 모래가 아님),바닷가의 잔모래, 수없이 많음의 비유로 나와 있다. 여기서 재미난 것은 마사토가 아니라 일본발음은 마사고(まさご)라는 점이다. 이것을 한국인들이 마사(真砂) + 토(土)를 붙여 발음하는 것으로 역전(驛前) + 앞(前) 처럼 발음하는 것과 같다.우리 국어대사전에없는 마사토를 어느 날 초등학생 아들이 묻는다면 뭐라 설명할 것인가? 인터넷에는 그런 사람을 위해 어떤 이가 친절히 마사토에 대해 설명을 해놓았다. ▲ 마사토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다 질문자님도 한 번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