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함을 유지하라

2022.06.19 10:53:01

봄철 알러지성 비염 극복 5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44]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코부터 시작하는 호흡기 통로의 주된 역할은 흡입하는 공기를 가온(加溫), 가습(加濕), 공기를 정화(淨化)하는 것인데 이러한 기능은 점액을 매개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코 역할의 충실도는 점액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곧 코에서 분비되는 점액양이 적당해야 하고, 점액의 점성이 적당해야 하며, 점액에 면역을 감당할 적당한 면역물질을 함유해야 한다. 또한 점액의 온도가 유지되어야 하고, 분비되는 점액이 섬모 운동으로 위장으로 넘어가는 순환의 고리가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앞서 설명했던 대사기능을 충실하게 하는 것과 순환력을 확보하는 것 모두가 결국은 분비되는 점액상태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

 

 

1. 코의 점액과 콧물

 

우리 몸 점막 대부분은 스스로 보호하고 맡은 바 임무를 담당하기 위한 점액을 분비한다. 코에서 분비되는 콧물은 우리가 호흡하는 대기와 점막세포 사이에 있으면서 두 층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방어적 측면의 완충과 기능적 측면의 역할을 담당한다. 콧물은 코점막 보호를 기본으로 하면서 온도조절, 습도조절, 비강 내로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이물질들을 포획하거나 녹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자정작용 등을 한다. 또한 콧물에 포함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여러 세포와 면역학적으로 활성이 높은 여러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비강 내로 침입하는 항원이나 미생물을 직접 방어한다.

 

콧물은 95~98%의 수분과 당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핵산, 당, 아미노산, 1~3%의 단백질, 지질, 1~2%의 전해질로 구성된다. 콧물은 하루 동안 코점막 1㎠당 0.5~1㎖ 곧 하루 성인 약 1L 정도가 생성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콧물의 양보다 절대량이 많으며 대부분은 위장으로 넘어가 몸에서 수액의 순환 과정을 겪는데, 나머지 일정부분은 숨 쉬면서 공기 중으로 배출되어 수분을 환수하지 못하므로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적당량의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이렇게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콧물과는 달리 비염에 의한 콧물은 성분도 다를 뿐만 아니라 생성 자체가 과도하게 분비되거나 조절되지 못하는 상태다.

 

 

곧 비염이 시작될 때는 정상적인 콧물 양이 많아지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비염이 심할 때는 콧물의 성상이 짙어지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비염 증상도 초기에는 콧물이 많아지는 정도를 거처 심해지면 점성이 높은 끈끈한 콧물, 색이 노래지거나 연두빛을 보이는 콧물 등으로 변화한다.

 

이러한 시점을 지나 일정 고비를 넘어가게 되면 코에서 점액 분비와 성상 조절을 못 하게 되어 콧물을 분비하지 못해서 건조해지다가 위축되고, 콧물 양을 통제하지 못하면서 점성이 없는 물코를 줄줄 흘리게 된다.

 

따라서 비염의 상태는 콧물의 양상으로 대변될 수 있으며 기초체온조절력, 순환력 등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본편에서는 내부적인 방법보다 외부적인 방법으로서 점액 분비를 조절하고 적절한 분비를 도와주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2. 적절한 점액 분비를 도와주는 방법은 세정법

 

코의 점막을 직접 자극하고 점액을 보충하는 방법은 세정제로 코의 점막을 세정하는 것이다. 세정제의 목적과 세정하는 방법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는데 세정제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세정제는 코의 점액과 같은 염분농도가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눈물의 농도인 0.9%의 염분농도를 가져야만 호흡기 점막에서 삼투압의 변화가 없으면서 자연스럽게 세정할 수 있다.

 

또한 세정제를 쓸 때 코의 점막 온도를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세정액을 분무하는 형태로 하는 것은 괜찮으나 이때는 체온과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

 

 

세정법을 세수에 빗대어 설명한다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생리식염수는 얼굴을 물로만 씻어낸다고 보면 되고, 시중에 판매하는 세정제는 세수할 때 비누를 사용하는 정도라 할 수 있다. 유용우한의원의 세정제는 세수한 뒤 오이팩을 한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세정제마다 적당한 횟수를 말하는데 생리식염수와 한의원의 세정제는 회수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상태에 맞추어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세정제를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코의 점막과 부비동 점막에 얼마나 넓은 부위를 자극할 수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스프레이 형식으로 분무 되는 세정제의 경우 방법에 따라 세정제가 접촉하는 부위가 달라진다.

 

보통 세정제를 분부하는 모습인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칙칙 뿌려주는 것은 코의 점막 면적을 기준으로 보면 30% 미만으로 접촉하게 되어 효과가 미진하다. 따라서 최대한 넓은 면적을 세정하려면 옆으로 누워서 코가 땅과 수평을 이루게 한 상태에서 세정해야 한다. 이러한 세정자세에서 어린이는 5회, 성인은 7-10회 정도 스프레이를 뿌려준 뒤 냄새를 맡는 느낌으로 코를 들이킨다.

