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교육의 시대, 마지막 수업에 던져진 노동자

  • 등록 2025.10.17 11: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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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더 클래스>, 2025 제10회 <여성연극제> 무대에
블랙코미디로 해부한 ‘대한민국 노동 시장의 민낯’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2025 제10회 <여성연극제> ‘기획초청’ 작으로 뽑힌 연극 <더 클래스>(마트야스 주판치치 작, 백순원 연출)는 해고 위기에 몰린 계약직 노동자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재교육 세미나’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다. 살아남기 위해 강사의 지시를 따르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은 끝없이 추락하고 노동자는 점차 소모품으로 전락한다.

 

 

연극 <더 클래스>는 경기침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산업구조 개편 등으로 파상되는 노동시장의 변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불안정한 일자리 구조와 재교육 시스템이 개인을 어떻게 압박하는지를 보여준다. ‘품질 좋은 인적 자원’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들의 처절한 생존기는 권력과 자본에 종속된 현재 대한민국 노동계급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압축한다. 연극 <더 클래스>는 관객이 웃음과 불안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며 오늘날 노동 현실의 잔혹한 단면을 드러낸다.

 

국제적 권위의 작가 마트야스 주판치치, 백순원 연출이 지적한 대한민국 노동 현실과 맞닿다

웃음 속에 담긴 불편한 질문, 씨어터 백의 작품 세계를 담다

 

 

연극 <더 클래스>는 슬로베니아 출신 극작가 마트야스 주판치치의 작품이다. 작가는 자국 으뜸 권위의 희곡상인 그룸상(Grum Award)을 다섯 차례 받은 거장이다. 특히 <더 클래스>는 2006년 그룸상 수상 당시, 시적이면서도 잔혹하고 코믹함과 섬뜩함을 동시에 품었다는 극찬을 받았다. 지구 반대편 이야기임에도, 계급 간 소득격차와 정규직을 갈망하는 청년의 절실함을 담은 서사는 오늘날의 대한민국과도 겹치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불안 속의 운동>, <다섯 소년들>, <문신> 등 다양한 작품으로 동시대적 표상을 무대 위에 올려 온 백순원 연출은 풍자와 블랙 코미디적 장치를 적극 활용해 현실의 냉혹함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한다.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관객은 곧 인간 존엄의 상실이라는 불편한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작품은 잔인한 현실 속에서 자신만의 해방구를 고민해 보게 만드는 문제작이다.

 

 

극단 씨어터 백은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 개인의 문제를 확장하여 사회구조의 문제와 결부시키는 작업을 통해 ‘인간다움에 대한 고찰’, 그리고 잠시나마 지금의 나를 바라보기 위한 ‘멈춰서기’를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창작 집단이다. 연극 <더 클래스> 역시 씨어터 백의 창작적 원천과 맞닿아 있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리라 기대해 본다.

 

한국여성연극의 계보를 이어 나가는 연극인들 총출동:

연극계를 이끄는 창작자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기회!

 

연극 <더 클래스>는 10월 30일(목)부터 11월 2일(일)까지 서울씨어터 202에서 관람할 수 있다. 예매 관련 자세한 정보는 인터파크 누리집(인터파크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가을은 제10회 여성연극제와 함께 다양한 공연관람과 부대행사로 즐거움을 경험해 보자. (공연일정 참조)

 

 

이나미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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