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마을에 한국음식점, 김치찌개를 먹다

2015.05.24 11:10:32

우리 민족의 발상지 알타이 산맥과 흡스콜 호수 답사기 6

[한국문화신문 = 안동립 기자]  #6일차 201486일 수요일 (E97°0319, N47°5732,h=2,010m, t=10:07:23)

 

   
 
밤새 텐트에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와 새벽에는 야크가 쿵쿵대며 야영지 주변을 이동하고, 몰려오는 한기로 일어났다. 일찍 일어난 대원들이 소똥을 주워서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다. 하늘을 보니 구름이 몰려다닌다. 여행 내내 화창하였는데 비가 오려나보다. 미역국에 햇반으로 아침 먹고 주변 정리하고 출발하였다.  

고개를 오르는 상류 오른쪽 계곡에 큰 샘이 보이는데 이 물은 바다로 흐르는 것이 아니고 하르 호(Har nuur lake)라는 염호로 흘러간다. 고개 너머 흐르는 물은 세랭게 강(Selenge river)을 거처 북극해로 흐른다. 계곡에는 수량이 많아 풀이 무성하게 자란다. 큰 목재 트럭도 지나간다. 40여분 도로를 달리니 한가이 산맥을 넘는 큰 고개가 나온다.(E97°0836, N48°0255, h=2,303m, t=11:02:39)  

너무 쉽게 올라온다. 산맥의 최고봉이 4000m 큰 산이라 골이 깊고 구불거림이 심할 줄 알았는데 야영지에서 300m 고도차를 오른 것이다. 몽골 운전수들은 오보(돌무더기)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3바퀴씩 돌고 가는데 신앙적으로 무사 안일과 복을 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서낭당의 돌무더기 같은 역할이다. 고개에 내려서 경관을 보고 바람도 세고 빗방울이 날려서 서둘러 출발하였다 

 

   
 
고개를 내려서니 천천히 고도가 낮아지며 큰 초원이 나타난다. 하늘에 먹구름은 점점 더 몰려온다. 인적은 없는데 집이 한두 채 보인다. 12시 우리가 탄 차량의 타이어가 완전히 찢어져 버렸다. 일행 모두 모여 차량을 정비하고 있는데 현지인이 오토바이를 타고와 인사를 한다.

 

몽골인들의 따뜻한 생명 사랑 

강명자 여사가 매 새끼를 한 마리 주웠다. 둘러보니 공중에는 어미 매가 빙글빙글 돌아다닌다. 초원에 대형 철탑이 드문드문 있는데 철탑 위 둥지에서 떨어진 것이다. 운전수들이 철탑에 매달려 새끼를 둥지위에 올려준다. 둥지에는 새끼가 두 마리 더 있는데 힘이 약한 한 마리를 밀어서 떨어진 것이다. 감전의 위험 있어 위험한데 몽골인 들의 생명 사랑이 얼마나 큰지 감동이다.  

비가 약간씩 오고 있다. 초원에서 비를 피해 양들이 모여 있다. 재두루미 가족을 만났는데 어미 3마리에 새끼 두 마리다. 우리 차량이 접근하니 어미는 비상을 하고 새끼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서 도망친다. 어미 두루미는 멀리 날지 않고 우리의 시선을 끌기 위하여 소리를 내며 가까운 곳에 내리고 또 비상을 한다. 이 지역 습지와 호수 주변이 두루미의 서식지로 좋은 조건이다 

 

   
 
한가이 산맥 너머 대초원을 몇 시간을 달린다. 가끔 녹도문 비석과 적석총이 보인다. 우리가 탄 차량이 예비 타이어로 교환하였지만 장거리 운행에는 무리가 있어 일행들은 북진을 하고 우리 차만 텔멍 마을(Telmen)(E97°3641, N48°3837, h=1,761m, t=13:55:54)에서 정비를 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마을은 텔멍 호수 주변에 있는 마을로 조용하고 말끔하다. 말을 탄 주민이 말 갈퀴를 휘날리며 거리를 달린다. ! 멋지다.  

차량 정비소가 있어 수리를 맡기고, 마을로 들어와 거리를 살피니 한국 음식점이 있다. 사람이 몇 명 살지 않는 두메에 한국 음식점이 라니 들어가 제육볶음과 김치찌개를 시키니 반찬으로 김, 김밥, 김치, 양파무침, 미역무침, 오이무침이 나오는데 한식 상차림이다. 맛도 좋다.  

김밥까지 만들어 나와 놀라워 어디서 배웠는지 알아보려고 여자 주인에게 말을 시키니 주방에서 나오지 않고 수줍게 웃는다. 한국인이 와서 밥을 먹으니 맛있게 먹는지 눈치를 본다. 다른 자리에 있던 젊은 손님이 오더니 반갑게 인사하면서, 이곳에도 농사를 짓고 사는 한국인이 있다고 한다. 시간이 촉박하여 수소문하지 못하였다.

