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편집국장] 지난 달 새로 복원했다는 광화문 현판이 또 갈라졌다고 시끄러웠다. 그래서 문화재청은 다시 현판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광화문 현판을 재제작하면서 고증 관련 학술조사와 현판 복원 연구용역, 현판 재제작 위원회, 현판 색상 자문회의 등 다방면으로 신중한 검토를 한 결과 광화문 현판의 색상을 현재 복원된 현판과 같은 흰색 바탕의 검은색 글씨로 복원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또 광화문 현판의 규격과 관련하여, 2013년 11월부터 12월까지 한 연구용역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5월 1일 현판 재제작위원회를 연 결과 현판 규격을 현재보다 가로는 더 길게 세로는 더 짧게 만들기로 결정했다. ※ 광화문 현판 규격: 당초(가로 3,905mm, 세로 1,350mm) → 변경(가로 4,276mm, 세로 1,138mm) ▲ 광화문 전경(동경대 소장 유리원판, 1902년 무렵) ▲ 광화문 현판 확대 사진(동경대 소장 유리원판, 1902년 무렵) 그러나 광화문 현판의 가장 큰 문제는 색상이나 크기가 아니다. 광화문이 가지는 상징성을 생각하여 한자 현판일지 한글 현판일지 다시 숙고할 필요가 있음이다. 그동안 문화재청과 문화재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편집국장] 며칠 전 각 언론은 대법원이 훈민정음 상주본 절도 혐의를 받아온 고미술상 배씨에게 무죄를 확정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를 보도하는 언론사들은 각각의 해석을 내놓았는데 문화일보는 수집상이 상주본을 국가에 기증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반면에 경향신문은 배씨가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며, 상주본은 앞으로도 공개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훈민정음 상주본 훼손을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과연 배씨는 상주본을 내놓을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의 반대급부가 돌아올 때까지 숨겨놓을 것인가? 세종대왕이 우리 겨레에게 준 엄청난 선물 훈민정음, 하지만 세종이 직접 펴낸 초간본은 오랜 세월 묻혀 있다가 1940년에 경상북도 안동 긍구당가에서 이용준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 책을 간송 전형필 선생이 이용준으로부터 사들여 지금은 간송미술관(서울 성북구 소재)에서 보관하고 있으며 국보 제70호로 지정되었다. 이를 우리는 훈민정음 안동본이라 부른다. ▲ 훈민정음 해례본(상주본) 일부(왼쪽)와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 복사본(오른쪽), 문화재청 제공 그런데 2008년 7월 상주에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편집국장] 오늘은 우리 겨레가 자랑스럽게 살 수 있도록 큰 선물을 주신 스승 세종임금이 태어나신 날이다.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 만일 세종께서 훈민정음을 비롯하여 여러 자랑스러운 문화유산들을 남겨주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우리는 그런 세종대왕께 스승의 날을 맞아서 제대로 된 생일잔치를 해드리고 있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세종대왕 탄신 숭모제전은 봉행된다. 그러나 그 봉행 장소가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릉(英陵)이다. 세종대왕릉이란 무엇인가? 죽은 세종대왕을 모신 무덤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런데 생일잔치를 무덤에서 하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태어난 곳을 전혀 모른다면 어쩔 수 없을지 모르지만 세종이 서울 경복궁 옆 준수방에서 태어났음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세종탄신일 숭모제전도 이곳에서 하는 것이 마땅하다. 바람직하기로는 세종탄신지에 기념관을 지어 거기서 봉행하면 좋겠지만 기념관은 커녕 안타깝게도 작은 표지석 하나만이 달랑 있을 뿐 이다. ▲ 올해도 어김없이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릉(英陵)에서는 세종대왕 탄신 숭모제전은 봉행된다. 요즘 나라 곳곳에는 시비(詩碑) 기념비가 홍수다.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되어 아무 죄 없는 많은 승객이 주검으로 되돌아왔다. 우리는 전쟁이 아닌 평시에 최악의 참사를 맞는 것이다. 온 국민이 애통해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월호 참사는 수습이 아니라 일파만파 더욱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어찌 선장은 남의 목숨을 헌신짝 버리듯 팽개치고 자신만 서둘러 탈출할 수가 있는가? 