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데 정신줄을 놓아서 하와이의 도산을 보지 못하다

2016.02.08 12:42:36

[하와이 오하우 섬 여행기 2]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4일차: 와이키키에서 보이는 다이아몬드헤드 산 일출을 보기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하고 차를 몰았다. 어둑한 새벽인데 가로등 사이로 산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참으로 부지런하다. 작은 터널을 지나 분화구 가운데에 입장료 5달러를 내고 주차했다. 제주도 성산 일출봉과 비슷하다. 

   
▲ 다이아몬드헤드 산 일출 등산 코스 궤적(왼쪽), 다이아몬드헤드 산 일출 등산 코스단면도
   
▲ 호놀룰루 시의 호화 주택은 산위에 형성되있다
   
▲ 석양의 공원 풍경(왼쪽), 알라모아나 비치에서 바라본 석양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잰걸음으로 비탈길과 계단을 25분 걸려 올라가니 산꼭대기다. 오르는 길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일본과 한국 관광객이 많다. 하늘은 잔뜩 흐리고 바다안개가 끼어 일출은 보기 어려운데 구름 사이로 살짝 보이고 사라진다. 밤새 바람이 불고 구름이 끼다가 아침이면 남서쪽부터 맑아지는 1월 기후의 특징이다. 와이키키 해변을 보니 흐릿하여 아쉽다. 

오늘은 유명 브랜드가 총 집합한 대형 알라모아나 쇼핑센터를 돌아보았다. 시내 중심가인데도 주차장의 차 사이 공간이 넓어 주차가 참 쉽다. 물론 주차 요금도 없다. 쇼핑의 천국이다. 저녁으로 미국 전역에서 살 수 있는 고기가 잔뜩 들어간 빅버그를 샀다. 가장 싼 6~10달러의 빅버그는 미국인 비만의 원인이다. 현지 체험으로 한입 크게 베어 물고 어귀적어귀적 씹으면 불고기와 소스의 향내가 코끝을 자극하는데 자꾸 당긴다. 한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미국 여행할 때 하나쯤 먹어봐도 좋을 일이다. 

   
▲ 알라모아나 대형 쇼핑센터
   
▲ 호놀룰루 시내에서 이어지는 탄탈루스 드라이브 길 전망대에서 본 야경

 호놀룰루 시내에서 이어지는 탄탈루스 드라이브 길 전망대에 올라갔다. 바다와 어우러진 호놀룰루 시내 야경이 멋지다. 오늘은 미국 문화체험으로 도심에서 이리저리 다녔더니 피곤하다. 가족과 맥주 한잔 먹으며 여유를 부려본다. 

#5일차: 새벽에 비가 왔지만 아침이 되니 날씨가 쾌청하다. 오늘은 생태 체험으로 카에나포인트 트레킹을 하려고 2번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노스쇼어 왼쪽 섬 서쪽 끝으로 갔다. 딜링햄이라 경비행장을 지나니 차량 중단점이 나온다. 이곳부터 걸어가야 한다. 새벽에 온 비로 도로에 물이 고여 땅이 질척거린다. 비포장 흙길이라 걷기가 힘들다. 

   
▲ 카에나 포인트 트레킹 길 입구(왼쪽), 카에나 포인트 트레킹 길 약도
   
▲ 카에나 포인트 트레킹 길

 길 왼쪽은 와이아니에 산(1,231m)에서 이어지는 산맥이 우뚝 솟아 완만히 내려오는 선이 해안으로 느슨하게 내려간다. 길의 오른쪽은 북풍의 영향으로 엄청난 파도가 밀려와 해안가에 넘실대고 있어 자연 그대로 아름답다. 

카에나포인트까지 5km를 1시간 4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열대 식물 사이를 지나면서 거센 파도가 쉴 새 없이 밀려와 이곳이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섬이란 것을 실감한다. 