 

   
 

 대초원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몽골 두메인 조그만 마을에서 뜻밖에 한국 음식을 먹으니 매우 기분이 좋다. 완만한 평지 초원을 달린다. 텔멍 호에서 갈림길이(E97°3921, N48°3837, h=1,751m, t=15:16:53 t=16:30:23) 나와 직진하는데 필자가 식곤증으로 잠시 조는 사이 차량은 오보를 지난다. 운전수에게 맞게 왔느냐고 물어보니 이 길로 쭉 따라 왔다는 것이다. 이상하지만 계속 진행하니 볼나이 마을까지 왔다. 북쪽으로 가야 되는데 길 흔적이 잘 보이지 않아 갈림길에서 10° 정도 갈라지면서 조금씩 우측으로 차의 방향이 돌아가 동쪽으로 달려 볼나이 마을에 도착한 것이다.  

차를 잠시 세우고 지도를 놓고 확인 해보니 전혀 다른 방향이다. 운전수에게 설명하여 다시 되돌아서 갈림길까지 되돌아와서 북쪽으로 가야한다. 비포장 길 64km90분이나 초원길을 헤매고 돌아 다녔다. 도로에 이정표나 방향을 가늠하는 표시가 없기에 일어난 실수이다. 대초원에서 길의 방향이 약간 벌어져 있고 진행이 많은 쪽으로 길이 뚜렷하게 나있으니 운전자가 당연히 큰길로 진행 한 것이다. 선두 차량과는 연락이 되지 않고 우리는 3시간 이상 떨어져 있다 

 

   
 
서둘러 갈림길까지 돌아와 북진을 한다. 나무로 된 오보(E97°5512, N48°5834, h=1,982m, t=17:09:49)를 지난다. 칭기즈칸의 탄생지에도 나무로 된 오보가 있었는데 나무가 많은 지역에서는 오보를 나무로도 만드는 것 같다.  

한가이 산맥 북쪽 지역은 산 여러 곳에서 나무가 보인다. 물과 습지대(t=18:09:11)가 광활하게 있는 평지 초원지대가 넓게 형성되어 식생 상태가 좋다. 가는 길에 갈림길이 여러 곳 나오는데 진행 방향의 방위각을 잡고 그대로 가야지 잘못 빠지면 한 두 시간 돌아 갈 수 있어 조심히 일일이 체크하며 방향을 잡고 진행하여야 한다
 

돌무더기와 나무막대기를 이정표 삼아 바람같이 세상을 떠도는 몽골인들 

날은 저무는데 비까지 하루 종일 부슬부슬 내린다. 차강울 마을(Tsagaan-uul)로 가는 갈림길(E98°4029, N49°3151, h=1,794m, t=19:50:53)이 나온다. 직진하여 마을에서 주유를 하고 동쪽으로 달린다. 비가오고 어두워져 또 길을 잘못 들었다. 길이 여러 갈래 나와 산으로 가야하는데 평지를 도는 바람에 다시 되돌아와야만 했다

몽골 사람들은 돌무더기 나무 막대기 하나가 이정표이며 이들은 작은 돌 하나에 의지하여 바람같이 세상을 떠돈다. 이들의 용기와 기상이 칭기즈칸의 후예답다. 어둠을 뚫고 부르항 마을 (Burenhaan)에 오니 전화 통화가 되어 선두 차량은 머렁 시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우리의 상황을 예기하고 작은 식당에서 저녁식사(E99°0935, N49°3022, h=1,442m, t=22:06:49)로 초왕이란 볶음 면을 시켜 먹었는데 주문을 받은 후 양고기를 썰고 면과 야채를 넣어 만든다. 고기볶음 면인데 맛이 좋다. 식사 후 비는 점점 더 온다. 어둠이 내리고 비가오니 캄캄하여 사방 분간이 어렵다. 비포장 길이라 차의 속도를 30km이상을 달릴 수 없다. 차량의 라이트 불빛에 의지하여 계속 동진한다. 운전을 너무 오래하여 오보(E99°5027, N49°3636, h=1,278m, t=00:49:51)에서 잠시 쉬고 또 운행을 하였다. 

머렁 시가 보이는 곳까지 오니 멀리서도 가로등 불빛이 훤하게 초원에 비친다. 어둠의 터널을 뚫고 문명의 세계로 들어가니 너무 반갑다. 

일행이 묵고 있는 50°100°호텔에 도착하니 김건철 선생이 걱정하며 내려온다. 방을 두개 빌려 놓았는데 샤워기에 물이 찔끔찔끔 나와 고양이 세수를 하고 너무 피곤하여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E100°0934, N49°3814, h=1,m234, t=02:37:05, 6일차 운행시간: 16:30, 운행거리 462km)

 

안동립 기자 emap4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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