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아 지은 사랑, 아이옷’ 특별전

2018.04.26 12:15:32

국립민속박물관ㆍ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공동기획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가정의 달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과 석주선기념박물관(관장 박경식)201854()부터 713()(일요일 휴관)까지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석주선기념박물관(용인)에서 어린이 전통옷공동기획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덕온공주 돌 실타래, 해평 윤씨 소년 미라 복식 유물 등 110점의 어린이 복식 관련 자료를 전시한다.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태어난 아이의 옷

 

과거 우리네 부모들은 자식이 태어나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무병장수(無病長壽)와 복()을 비손하는 마음을 담아 자녀의 옷을 정성껏 손수 지어 입혔다. 이 때문에 우리 전통의 아이옷, 자녀에 대한 부모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준다. 과거의 아이옷을 통해 현재의 관람객들에게 변치 않는 부모의 마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될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이 전시를 기획했다.


 



1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 배꼽주머니와 배냇저고리에서는 어린아이가 태어나서 돌이 되기까지 입는 옷들을 전시한다. 긴 고름을 단 배냇저고리부터 장수한 어른의 옷을 잘라 만든 누비포대기를 비롯해, 아이가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유물을 중심으로 전시한다. , 순조의 막내딸인 덕온공주(德溫公主,1822~1844)의 돌상에 올린 돌잡이 물품인 오색실타래실방석등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인 에 입히는 복식과 사용하는 물품도 선보인다.

 

2호환마마를 걱정하는 마음, 오방장두루마기는 걸음마를 익히고 대소변을 가리는 등 일상생활을 배워나가는 돌부터 6살까지의 아이옷을 전시한다. 이 시기의 옷은 노랑, 연두, 분홍, 남색, 옥색, 보라 등, 다양하고 화려한 색상을 사용하는, ‘아이옷의 특징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다.

 

16세기 초반의 액주름’, 영친왕의 아들인 진()왕자나 구()왕자가 입었던 두루마기를 비롯해 20세기 초의 저고리들이 다양하고 화려한 아이옷 색상을 보여줄 것이다. 또한, 고름을 길게 달아 몸에 두를 수 있게 만든 돌띠저고리나 용변을 보기 쉽게 만든 풍차바지등 아이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옷이나 가족들의 염원을 담은 다양한 장신구도 함께 볼 수 있다.

 

3작은 어른을 응원하는 마음, 도포와 장옷에서는 일곱 살로부터 관례를 치르기 전까지의, 아이가 어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아이옷을 다룬다. 이 시기 아이들은 외출하거나, 제사나 잔치 등 특별한 의례에 참여할 때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도포’, ‘중치막’, ‘장옷’, ‘두루마기등을 소개한다.


 


또한, 탐릉군(耽陵君,미상~1731)의 무덤에서 출토된 어른과 아이의 중치막은 크기만 다를 뿐 형태는 같아, 이 시기 아이가 어른옷의 모양을 그대로 본뜬 작은 어른 옷을 입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18~19세기 청연군주 집안과 덕온공주 집안의 여아용 당의를 비롯해 동다리 저고리’, ‘도포’, 그리고 관례 때 입는 사규삼등이 전시된다.

 

가족 사랑이 함께하는 해평 윤씨 소년 미라의 옷

 

전시장 가운데에는 2001년 해평 윤씨 집안의 한 무덤에서 소년 미라와 함께 발굴된 옷들이 전시된다. 출토 당시, 소년은 밑이 트인 바지와 누비 중치막 수의(壽衣)를 입고 있었다. 소년이 누운 목관 바닥에는 배냇저고리’, ‘작은 소모자(小帽子)’, 성인 여성의 장옷이 깔려 있었고, 성인 남성의 중치막이 이불처럼 아이를 덮고 있었다. 또한, 성인 남성의 중치막을 찢어 만든 줄로 시신을 감싸고 있었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죽으면 입던 옷을 함께 넣어주던 당시의 장례를 고려할 때, 가족들은 사랑과 애통함을 오롯이 옷에 담아 소년과 함께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옷에 담긴 변함없는 마음

옷가게에서 아이옷을 손쉽게 살 수 있는 오늘날이지만, 부모님이 아이에 대한 염려와 기대를 아이옷에 담아 전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전시의 끝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아이옷에 담기는 변함없는 마음을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본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들이 건강하기 바라는 마음부터 외국에 이민 간 조카들이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등, ‘아이옷에 마음을 담아 전하는 오늘의 현장을 엿볼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12년부터 지역박물관 활성화 및 지역 문화 발굴을 위하여 ‘K-Museums 지역순회 공동기획전사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 공동기획전은 그 사업의 하나로 이번 전시가 대학 주변 주민들이 대학 박물관에 더 관심을 가지고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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