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를 일으키는 원인과 그 치료

2022.07.17 11:23:46

외부활동을 활발히 하고, 산과 들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48]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이 겪는 다양한 질병은 물리적으로 좋지 않은 몸의 상황 때문에 일어난다. 아무리 심리적, 정서적인 문제로 질병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드러나는 증상은 인체의 몸에서 표출되기에 대부분 이러한 정의를 벗어나기 힘들다.

 

흔히 정신적인 문제에 기인한 질환인 정신질환과 자폐, 공황장애, 조현병 등등마저도 육체에서 증상이 드러나며 이에 기반한 인과가 존재한다. 필자도 자폐아를 진료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재차 확인하였게 되었다. 자폐라는 정신질환이 실제는 대부분이 뇌성마비나 발달장애가 병행되었음을 인지하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질병명을 분류할 때 뚜렷한 물리적인 병인을 찾지 못하면 신경성(神經性)이란 접두사를 붙여 병명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정신적인 요소가 문제라기보다는 병의 원인을 찾지 못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병명이라 본다. 그 가운데 최근에 많은 환자가 정신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공황장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공황장애란?

 

공황장애란 객관적으로 보기에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극심한 불안에 사로잡혀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 곧 죽거나 미칠 것 같은 극단적인 공포에 빠지는 상태인 공황발작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장애를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황 발작이 다시 일어날까 봐 계속 걱정하고 공황 발작의 결과에 대해 근심한다. 공황 발작을 경험한 뒤에는 그와 비슷한 상황이나 장소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되어 특정 장소나 상황을 두려워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피하는 행동 등의 악순환 고리를 말한다.

 

이러한 공황장애는 불안 장애 중에서도 가장 격렬하고도 극심한 장애로 갑작스럽게 밀려드는 극심한 공포, 곧 죽지 않을까 하는 강렬한 불안인 공황 발작을 반복적으로 일으킨다.

 

 

공황장애의 공통적인 진단 기준

 

(1) 예기치 못한 공황 발작이 반복된다.

(2) 적어도 한 번 이상 발작이 있고 나서 한 달 넘게 다음 세 가지 증상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이 생기면 해당된다.

① 또다시 공황 발작이 올까 봐 지속해서 걱정함.

② 공황 발작과 관련 있을 여러 가능성이나 결과를 걱정함.

③ 공황 발작과 관련해 현저한 행동상의 변화가 나타남.

(3) 공황 발작이 물질이나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의 직접적인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다.

(4) 불안 발작이 다른 정신 장애에 의해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2. 공황 발작(panic attack)이란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급박하고도 강렬하게 엄습해 오는 공포를 공황 발작이라고 한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극심한 공포가 밀려들고, 강렬한 불안과 생리적인 공포반응이 나타나고, 이와 더불어 ‘곧 질식해서 죽을 것 같다’ 또는 ‘심장마비가 올 것 같다’라는 파국적인 생각과 같은 인지 증상이 나타난다.

 

공황 발작의 진단 기준

(1) 가슴이 두근거림, 심장이 두근거림, 또는 심장박동수 증가.

(2) 땀 흘림.

(3) 떨림 또는 전율.

(4) 숨 가쁜 느낌 또는 숨 막히는 감각.

(5) 질식감.

(6) 흉부통증 또는 불쾌감.

(7) 메스꺼움 또는 복부 고통.

(8) 어지럽거나, 불안정하거나, 머리가 띵하거나, 기절할 것 같은 느낌.

(9) 비현실감.

(10) 자제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또는 미칠 것 같은 두려움.

(11) 죽음에 대한 두려움.

(12) 감각 이상이나 마비.

(13) 오한 또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

 

이러한 증상이 4가지 이상 드러나는 경우 공황발작이라 한다. 이러한 증상은 갑작스럽게 나서 10분 이내에 그 증상이 최고조에 도달하여 극심한 공포를 일으킨다. 이러한 공포는 10~20분간 지속되다가 빠르게 또는 서서히 사라진다.

