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오늘 아침 KBS뉴스에서넓은 면적에 약을 뿌리는 광역방제기가 때마침 발생한 구제역 소독약을 뿌리는데 잘 쓰고 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때마침'이라는 어찌씨(부사)는 말 그대로 때를 잘 맞춰 제때에 알맞게 또는 바로 ‘때맞춰’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 낱말은 긍정적인 뜻이 있습니다. ‘밖에 나가려는데 때마침 비가 멎었다’, ‘돈이 궁하던 차에 때마침 공돈이 들어왔다’처럼 씁니다. 광역살포기를 구제역 소독약 뿌리는 데 쓰는 것은 좋은데, 때마침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때는 ‘우연히’나 ‘공교롭게’를 써야만 합니다. ‘광역방제기가 뜻밖에 구제역 소독약 뿌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광역방제기가 우연히 구제역 소독약 뿌리는 데 효자 노릇을 하고’, ‘광역방제기가 공교롭게 구제역 소독약 뿌리는 데 잘 쓰이고 있다’고 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오늘 아침 우리말편지 밥상을 무엇으로 차릴지 걱정을 하고 있는데 '때마침' 뉴스에서 틀린 말이 나오네요.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아침에 세수하다 보니 오늘따라 얼굴에 잔주름이 많이 보이네요.살다 보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지만, 그래도 썩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잔주름'은 잘 아시는 것처럼 "잘게 잡힌 주름"입니다. “눈 밑에 잔주름이 잡히다”, “치마허리 부분에 잔주름을 넣다”처럼 씁니다. 얼굴에도 쓰지만, 옷에도 쓸 수 있습니다. '잗주름'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얼굴에는 쓰지 않고 "옷 따위에 잡은 잔주름"에만 씁니다. 따라서, 치마허리 부분에 잔주름을 넣다고 해도 되고, 잗주름을 넣다고 해도 됩니다. 얼굴에 쓰는 멋진 말로 '가선'이 있습니다. 쌍꺼풀이 진 눈시울의 주름진 금을 뜻합니다. 가선 졌다고 하죠.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게 잔주름이고 가선이라면, 너무 가슴 아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삶을 잘 살아온 훈장 같은 것 아닐까요?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요즘 뉴스에는 영국에 사는 한 꼬마의 희귀병 이야기가 나오네요.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에 걸린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기의 치료를 중단한다는 내용입니다. 희귀병... 아마도 그 어린아이에게는 결코 희귀병이 아닐 겁니다. '희귀'는 "드물어서 특이하거나 매우 귀함."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희귀병'이라고 하면 "드물어서 특이하거나 매우 귀한 병."이라는 뜻이 될 겁니다.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이 드물어서 특이한 것은 맞지만, 귀한 것은 아닐 겁니다. '희소'는 "매우 드물고 적음"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굳이 '병'을 붙이자면 희귀병이 아니라 희소병이 맞을 겁니다. (희귀병이나 희소병이나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낱말은 아닙니다.) 모르겠습니다. 의사나 연구자 처지에서,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을 꼭 다뤄보고 싶은데, 그런 환자가 없어서 치료할 기회가 없었다면, 그럴 경우에 '희귀'라는 말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치료방법을 찾지못해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어린아이에게 '희귀병'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것 같습니다. 부모는 생명유지장치를 써서 아이를 살려두고 싶은데,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면서 연명장치를 떼라는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태풍이 오고 있다고 하네요.며칠 전까지는 가뭄 때문에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태풍을 걱정해야 합니다. 자연의 위대함 앞에 겸손해야 하는지, 인간의 나약함에 허탈해야 하는지 헷갈립니다. 태풍은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17m/sec가 넘는 아주 센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성저기압을 이릅니다. 태풍은 일주일 넘게 이어질 수 있고, 동시에 같은 지역에 하나 이상의 태풍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태풍 예보를 혼동하지 않도록 하고자 태풍에 이름을 붙입니다. 북서태평양에서의 태풍 이름은 1999년까지 괌에 위치한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부터는 태풍위원회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태풍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태풍 이름을 서양식에서 태풍위원회 회원국의 고유한 이름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조 :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태풍 이름은 14개 나라에서 10개씩 내서 총 140개가 각 조 28개씩 5개조로 구성되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합니다.(140개를 모두 쓰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씁니다.) 태풍이 보통 연간 약 30여 개쯤 발생하므로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멋진 상상을 하면 기분이 참 좋잖아요? 오늘 아침에 딸 아이와 같이 일터에 나오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이 녀석이 유치원을 졸업한다며 오늘 졸업여행을 갑니다. 비록 1박2일 가는 것이지만, 처음 가는 여행이라 나름대로는 꿈에 부풀어 있더군요. 애가 학교에 들어가면 그 기념으로 두 가지 일을 해 주려고 합니다. 하나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를 목표로 애들과 같이 걸어서 전국 일주 하고자 초등학교 입학기념으로 땅끝에서 걸어서 해남 고향집까지 걷는 것입니다. 다음에는(방학 때...) 해남에서 영암까지 걷고... 그다음에는 영암에서 나주까지 걷고... ^^*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는 전국을 걸어서 돌아다니는 경험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애들 책꽂이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어제 그 설계를 했습니다. 