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때 음악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박연은 본래 충북 영동의 유생이었는데
공부하는 틈틈이 피리를 배웠습니다. 그런 박연이 과거를 보러 한양에 올라가
이곳저곳 둘러보다가 궁궐 내 전악서에서 연습하던 어느 악공의 피리 소리를 듣고는
곧바로 자기 연주를 평하여 달라고 했습니다. 박연의 피리 소리를 들은 악공은 “가락이 상스럽고 장단에 맞지 않는데다 옛 버릇이 굳어져 고치기가 어렵겠다.”고 말합니다. 박연은 양반이었지만 악공의 말에 화를 내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간절히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그 뒤로 날마다 부지런히 배우더니, 얼마가 지난 뒤에는 오히려 그 악공이 스승으로 삼을 정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조선 전기의 학자이며 문신인 성현의 《용재총화(慵齋叢話)》제8권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박연이 과거 공부와 함께 음악에도 매달렸기에 세종임금에게 큰 신하가 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