카에나포인트 전망대 주변은 철조망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물개가 여러 마리 물속에서 노닐고 모래에서 쉬고 있다. 원시 철새인 알바트로스(Laysan Albatross) 여러 마리가 자리를 잡고 부화중이다. 모두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이어서인지 탐방객이 많지 않아 깨끗하고 조용하다. 물개는 독도에 살았던 것과 같은 종류로 약 1,000마리 정도 있다. 근해에 고래나 물개 등 여러 생물자원이 활발한 것은 어선이 없어서 먹이 활동이 풍부한 까닭인 듯하다. 관광자원 보호와 주민 생활에 관한 주 정부의 정책이 궁금하다. 

   
▲ 카에나 포인트 물개(왼쪽), 카에나 포인트 부하중인 알바트로스
   
▲ 카에나포인트에서 본 와이아니에 산맥 끝 보호구역

 돌아오는 길에 주변 맛집인 할레이바 마을 쉐이브 아이스 빙수판매점에 들르니 관광객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그늘에 앉아 팥빙수를 먹고 인근 파인애플 농장을 둘러보고 커피 농장을 들러 무료 시식를 하며 자유롭게 둘러보았다. 큰 정원에 있는 의자에 멋진 자세로 앉아 여러 가지 맛의 커피를 마셔 본다. 

고속도로 부근 펄하버 시 와이켈레 대형 아울렛에 들러 구경하였다. 펄하버(Pearl Harbor)를 우리는 진주만(眞珠灣)이라고 부른다.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미국을 공격한 곳이 하와이 섬 펄하버인데 그때 무슨 뜻인지 일본이 진주만이라 했는데 우리도 그대로 따라 부른다. 말밑(어원)이 불분명한 것을 따라하지 말고 이제라도 펄하버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6일차: 오늘이 여행 마지막 날이다. 아파트에서 건널목 몇 개를 건너면 와이키키 해변이라 스노쿨링 장비와 튜브에 바람을 넣고 비치 타올 등을 준비하고 바다로 나가 해변에서 하루 종일 수영하고 일광욕을 즐겼다. 

   
▲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서핑 보드를 즐긴다.
   
▲ 목사를 주례로 하여 바닥에 꽃잎으로 하트 모양 장식을 하고 그 안에서 올리는 작은 결혼식.

 서핑보드를 빌려주고 교육하는 사람들이 해변에서 유일하게 장사하는 곳이다. 1시간에 20~25달러를 주고 빌려 타보니 보드에 서는 것은 잘 되는데 중심 잡고 달리기가 어렵다. 조금만 연습하면 잘 탈 수 있겠다. 와이키키 해변은 수심이 얕아 멀리까지 나가도 깊지 않다.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밀려와 해가 질 때까지 서핑을 즐긴다. 

초보자와 중급자가 수영 할 수 있도록 해변을 3등분하여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가는 축대로 막아 놓아 위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 한 것도 참 잘했다. 

해변과 도로 사이에 완충지대에 야자수를 심고 의자와 무료 샤워 시설을 해놓아 의자에 앉아 쉬면서 빅버그를 먹으며 수영에 전념했다. 지난여름 큰 수술하느라 바다에 가지 못하였는데 이곳에서 까맣게 탔다. 

   
▲ 해수욕장 해변에 설치된 무료 샤워 시설
   
▲ 해변의 연인과 석양
   
▲ DSC07791 알라와이 하버 요트에 반영된 석양

 #7일차: 10.45분 비행기로 귀국하는 날이다. 아이들만 남겨두고 서둘러서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들어왔다. 한 겨울에 남국에서 보낸 휴일의 기억들이 영원히 남을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아쉬운 점은 놀고 쉬는데 정신줄 놓아서 나는 하와이의 도산을 보지 못하였다. 

도산 안창호(島山 安昌浩) 선생과 하와이: 1902년 도산이 24세 때 이혜련과 결혼한 다음날 11월 4일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인천항을 출발, 일본 동경에서 1주일을 머문 뒤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뱃길 일몰 중에 망망대해 우뚝 솟은 하와이 섬의 웅장한 모습을 보고 감격한 도산은 이때 자신의 호를 ‘도산(島山)'이라 하였다.

 

안동립 기자 emap4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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