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기운을 살려주는 건강식품들

2022.03.13 11:42:47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29]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봄이란 계절은 시작과 출발을 상징하며 새로 출발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요구에 호응이 이루어지면 넘치는 활동성을 얻게 되지만 요구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춘곤증 등 무기력이 다가온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극도로 확산하고 봄의 여러 가지 힘겨움 속에서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왕성한 활력을 얻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이겨내거나 가볍게 지나가게 하기 위한 건강한 삶을 위한 생활관리가 요구된다.

 

우리가 건강을 증진하려고 할 때 가장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 먹는 것이다. 넓게 보면 한약이나 양약마저도 하나의 먹거리이며 위장에 들어가면 그저 음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계절에 따라 건강을 도와주는 건강식품이 전통적으로 내려오고 있다. 전통식품의 흐름상 음식종류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계절의 영향을 받아 제한되지만 이어져 내려오는 것에는 그만한 값어치가 내재하여 있기에 믿을 만하다.

 

1. 봄에는 강과 바다가 건강을 챙겨준다

 

봄을 먹거리와 관련해서 살펴볼 때 육지는 보리고개로 대표되는 곤궁(困窮)한 계절이다. 이제 풀이 나오기 시작하고 나뭇가지에 새싹의 조짐이 드러나기 시작하니 먹을 것은 그저 이제 올라오기 시작하는 나물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바다를 살펴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현재 3월 초를 기준으로 보면 바다는 겨울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수산 생물들이 산란을 시작한다. 대부분의 바다 생물들은 3~5월 무렵 알을 낳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육지보다 한철이 늦다고들 하기 때문에 바닷물고기들이 지난겨울(바다는 가을철에 해당) 동안 열심히 살을 찌우고 알을 길러 산란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아울러 모든 생선은 알을 낳기 직전까지가 가장 맛이 있고 영양가도 충실하다. 그리고 알을 낳은 직후에서 일정기간(보통 한철) 동안은 맛이 떨어지다 서서히 맛이 차오른다. 따라서 생선은 산란을 하기 전까지와 산란 뒤 3달 이상 지난 생선이 맛과 영양이 충실하다.

 

따라서 대부분 생선은 겨울부터 초봄까지가 맛이 있고 그 뒤로는 맛이 뚝 떨어진다. 그러나 몇몇 생선들은 산란철이 다른데 대표적인 생선이 도다리와 전어이다. 도다리는 가을과 겨울사이에 알을 낳아 봄이 되면 살이 차올라 봄의 대표 생선이 되었고, 전어는 5월에서 7월 사이에 산란을 하여 가을에 살이 차올라 가을의 대표 생선이 되었다. 이와 같은 흐름으로 볼 때 전통적으로 봄철 건강식품으로 도다리쑥국이 있다.

 

① 도다리쑥국

 

흔히 도다리쑥국이라 쓰고 보약이라 읽는다는 말이 있다. 봄의 제철 생선인 도다리는 흰살생선의 대표로 소화가 쉽고 맛이 있어 회로 먹는데 특히 뼈까지 회로 먹는 새꼬시 형태로 즐기기도 한다. 이러한 도다리를 이용한 국이나 탕은 몸에 충실한 영양을 공급하면서 간기능을 돋우고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여 맛있게 먹고 땀을 흘리면 최고의 보약을 먹었다고 할 수 있다.

 

봄의 대표 봄나물인 쑥은 한방에선 '애엽'이라고 한다. 속을 덥게 하고 냉기를 몰아내며 습기를 없애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사들이 농담 삼아 쑥으로 뜸을 뜰 때 따뜻한 기운이 쑥 들어가서 쑥이라 부른다고 할 정도로 몸의 기운을 따뜻하게 순환시키기 때문에 속이 차고, 담이 들렸을 때나 소화가 잘 안 될 때 쑥국을 만들어 먹도록 권한다.

 

 

따뜻한 성질을 가진 쑥은 혈액을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작용도 한다. 뿐만 아니라 쑥을 자주 섭취하면 위장이 튼튼해지고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등 부인병을 다스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도다리쑥국은 남도 지방의 향토음식이다. 국이나 탕을 끓일 때 어머님들의 손맛대로 맛있게 끓이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점의 맛과 유사함을 이끌어 내려 할 때 비법이 2가지 있다. 하나는 청양고추, 생강, 마늘의 조화이며 또 하나는 비법 조미료라 생각된다. 기호에 따라 적절한 맛을 내고 쌀뜨물을 넣어 육수를 만들면 맛이 더욱 깊어진다. 봄철의 보양식인 도다리쑥국은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나며, 쑥이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향을 깊게 한다. 다만 쑥을 넣고 오래 끓이면 향과 함께 처음의 맛이 사라지므로, 한 번에 먹는 것이 좋다.

 

도다리 말고 봄까지 흰살생선은 국으로 등푸른생선은 탕이나 찜을 해으면 봄철 영양을 공급받고 기운을 얻을 수 있다.

 

② 다슬기국(올갱이국)

 

다슬기는 우리나라 강의 바위틈, 특히 물살이 세고 물이 깊은 강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연체동물이다. 지역에 따라 올갱이, 고동, 고디, 베틀올갱이, 올뱅이, 꼴부리, 대사리, 보말 등 각기 다른 재미있는 이름으로 불린다. 시력 보호, 간 기능 회복, 숙취 해소 등에 효과가 있으며, 철분 함유량이 많아 빈혈에도 도움이 된다. 독특한 시원함으로 술 마신 뒤 속풀이에 아주 좋다.

