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양덕수의 거문고 악보 ‘양금신보’를 비롯한 고악보들에 “금자악지통야
고군자소당어야(琴者樂之統也 故君子所當御也)”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그 뜻은
“거문고가 음악을 통솔하는 악기이므로 군자가 마땅히 거느리어 바른길로 나가게
하라.”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거문고를 ‘백악지장(百樂之長)’이라고 하여 가장
귀하고 중요한 악기로 여기는 것과 같은 내용이지요.
동국대학교 전통예술대학원 최종민 교수는 “거문고는 줄풍류에서 가장 중요한 악기로
쓰이고, 늘 합주를 이끌어 가는 구실을 한다. 또 실제 전통사회에서는 피리나 젓대를
하는 잽이들이 전문음악인이고, 거문고를 하는 풍류객들은 아마추어 음악인이었는데도
풍류를 할 때에는 거문고를 하는 선비가 이끌곤 했다. 거문고라는 악기가 합주를
이끌어 가도록 음악이 되어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