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겨레는 예부터 흰색옷을 주로 입었는데 물론 조선시대 양반들도 대부분 흰색
도포를 입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고종임금은 흰색이 비경제적이라는 까닭에서 검은색
두루마기를 권장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1903년에는 옅은 색 두루마기를 아예 못
입게 하고, 검은색만 입도록 했습니다. 포졸들이 길을 막고 검은 두루마기가 아니면
지나가지 못하게 했고 흰 옷에 먹칠을 하기도 했는데 이는 무리였지요.
결국, 이러한 조치는 단발령만큼이나 민심을 들끓게 했는데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지고
소란이 일었다고 합니다. 급기야 "국모 명성황후의 원수도 갚지 못했는데 흰 상복을
벗는다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는 상소가 올라왔고, 그 뒤에 단속이 느슨해졌습니다.
이는 대한제국의 시인이며, 학자 ·우국지사 황현이 쓴 역사서인 '매천야록'에서 전하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