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이 시대를 향한 묵시록

  • 등록 2026.05.09 10:30:24
크게보기

고통받는 바이러스 난민들의 여정을 그린 SF연극
‘극장 봄’, <은하백만년의전쟁사Ⅰ: 보건 파시즘의 출현>
혐오와 차별을 넘어 ‘우리’라는 이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가 잃어버린 인류의 기원은 어디에 있는가?”

2080년, 보건 파시즘이 통치하는 차가운 미래. 폐쇄된 유원지의 낡은 극장에 숨어든 두 남녀는 밀항선을 기다리며 목숨을 건 게임을 시작한다. 고열의 환각 속에서 인간은 한낱 단백질 덩어리로 해체되지만, 그 비루한 육체 너머로 존엄과 사랑이라는 기이한 외침이 터져 나온다. 2080년의 기록이 2026년의 당신에게 전달되는 순간, 닫혔던 극장의 문이 열리고 연극이 시작된다.

 

모순적이면서도 환상적인 회전무대

극중 인물들이 밀항선을 기다리는 배경이자 무대는 ‘버려진 해변가 유원지 극장’이다. 무대는 실제로 회전할 수 있는 회전목마와 옛 극장 소품들로 디자인되어 있다. 인물들의 신체ㆍ심리적인 상황과 별개로 무대는 아름답고 동화적이다. 인물들은 아름다운 극장에서 질병, 폭력에 노출된다. 동시에 의인화된 바이러스가 춤추는 환상도 공존한다. 무대는 기이하고도 모순적인 분위기를 극화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구현돼 작품의 매력을 가중시킨다.

 

 

시적 대사를 이해하고 표현해 내는 출연진 구성

<은하백만년의전쟁사> 희곡 텍스트는 일상적인 대사로 구성되지 않았다. 시인인 최치언 작ㆍ연출 특유의 구조적이고 시적인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버려진 자는 버려진 자답게 말해!’, ‘네가 쓰는 글은 아마도 그 과거를 지금 불러내어 구원하는 글일 거야. 돌고 도는 이 회전목마처럼.’ 이러한 시적인 대사들을 수행할 수 있는 배우들이 제작에 참여한다.

 

당신 역의 원인진은 <이상한 나라의, 사라>, <변두리 소녀 마리의 자본론> 등의 다양한 희곡 발표를 통해 활발한 극작가 활동을 겸하고 있는 배우다. 보건경찰 2 역의 강기림 배우는 가수 겸 시인으로(필명: 강정), 『처형극장』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 『키스』 외 여러 권의 시집을 내고, 현대시작품상을 받은 적이 있다.

 

 

최치언 작ㆍ연출은 평소 창작집단 상상두목 극단 활동 중에 문학 이론과 작품 스터디를 진행하며 ‘좋은 텍스트에서 좋은 공연이 나온다’라는 슬로건을 실천하고 있다. <은하백만년의전쟁사> 또한 참여진들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섬세한 테이블 작업을 병행했다. 작ㆍ연출인 최치언의 이전 작품에도 포스트 서사극(<안산, 황금용> 시멜페니히 작, 최치언 윤색ㆍ연출 2025)이 있으며 이번 <은하백만년의전쟁사>에서도 특화된 연출 형식이 발휘될 예정이다.

 

‘코로나(covid-19) 시대에 있었고, 코로나를 소재로 표현하는 연극 공연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covid-19) 확진자 발생 이후 2023년 8월 30일까지 대한민국 국내 감염자는 총모두 34,572,554명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공연 사업은 심하게 축소되었다. 공연이 취소되는 일이 잦았고, 진행되더라도 공연장 내 좌석 수를 제한해야 했다. 코로나로 얼어붙었던 연극계에서, <은하백만년의전쟁사>는 전면으로 사태를 겪으며 발전해 온, 코로나를 입증하는 유일한 연극 작품이다.

 

2020년 12월 12일부터 27일까지 진행했던 ‘3단3색 안녕, 코로나’에서의 입체낭독극은 당시 전파 상황으로 예매 환불이 진행되었고 내부 관련자 워크숍으로 변경되어 진행됐다. 낭독극은 연극으로 발전됐으나 2021 종로문화다양성연극제 온라인 극장에서 실황 영상으로 대체 상연되었다. 2023년에 이르러서야 일상문화공감도시 강북Festa에서 오프라인으로 처음 관객들을 맞이했다.

 

현시점인 2026년 4월에도 코로나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3월 3일 코로나 백신 접종자의 부작용으로 심근경색이 인정되었다. 감염 후유증, 백신 부작용, 그리고 사망자는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는 슬픈 현실이다. <은하백만년의전쟁사>는 이러한 고통을 인지하고 그려낸, 역사적 작품이다.

 

 

출연진은 강기림, 김시원, 유은지, 원인진, 이정진, 임지성이며, 제작진은 무대디자인 손호성, 음악(초연) 이동근, 움직임(초연) 양은숙, 조명 이정진, 프로듀서 구한민, 기획ㆍ홍보 배민정ㆍ 고유연, 조연출ㆍ음향OP 고낙원, 조명OP 양지혜, 영상OP 이지연, 무대감독보 홍진우, 진행 바아라ㆍ오하은, 홍보물디자인 낮과밤이 함께 한다.

 

지난 5월 8일(금)부터 5월 17일(일)까지 모두 9회에 걸쳐 고통받는 바이러스 난민들의 여정을 그린 SF연극 <은하백만년의전쟁사Ⅰ: 보건 파시즘의 출현>은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 14. ‘극장 봄’에서 열리고 있다. 공연 시각은 평일 저녁 7시 30분, 주말 낮3시며,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전석 30,000원이며, 네이버예약(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1629064/items/7566745?startDateTime=2026-05-09T00%3A00%3A00%2B09%3A00)에서 할 수 있다. 공연에 관한 문의는 창작집단 상상두목( 0502-1922-0078, 0505-041-0707)으로 하면 된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105, 5층-J45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전송 겸용 : 02-733-5027 발행·편집인 : 김영조 | 편집고문 서한범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