 

 

3. 심장(心臟)을 중심으로 살펴본 공황장애

 

우리 몸의 혈액 순환을 담당하는 심장과 마음을 한의학에서는 하나로 보았다. 정신과 두뇌를 다른 언어로 표현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렇게 심장(心臟)과 마음(心)을 하나로 보고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마음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병인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인간이 태어나서 경험하는 가장 큰 부담이나 스트레스는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다. 이러한 불안과 공포는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또한 우리의 생존을 위한 적응 반응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불안 공포 공황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생존을 위한 방어기제가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불안이란 무언가 확실치는 않으나 위험이 곧 닥쳐오리라는 생각에 압도당해 긴장된 상태에 빠진 것이다. 불안한 상태에서는 막연한 두려움과 짜증을 느끼며 초조하므로 주의집중이 안 된다. 반면에 공포는 두려움의 대상이 뚜렷해서 이를 피할 수 있고, 공포의 대상이 사라지면 더는 지속되지 않는다.

 

공포감은 외부에 있는 공포자극에 의해 생기지만, 공황 발작은 외부가 아닌 신체 내부의 감각 단서가 자극되어 나타난다. 공황 발작에서는 자제력을 잃고 미치거나 죽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가장 두려운 증상이지만, 공포증에서는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속이 메스껍고 자제력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크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여 공황장애를 정의하면 내부적인 요인에 의하여 생존에 대한 방어기제가 발생한 모습이며 이를 축소하여 설명하면 심장에서 기인한 방어기제라 할 수 있다. 심장이 본연의 역할인 산소공급 능력이 저하되어 심장 자체도 산소공급을 못 함은 물론 몸에도 산소공급을 못 하여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비상사태로 이에 대한 대책과 방어 작용으로 공황발작과 같은 증상이 표출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심장을 중심으로 한 육체적인 증상과 마음을 중심으로 한 정신적인 증상이 혼재되어 드러난다.

 

이것은 몇 가지 공황장애의 원인과 치료법에서 더욱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 때 공황장애를 겪는 분들에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① 수면 장애가 있다

대부분 잠들기 어렵고 수면 유지가 힘겨우며 불면증을 앓는 분들도 많다. 특히 수면 부족이 누적되면 공황발작이 더 드러난다.

 

 

② 스스로 마음이 약하다는 인식이 있다

사소한 것에도 마음의 상처를 입으며 감정의 진폭이 크다. 주변의 시선에 민감하며 별거 아닌 것에도 잡념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③ 산소 농도가 낮은 공간을 인지

인구 밀도가 높은 밀폐된 실내에 온도마저 높으면 산소농도가 급격하게 낮아진다.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분들의 경우 이러한 공간에 접어들면 답답하거나 덥다는 느낌이 들며 오래 지속되면 질식감과 더불어 답답, 구역, 두통과 더불어 공황발작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자동차나 지하철, 비행기와 같은 교통수단의 좁은 공간, 환기가 잘 안 되는 건물 등이다.

 

 

4. 공황장애 원인을 한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양방의 관점에서 공황장애 원인 가운데 하나로 과잉호흡이론(hyperventilation theory)이 있다.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호흡 기능과 관련된 자율신경계의 생물학적 결함으로 인해 혈액 속의 이산화탄소 수준을 낮게 유지해야 하며 그 결과 숨을 깊고 빠르게 쉰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과잉호흡이 공황 발작의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를 반대로 보면 세포에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과잉호흡이 필요한 몸 상태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심장마저도 산소가 부족해서 한숨, 하품, 답답함을 넘어 과잉 호흡 상태에 이르게 되고 심장박동이 급격하게 빨라진다. 산소 농도가 낮아진 환경에서 결국 산소가 부족해진다. 내부적으로는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저혈압 등 심혈관계 기능이 떨어진 상태, 빈혈상태, 혈구의 힘이 떨어진 상태에서 산소가 부족해진다. 한방의 관점에서 보면 간과 비장의 기능이 떨어질 때 산소가 부족해져서 공황장애를 일으킨다.

 

또 다른 공황장애의 원인인 인지행동적 관점으로 보면, 공황장애 환자들은 평소보다 강하거나 불규칙한 심장박동이나 흉부통증을 심장마비의 전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호흡곤란을 질식사로, 현기증과 몸 떨림을 자신이 미치거나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는 것이라고 파국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과잉된 걱정과 공포는 더 큰 위협이 되므로 가슴이 더 빨리 뛰고, 점점 더 파국적인 생각을 하게 되어 결국에는 극심한 공황 발작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를 한방적으로 보면 직접적인 심장의 물리적 이상인 경우인데 심장박동이 불안정한 만큼 마음도 비례해서 불안정해지므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볼 수 있다.

