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돼지해라고 하는 정해년 한해가 저물었습니다. 올 한해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섣달에 있었던 태안 기름유출 사고는 정말 큰일이었지요. 특히 기업과
정부의 잘못으로 벌어진 태안 사태가 죄 없는 주민들과 온 국민에게 아픔을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이어졌던 자원봉사의 물결은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우리 겨레의 특징, “더불어 살기”의 본보기입니다. 젊은이들이 겨울
바다를 등지고 곱은 손으로 기름 닦아내는 것을 볼 때 가슴이 찡했던 것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동짓날 팥죽으로 고수레를 하는 마음과 섣달 그믐날 아이들이 풍물굿을 쳐 거둔
곡식을 노인들만 계신 집이나 병든 사람이 있거나 어려워 떡을 해먹을 수 없는
집에 담 넘어 던져주던 “담치기” 풍속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정해년 한해
베풀어주신 사랑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