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서울의 서쪽 경계선인 강서구 공항동에서 불과 20여 km 거리에 북한을 마주볼 수 있는 애기봉(愛妓峰) 전망대가 있다. 이곳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강화도를 향하여 흐르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기도 하여 고려시대 및 조선시대에는 개성과 한양으로 오는 배들이 밀물시에는 상류로 썰물시에는 하류로 매일 수백척씩 오르내리던 물류 이동의 요충지였지만, 한국전쟁을 거친 후 휴전선이 강의 중앙이 된 뒤로는 모든 뱃길이 끊겨서 적막하기만 하다.
애기봉 전망대에서 북한지역 낮은 야산과 농경지 사이에는 황토길이 나있고 양지바른 곳에는 선전마을로 지어진 4~5층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애기봉전망대에 올라 북녘땅을 굽어보니 분단된지 70여년이 아득하다. 바쁜 일상생활로 평상시에는 까마득히 잊고 살아가는 분단의 현실이 새삼스럽게 눈앞에 다가왔다. 시절이 봄이 되고보니 북녘땅 논밭에도 밭갈이와 모내기 준비를 하는 것이 보였다. 직선거리로 1.5km 만 넘어가면 되는 곳으로 가깝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이웃인데, 30여개 가로지르는 한강의 다리 하나의 거리만 건너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지금은 금단의 영역으로 앞으로도 언제쯤이나 가볼수 있을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땅이다.
언제쯤 세월이 흘러, 남북이 근처에 있는 외국처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오고가면서 살수 있는 날이 올 때가 있을까 그저 마음속으로 상상하면서 내려왔다. 우리는 권위주의와 독재가 판치던 시절에도 늘 《우리의 소원은 통일》노래를 부르며 통일은 우리가 당연히 해야할 민족의 가장 큰 염원이라고 해왔지만, 요즈음에는 남북통일이 못사는 북한주민들을 남한국민이 먹여살려야 하는 부담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오히려 반대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듯하다.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오늘의 한민족에게도 어느날 문득 통일이 온다면,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보는 북녘땅은 자동차를 타고서 다리를 건너간다면 5분이면 갈 수 있을것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통일은 기약할 수 없다 하더라도 한민족이 비록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살고 있다 할지라도 서로 원수처럼 살아가는 것은 같은 조상을 둔 한민족으로써, 또 아무 관계없는 머나먼 외국과도 잘 지내는 오늘날 국제관계를 생각하면 다시 한 번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 금강산 관광이 다시 열림으로 인하여 언젠가 통일할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 다시 단절의 세월이 15년이 되어간다. 분단의 현장 애기봉전망대를 보고 오면서 조상님께 부끄럽지 않고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오늘날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