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가장 사랑받은 ‘이대원’

  • 등록 2026.08.09 10: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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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이대원: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8월 6일부터 오는 11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이대원: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대원(李大源, 1921–2005)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은 화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과수원과 산, 연못과 들판을 원색으로 가득 채운 그의 풍경화는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눈과 마음을 붙들어 왔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화가’, ‘팔자가 좋은 화가’라는 말도 늘 그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바로 그 친숙함 때문에, 우리는 그의 그림을 너무 쉽게 보아 온 것은 아닐까.

 

 

이번 전시는 이대원을 단순히 밝은 풍경을 그린 화가로 보지 않는다. 그의 환한 화면은 타고난 낙천적 기질의 산물이 아니라, 오랜 관찰과 배움, 절제를 거쳐 이룬 조형적 성취였다. 자수의 색실, 나전칠기의 빛, 화각의 투명한 색, 동양화의 운필과 준법은 그의 화면에서 직접적인 재현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것들은 색선과 색점, 색면이 중첩된 현대 회화의 언어로 전환되었다. 그의 빛은 색점을 나란히 놓아 시각적 혼합을 일으키는 신인상주의 점묘의 빛과 달리, 화면 위에 떠 있지 않고 표면 안에 박혀 쌓인다.

 

이대원은 서양화를 그렸지만, 한국의 공예와 동양 회화가 지닌 조형 방식을 자신의 회화 안에서 주체적으로 재구성했다. 전통은 그에게 빌려 오는 소재가 아니라 화면을 이루는 바탕이었으며, 서구의 모더니즘 역시 그대로 따를 양식이 아니라 스스로 소화하고 넘어설 대상이었다. 배우되 갇히지 않았고, 이어가되 휩쓸리지 않았다. 그리고 같은 장소를 수십 년 동안 바라보며 자신만의 색채와 리듬을 완성해 갔다.

 

 

 

그의 그림에 슬픔이 보이지 않는 것은 슬픔을 몰랐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많은 역할과 책임을 감당했고, 그 모든 이름을 잠시 내려놓은 농원에서 그림을 그렸다. 이 전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대원의 그림을 다시 바라보는 자리다. 그 밝음의 안쪽에 깃든 축적과 절제의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마침내 그가 도달한 환하고, 평정한 세계와 만나게 된다.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바로 그 세계와.

 

관람 시간은 화ㆍ목ㆍ금ㆍ일요일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고, 수ㆍ토요일은 아침 20시부터 밤 9시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2,000원(※덕수궁 입장료 1,000원 별도)며, 전시에 관한 문의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02-2022-0600)으로 하면 된다.

 

이한영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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