높이는 애 키 높이에 맞춰 1.2미터로 하고, 길이는 세 자인 1.8미터로 했습니다. 원목을 그대로 쓸 예정이고 자르기와 못질을 애들 손으로 해 볼 생각입니다. 이런 멋진 생각을 하면서 일터에 나오다 보니 오는 시간도 짧게 느껴졌고, 기분도 좋더군요. 사실은 애들 책꽂이가 아닌 책상을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그건 제 깜냥에 여러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아침에 뉴스를 보니'아이스크림, 음료수 이어 초콜릿값도 오른다'는 기사가 있네요. 물가가 너무 오르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카카오 열매를 볶고 갈아서 만든 과자를 초콜릿이라고 합니다. 영어로 chocolate인데,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초콜릿'으로 적는 거죠. 우리말에서 음절의 끝소리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 이렇게 7가지입니다. 따라서, 외국어를 우리말로 적을 때 위 7가지 자음만 받침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cup을 '컾'으로 적으면 안 되고 '컵'으로 써야 합니다. 좀 헷갈리는 것도 있습니다. 음절의 끝에 [t] 음을 지닌 rocket, chocolate 따위를 적을 때 't'는 'ㄷ' 받침으로 적는 게 아니라 '로켓', '초콜릿'처럼 'ㅅ' 받침으로 적어야 합니다. 2008년 초 그때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orange를 '오륀지'로 적어야 한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게 실제 외국에서 쓰는 발음에 더 가깝기 때문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그건, 외국에서 그렇게 소리 내는 것이고, 우리가 그 외국말을 우리말로 적을 때는 우리의 규칙이 있습니다. 그게 외래어 표기법이고, 그 표기법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오늘도 날씨가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 있다 서울에 가야 합니다. 정부서울청사 들렀다가 오후에는 국회에 가야 합니다. 정신없이 바쁠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전주에서 서울 갈 때 저는 늘 고속기차(KTX)를 타고 갑니다. 제가 운전하는 것보다 편하고 또 빨리 갈 수 있으니까요. 기차를 탈 때마다 드는 생각이 '갑질'입니다. 제 기억에 10년도 더 앞서 해고된 KTX 승무원들의 복직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 사장님들은 다들 잘 나가는데... 승무원을 아랫사람으로 보고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들을 가끔 봅니다. 승무원과 승객의 관계를 떠나 내 동생일 수도 있고, 내 형일 수도 있는 사람인데... '갑질'...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씁니다. '갑질'은 아직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입니다. 다만,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는 올라 있네요. 갑질(甲질) : 명사,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짓.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어제 우리말 편지를 보시고, 자전거를 탄 모습이 보고 싶다는 분들이 많으셔서 사진을 붙입니다. 그리고 편지에 있는 '해찰 부리지 않으면 15분 정도 걸립니다.'에서 '해찰'이 무슨 뜻인지를 묻는 분도 계시네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해찰'을 찾아보면 "일에는 마음을 두지 아니하고 쓸데없이 다른 짓을 하다."는 뜻으로 나와 있습니다. '아이들이란 자칫 한눈팔고 해찰하기 일쑤라서 가끔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 하학길의 조무래기들 몇은 책가방을 든 채 길거리에서 해찰하다 말고 숫제 완장의 뒤를…따라오면서 저희들끼리 쑤군쑤군 귀엣말까지 나누고 있었다.'처럼 씁니다. 다음 오픈사전에는 '헤찰'을 "‘한눈을 팔다’를 의미하는 전라도 사투리"라고 풀어놨고, 네이버 오픈사전에는 "어떤 일에 정신을 집중하지 않고 다른 일이나 쓸데없는 짓을 하다."로 나와 있습니다. 해찰부리지 않으면 15분이지만, 오늘 아침처럼 함께 자전거 타고 오다가 토끼풀로 손목시계도 만들고 뒤늦은 민들레 씨도 후~하고 불다보면 1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그래도 저는 그 한 시간이 어떤 시간보다 행복합니다.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웬 시간이 이리 잘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파워포인트를 좀 만졌더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제가 컴퓨터와 그런 프로그램을 썩 잘 다루지는 못하거든요. 그렇다고 젬뱅이까지는 아니고요. ^^* 우리는 뭔가를 잘 못하는 사람을 '젬뱅이' 라고 합니다. 그러나 '젬뱅이'는 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굳이 찾아보자면 '젬병'으로 "형편없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낱말보다 더 멋진 순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손방'입니다. "아주 할 줄 모르는 솜씨"라는 뜻으로 '세상 이치는 모를 것이 없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매사에 아주 손방이다.'처럼 씁니다. 제가 컴퓨터 다루는 게 손방이라서 파워포인트 만들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잘 아시는 것처럼 '까다롭다'는"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다."는 뜻과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조건이 까다롭다, 손질이 까다롭다, 까다로운 손님, 성격이 까다롭기로 이름난 선생님'처럼 씁니다. 흔히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다."는 뜻으로 쓸 때는 '까다롭다'를 쓰고,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는 뜻에는 '까탈스럽다'를 써서 두 가지 낱말의 뜻을 달리 썼습니다. 그러나 사전에서 '까탈스럽다'를 찾아보면 '까다롭다'의 잘못이라고만 나옵니다. 사전이 사회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이를 바로잡고자 지난 2016년 12월 '까탈스럽다'를 '까다롭다'와 뜻이 조금 다른 표준어로 인정했습니다. 기존의 표준어와 어감과 느낌이 달라 표준어로 인정한 거죠. 기존 표준어인 '까다롭다'는 ①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두루기에 순탄치 않다. ②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 이고, 새로 추가된 표준어인 '까탈스럽다'는 ① 조건, 규정 따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