그러나 여기서 세월호 참사는 선장이나 삼등 항해사 그리고 청해진해운 탓할 일이 아니었다. 총체적 난국이고 부실이었다. ▲ 세월호 침몰 이틀째인 17일 오전, 세월호는 꼬리만 남긴 채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 있다. 사고 해역에서 해경과 해군 등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명박 정권 규제 완화도 사고에 한몫 어제 언론들은 한결같이 이명박 정권의 규제완화가 세월호 참사에 한몫했다고 질타했다. 2008년 선령제한을 20년에서 30년으로 변경했기에 18년 된 세월호를 사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에선 퇴역한 여객선을 세계 손꼽히는 조선국인 한국이 수입해왔는데 이는 조타기 등 잦은 기계고장을 일으켜 이미 사고를 예고하고 있었음이 아니던가? 일본 위키피디어는 발 빠르게 그에 대한 얘기를 올려놨다. 일본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KBS “진품명품”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서 출연자들이 “너무”라는 말을 마구잡이로 쓰고 있음에 신경이 쓰였다. “너무 예뻐요.”라고 말이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말글살이의 표본이 되어야할 아나운서도 “너무 앙증맞죠?”라고 하는 게 아닌가? 말글은 쓰는 사람의 품격을 말해준다. 시정잡배가 쓰는 말을 한다든지, 욕설을 섞어 말을 한다든지 하면 어찌 그 사람을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연예인들이야 잘 몰라서 그런다 치더라도 세상 사람들의 말글살이를 이끌어야할 아나운서가 그렇게 말을 아무렇게나 한 대서야 어디 될 법이나 한가? ▲ 긍정적인 말에는 "너무"가 아니라 "정말, 매우, 아주" 같은 긍적적인 말들을 써야 한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너무”라는 말을 말광(사전)에서 찾아보자. “너무 : 【어찌씨(부사)】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고 되어 있다. 예문으로는 “할 일이 ∼ 많다”, “∼ 걱정하지 마라”, “장소가 ∼ 멀다.”라고 쓴다. 다시 말하면 부정적인 의미가 들어 있는 말이다. 그렇다면 예쁘다, 앙증맞다 따위 긍정적인 말 앞에 어찌씨 “너무”를 쓰면 그 말뜻은 예쁘고 앙증맞아서 좋지 않다는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인간문화재' 지정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잡음이 나는 이유는 적은 인원이 비공개로 심사하다 보니, 공정성을 의심받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인간문화재 지정 때 '나는 가수다' 같은 공개경쟁 방식을 도입하겠다. 이는 어제 조선일보에 실린 나선화 문화재청장의 대담기사 일부다. 이 기사를 읽은 무형문화재 보유자나 국악학자들로부터 이게 말이 되느냐며 흥분하는 말이 들렸다. 물론 그동안 무형문화재 제도를 놓고 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며, 바르게 고쳐야 한다는 것은 국악계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하지만, 무형문화재 제도를 손보는 것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나 문화재청장의 말은 문제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상당한 논의 가 있어온 건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문화재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재청장이라도 개인의 생각을 함부로 비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또 나 청장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지낸 사람으로 안다. 그런데 그동안의 문제점 가운데는 문화재위원들에게도 있다는 말이 들린다. 그러면 문화재위원을 지낸 나 청장도 자유로울 수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며칠 전 연합뉴스에는 문화재 수리기능자 등록증 대여 장사라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서울 용산경찰서가 돈을 받고 문화재 기술자 자격증을 대여한 혐의로 홍모(58) 단청장 등 문화재 수리기술자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힌 것이다. 홍 씨는 숭례문 복원 공사 때 단청공사를 맡았던 중요무형문화재여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다. 숭례문은 일제강점기부터 수난을 당하더니 몇 년 전에는 불이 나 잿더미로 변했고, 새로 복원했다던 것이 여러 가지 부실공사 의혹으로 입방아에 올랐는데 이번엔 복원공사에 참여했다는 단청장이 자격증을 빌려줬다는 게 드러나 숭례문을 더욱 만신창이로 만들고 있다. 어찌 무형문화재란 사람이 돈을 받고 자격증을 빌려준단 말인가? 