 

 

한의학적 측면에서 보면 다슬기가 주식으로 삼는 민물 이끼는 지구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새싹의 개념이다. 곧 지구의 원초적인 기운을 간직한 유기물로 우리 몸의 근원적인 기운을 보충해주고 간의 기능을 활성화한다.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민물의 우렁, 조개, 바다의 골뱅이, 전복, 소라 등이 있다. 모두 민물이끼와 바다이끼를 간접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내장을 취하는 것이 목표다.

 

다슬기국에 보통 보조재료로 많이 활용되는 것이 부추다. 부추는 일 년에 열 번 이상도 수확할 수 있지만 봄이 제철이다. 옛말에 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동의보감에서는 부추에 대해 ‘성질이 따듯하고 매운맛이 있으며, 독이 없다. 위장에 좋고 기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기력을 보해준다’라고 되어있으며, 본초강목에선 ‘신장과 비뇨ㆍ생식기를 덥히고 정신을 안정시킨다’고 소개한다.

 

따라서 다슬기와 부추는 궁합이 잘 맞으면서 맛이 있기도 하므로 봄에 취약해지는 간에 활력을 줄 수 있기에 되도록 봄의 주식으로 삼기를 권한다.

 

이 밖에도 성게미역국과 쭈꾸미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추천한다.

 

2. 시작과 처음을 상징하는 재료가 봄철 건강식품이다

 

봄을 맞이하여 활기찬 생활을 영위하자면 이를 뒷받침하는 간과 비장이 튼튼하여야 한다. 따라서 봄의 건강식품은 대부분 간과 비장을 도와주는 식품이며 특히 간을 도와주는 식품으로 대부분 봄나물이 여기에 속한다. 흔히 비장은 재활용 공장이라고 한다. 비장을 도와주는 재료는 풀보다 뿌리와 열매가 더 도움이 된다. 뿌리로는 당귀(當歸)가 대표적이며 열매로는 개복숭아 가운데 씨앗이 형태를 갖추기 직전의 상태가 도움이 되고, 사슴의 뿔이 형태를 갖추기 직전의 말랑말랑한 녹용이 비장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이다.

 

① 산과 들의 첫 새싹 봄나물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이미지를 가장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은 새싹이며 실제로 봄에 새순이 나는 모든 식품은 모두 약동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고 기운을 차려 봄을 극복하려 하였다.

 

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봄나물로 냉이와 달래가 있다.

 

 

약간 맵고 단 맛에 독특한 향을 지닌 냉이는 오장을 이롭게 하는 나물로 간을 보하며 눈을 맑게 하여 시력이 약한 사람이 소량씩 먹어 눈을 보호하였다. 또 냉이는 복통이나 만성 설사에 효과가 있어 증상도 호전될 뿐 아니라 잃어버린 입맛을 회복한다.

 

달래는 '소산'이라는 약초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마늘과 냄새가 흡사하여 들판에서 나는 마늘이라는 뜻의 야산 이라고도 한다. 또 마늘과 성질도 비슷하여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기를 보충하는 작용을 한다. 무엇보다 불면증에도 효과가 있는 달래는 밤에 잠을 깊이 못 이루는 아이나 몸이 냉하고 허약하며 신경이 쇠약한 아이에게 좋아 싱싱한 달래를 자주 먹이면 약이 된다.

 

한방에서 '수근' 또는 '수영'이란 약명으로 불리는 미나리는 맛이 달면서도 맵고 서늘한 성질을 갖고 있다.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을 배출시키며 인체 내의 각종 독소를 제거하는 해독작용이 뛰어난 약용식품이다. 인체에선 피를 깨끗하게 정화시키고 혈압을 낮춰주는 작용을 한다.

 

미나리는 특유의 향긋함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알칼리성 식재료로 평소 음주나 약물, 공해 등으로 쌓인 몸속의 독소를 제거하고 싶을 때 살짝 데쳐 먹거나 국에 넣어 먹으면 해독작용과 면역력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② 과일에서 씨앗의 시작 개복숭아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과일에는 과육과 씨앗이 결합하여 있다. 이때 막 씨앗이 생성되려 하는 상태를 봄의 기운과 같다고 보고 이를 취하여 힘을 얻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식물이 산과 들에 자생하는 개복숭아다. 개복숭아의 씨앗이 영글기 전의 복숭아를 효소로 만들어 복용하면 비장의 기운을 살려주어 소화기 장부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머리를 맑고 가볍게 해주어 활기찬 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개복숭아 효능으로 나쁜 피를 맑게 만들어주는 효능이 있어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해주고 콜레스테롤을 배출시켜준다. 또한 개복숭아 효소는 해독작용을 하므로 술을 자주 드시거나 과음하시는 분들의 간 건강에 좋고 장의 운동성을 활발하게 유도하여 변비를 개선해준다.

 

③ 동물의 몸에도 새싹(艸)이 피어나

 

동물 가운데도 식물을 상징하는 한자 ‘초(艹)’가 붙은 이름이 있다. ‘茸(용)’ 자를 풀어보면 귀에 풀이 난 것을 뜻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녹용(鹿茸)이다. 이러한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봄의 뿔이 가을이 되면 크고 탄탄한 각질의 뿔이 된다. 녹용을 한약으로 활용하는 것은 이러한 이미지를 취한 것이다. 곧 봄의 부드러운 뿔인 녹용을 먹으면 내 몸에 들어와서 계절의 작용과 같은 과정을 거쳐 내 몸의 뼈를 튼튼하게 해줄 것이란 믿음이다.

 

 

이러한 상징적인 이미지를 보아 녹용을 몸을 건강하게 하는 가장 훌륭한 보약으로 봤는데 실제로도 확실한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 즉 봄이 힘든 분들을 위한 보약에 녹용을 첨가해서 복용하면 어른들은 기력이 왕성해지고 아이들은 기운이 활발해지고 식욕이 증진하며 뼈가 튼튼해진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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