 

이후에 천천히 고개를 돌리면서 뒤로 젖히면 코의 점막을 세밀하게 훑으면서 세정액이 점막을 자극하고 씻어내게 된다. 세정할 때 냄새를 맡는 느낌으로 세정제를 들이킬 때 세정액이 약간이라도 부비동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부비동 자극과 세정을 병행하여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3. 콧대를 따뜻하게 하면 코 점막의 점액 분비를 촉발

 

인체의 모든 기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정상 체온인 36.5℃일 때 효율이 가장 높으며 38도 정도일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그러므로 코가 자기 기능을 못 하는 시점에는 자연스레 점막의 온도도 낮아지거나 외부의 콧잔등 온도도 낮아진다. 따라서 콧잔등의 온도를 따듯하게 해주면 자연스럽게 코의 내부 온도를 높이고 점막의 점액 분비를 촉발할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적외선을 쪼이는 방법으로 한방 양방에서 치료 방법으로 시행하고 있다. 콧잔등과 안면을 온찜질하는 것도 코 온도를 높이고 점막의 기능을 촉발하는 방법이다.

 

이치는 같되 한의학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체온을 이용한 방법이다. 성인과 청소년의 경우 스스로 손을 비벼 열을 낸 후 콧잔등과 이마, 광대뼈 부위를 마사지하는 방법이다. 어린이의 경우 엄마가 손을 비벼 열을 낸 후 아이의 콧잔등과 안면을 마사지한다. 이렇게 체온을 이용한 마사지는 우리 몸의 기운과 호응이 이루어져 양호한 효과를 가져온다. 외부적인 자외선 조사나 온찜질이 체온을 높이는 것이라면 체열을 통한 마사지는 내 몸이 따뜻해지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4. 세수하면 부비동이 활성화해

 

세수는 얼굴을 깨끗하게 하는 가장 보편적인 위생생활이다. 그러나 세수를 거창하게 표현하면 오관을 여는 행위라 할 수 있다. 곧 세수하면 정신이 깨어나고, 눈이 밝아지며, 호흡의 통로가 깨어나고, 양치하면 입맛이 살아난다. 이때 호흡의 통로가 깨어나는 것은 콧잔등의 자극과 광대뼈 눈썹 부위에 있는 부비동이 간접적인 자극을 받으면서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때 재채기를 동반하면서 콧물이 늘어나는데 이것은 폭발적으로 활성화되는 모습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코의 점액 분비를 정상화한다.

 

이와 비슷한 형태로 얼굴에 김(수증기)을 씌우는 훈증이 있다. 이는 코를 데움과 동시에 호흡을 통하여 코점막에 수분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때 적절한 아로마향을 첨가하면 좀 더 효과적인 작용을 이루어 코의 점액 분비를 조절할 수 있다.

 

 

5. 속이 풀리는 음식을 먹으면 코도 풀려

 

우리 몸의 콧물이 가장 많을 때는 울 때와 특정한 시점에서 밥 먹을 때 흘리는 콧물일 것이다. 실제로 세정제 중에 눈물이 날 정도로 자극이 이루어지는 때도 있는데 그 정도의 세정은 한의사의 지도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코점막이 마비되어 점액 분비량이 극도로 적어진 상태였다가 코의 마비가 풀릴 때 콧물이 급격하게 많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 콧물은 많아지고 줄줄 흐르지만, 정상으로 회복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콧물을 흘리면서도 웃을 수 있고 편안하게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특히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종종 발생하는데 흔히 ‘속이 풀린다’라고 하는 음식을 먹을 때 발생한다. 가장 빈번한 경우는 숙취를 해소하기 위하여 해장국을 먹었을 때 발생하며 이때는 알코올에 마비된 소화기 점막이 풀리면서 덩달아 호흡기 점막이 풀리는 것이다. 따라서 호흡기 점막의 기능이 저하되어 점액 분비가 조절이 안 될 때 특정 음식을 먹고 소화기 점막의 흐름이 활성화되면서 더불어 호흡기 점막까지 살아나게 된다. 그러면 메말랐던 코는 콧물이 많아지고, 물코가 줄줄 흐르던 코는 콧물이 줄어드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때 핵심은 “맛있다. 시원하다”라는 표현이다. 맛이 없는 음식은 아무리 점막을 자극해도 맛이 없다는 말속에 소화기능이 위축되어 원활하게 점막 순환이 안 된다. 따라서 무조건 맛있는 음식이어야 한다.

 

모순되게도, 맛없는 건강식품보다 인공조미료가 들어 있는 라면 국물이 속을 풀어주고 콧물을 조절할 힘이 있다. 다음은 시원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뜨거워서 호호 불어먹으면서도 시원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와야 하며 먹고 난 뒤에도 속이 개운하다고 느끼게 하여야 한다. 다만, 속이 개운하기 위해서는 인공조미료나 감미료가 적게 들어가야 하는 과제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는 바람직한 음식으로는 생선 매운탕이다. 특히 생태탕과 대구 지리가 유명하다. 그리고 황태해장국이나 콩나물해장국, 맛있는 김치찌개도 이에 속한다.

 

이러한 맛있고 시원한 국물을 먹으면서 얼굴에 땀이 나고, 콧물이 줄줄 흐르면 한방에서 말하는 하기(下氣,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며 전신에 땀이 나면 수승화강(화기-火氣를 내리고 수기-水氣를 오르게 함)이 완성된 것이기 때문에 일정 시간 코는 정상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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