문화재(文化財)를 말광(사전)에서 찾아보면 문화의 소산으로 역사상 예술상 가치가 높은 유형 문화재무형 문화재 등의 총칭이라고 풀이한다. 이 문화재 가운데 형태가 없는 무형의 문화재 곧 사람이 가진 기술이나 재능에 인정하는 것이 무형문화재다. 역사상 예술적 가치가 높다에 대해 그 분야에 정통한 문화재위원들이 심사, 인정하면 문화재청은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투명하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편집국장] 지난 12월 19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한글국어, 방송인터넷, 교육청소년 등 1,500여 개 단체가 함께하는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해오름식이 열렸다.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 국민의 98.2%가 우리말글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자긍심과는 달리 공공언어는 어렵고, 이해할 수 없게 줄여 쓰며, 이상하게 고쳐 쓰는 따위 말글 잘못 쓰기와 우리말글이 아닌 것의 쓰임이 늘어나고, 욕을 한 적이 있는 청소년이 96%에 이르는 등 낮춤말, 속된말, 남을 해치는 거친 말이 마구 쓰이고 있어서 우리말글을 사랑하는 이들은 걱정이 많았다. 이런 때에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이 만들어진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크게 기뻐해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함께 해 이 운동이 큰 성과를 이루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좀 더 바람직한 운동으로 가기 위한 쓴소리도 필요할 것이다. 먼저 요란한 형식과 구호보다는 함께 하는 이들이 한 가지씩이라도 스스로 우리말글을 위해 실천하는 것이 종요롭다. 예를 들면 간판이나 안내문 따위 또는 신문방송에서 잘못된 말글을 바로잡으려 노력해야 한다. 사진을 찍어서 언론에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편집국장] 평안도와 황해도 민요인 서도소리는 한과 슬픔이 묻어나 있는 소리이기도 하지만 구성지고 구슬픈 가락, 익살과 해학, 그리고 능청거림의 신명도 있다. 그 서도소리를 바탕으로 소리극을 만든 추풍감별곡 공연이 어제 12월 18일 늦은 5시 이북5도청 대강당에서 있었다. 객석 불이 꺼지고 무대 조명이 올려지자 객석의 눈은 무대에 쏠릴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유지숙 명창이 해오던 주인공 채봉 역은 젊은 제자 장효선에게 돌아갔다. 장효선은 아직 유 명창의 경지에는 오르지 못햇지만 풋풋한 소리로 청중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만 했고, 또 혼신을 다해 소리를 했다. ▲ 공연 중 채봉이 소리를 한다 ▲ 채봉 어머니에게 능청을 떠는 매파 그러나 역시 무대를 장악한 건 추월 역을 맡은 유지숙 명창과 함께 허판서 역을 맡은 박준영, 평양감사 역 문현, 채봉 어머니 역 김명순, 채봉 아버지 역 문영식 등 명창급 소리꾼들의 감칠맛 나는 소리와 연기 그리고 능청맞은 매파 역을 잘 소화해낸 이나라 같은 출연진들이 함께 했음이었다. 특히나 오랫동안 서도소리극에 함께 해온 연출자 김기광, 대본작곡 이상균, 안무 진유림의 무게감은 추풍감별곡의 수준을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활발한 외교를 펼쳐왔다. 미국, 중국은 물론 이제 취임 8달밖에 안 됐지만 유럽까지 섭렵이다. 그런 활동에 여러 의견이 있겠으나 정치적인 것은 정치평론가의 몫이고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어, 영어 연설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싶다. 7년 전 중국 연변대학교 총장이 한국 국립국어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때 그는 만주족은 말에서 내렸기 때문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이란 타는 말(馬)과 사람이 하는 말(語)을 뜻하는 이중어법이다. 다시 말하면 그의 말뜻은 만주족이 타는 말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만주어를 포기하고 중국어를 씀으로써 만주족 자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을 말한다. 그만큼 말글(言語)은 한 민족을 상징하고 한 민족을 지탱해주는 절대필요조건이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 사람들은 옥에 갇히면서까지 우리말을 지키는데 온몸을 던졌던 것이다. 외솔 최현배 선생이 한글은 목숨이라고 외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이처럼 의식 있는 나라는 자신의 말글에 강한 애착심을 갖고 있으며 그런 나라 가운데 프랑스도 뒤처지지 않는다. 요컨대 자신의 말글를 소중히 하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