 

 

5. 공황장애의 치료, ‘공황발작’은 자연스러운 방어작용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은 정신과 마음에 이상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이것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나면 급격하게 자존감이 떨어지고 삶의 질도 떨어지게 된다. 특히 공황장애의 경우 공황 발작을 일으키면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를 동반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더더욱 피폐해지게 된다. 그러므로 막연하게 자신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자괴감을 떨쳐내고, 육체적인 심장이 약해진 것이라고 인식을 전환하여 이를 튼튼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① 심장을 튼튼하게 하자

우리 몸의 심장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끊임없는 박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휴식 없는 운동을 하고 있어서 한번 약해지면 쉽게 회복되기 어려운 기관이다. 따라서 저절로 강해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여 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으로 한약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우황청심환과 공진단. 천왕보심단과 같이 심장을 튼튼히 하고 혈류 흐름을 개선하는 한약이 있다.

 

두 번째로는 절대적인 숙면이 필요하다. 심장의 활동이 낮에 100의 활동을 할 때 수면 중 50의 활동을 하면서 50의 휴식을 취하게 된다. 따라서 수면에 대한 일상적인 지침을 준수하면서 한방, 양방 모두의 도움을 얻어 깊이 잠을 자야 한다.

 

세 번째로 운동을 해야 한다. 심장의 건강은 얼마나 빨리 뛸 수 있는가와 얼마나 느리게 박동할 수 있는가의 진폭이라 할 수 있다. 심장이 약한 사람은 빠른 심박동을 견디지 못하고 또한 느려지지 못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폐기능을 향상하도록 하는 것이 정석이다. 본인에게 적절한 운동 종류와 운동양으로 꾸준하게 노력하도록 하자.

 

 

② 비장의 기능을 살리자

한의학적으로 살펴보는 비장은 낡은 피를 파괴하고 새로운 혈액을 만들며 남는 혈액을 저장하는 혈액의 관리자이다. 따라서 맑고 튼튼하고 넉넉한 혈액이 있어야 몸에서 산소공급을 충실하게 하고 심장의 부담을 줄여준다. 따라서 비장을 튼튼하게 해야 하는데 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소극적인 방법과 비장을 튼튼하게 하는 적극적인 방법이 있다.

 

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첫 번째는 절대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 과식으로 식곤증을 느끼고 명치와 가슴이 답답해지고 심해져 어지러움과 두통을 느꼈다면 비장을 쥐어짜고 심장마저 부담을 준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졸릴 때 무조건 자는 것이다. 우리 몸의 졸림은 기본적으로 뇌를 보호하고 비장을 보호하며 심장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어 작용이다. 이때를 순응하지 않고 버티게 되면 뇌도 쥐어 짜임을 당하고, 비장도 쥐어 짜임을 당한다.

 

비장을 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약과 더불어 맨발로 걷는 것이다. 한약은 조혈 작용을 도와주는 치료약과 보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병행하여 운동해야만 한다. 이때 숨이 가쁘고 심박동이 높아지는 운동은 비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걷는 정도가 적당하다. 그런데 허약한 사람에게는 이마저도 노동(勞動)에 가깝다. 따라서 걸을 때 맨발로 땅을 걸어 모래와 돌, 흙을 밟는다면 포괄적으로는 땅의 도움을 받고, 미시적으로는 비장 경락의 자극을 받아 비장이 튼튼해진다.

 

③ 햇빛을 쪼이자

공황장애를 호소하시는 분들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광합성을 충실해지도록 하면 호전된다고 말한다. 곧 해가 뜨면 밖에 나가서 보내다 해가 지면 돌아오는 생활을 하도록 권유한다. 해와 더불어 살면서 인간의 마음이 넓어지고 강인해지는 효과가 있다.

 

또한 바깥이 산소가 넉넉한 공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실내를 아무리 환기하고 공기를 정화한다고 하여도 평범한 실외보다는 산소 농도가 낮다. 그러므로 공황장애로 고생을 하시는 분들은 될 수 있으면 외부활동을 활발히 하고 공기 좋고 물 맑은 산과 들, 바다에서 생활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도록 노력하자.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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