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카이스트 교수] 앞에서 외래어표기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신에 외국어 표기법을 만들자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외래어를 걱정할 시대는 지났습니다. 외국어 시대가 온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외래어는 우리말이 된 외국어라고 하였는데 우리말이 되었으면 그대로 사전에 올려 쓰면 그만이지 따로 표기법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규정에도 ’외국어 표기는 외래어표기법을 따르라‘고 하였으니 사실상 이름만 다르지, ’외국어 표기법‘이었던 셈입니다.
그러나 이왕 외국어 표기법을 새로 만들자고 한 이상 이름만 바꿀 일은 아닙니다. 외국어 표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모든 외국어를 표기할 수 있는 ’세계적인 문자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외국어를 한글 기반으로 표기할 수 있게 되면 그게 바로 ’세계문자‘가 될 것입니다. 다만 우리말 표기 체제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간 잃어버렸던 훈민정음의 표음기능을 회복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래 소개하는 ’한글20‘이 그 결과입니다,
한글 20은 무엇인가?
우리가 매일 같이 쓰는 숫자는 0부터 9까지의 10글자를 ’조합‘하여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9‘자를 겹쳐 ’99‘를 만들면 왼쪽 9는 10이 9개라는 뜻이고 오른쪽 9는 1이 9개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한 자리씩 올라감에 따라 단위가 10배씩 올라가는 것을 10진법이라 하지요. 10진법은 글자가 10개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10이라는 숫자는 이렇게 대단합니다.
주시경 선생은 한글의 기본자음이 10개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현행 한글자음 14자 중에서 ㅋ,ㅌ,ㅊ,ㅍ 네 글자는 각각 ㅎ과의 합자로 보고 뺀 것입니다. 곧 ㅋ은 ’ㄱ+ㅎ‘이고, ㅌ은 ’ㄷ+ㅎ‘으로 대치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기본모음 역시 10개면 됩니다. 이는 글쓴이의 생각입니다. 그 까닭은 비슷합니다. 현행 한글 모음 10개 가운데 ㅑ, ㅕ, ㅛ, ㅠ는 모두 ’ㅣ‘와의 합자로 보아 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ㅑ는 ’ㅣ+ㅏ‘입니다. 대신 ㅐ, ㅔ, ㅚ와 ㆍ(아래 아 혹은 하늘 아) 등 4개의 단모음은 기본모음으로 포함시켜야 합니다.
ㆍ(하늘 아)는 ‘어’도, ‘아’도 아니며 ‘오’도 아닌 소리입니다. 어린아이가 내는 자연의 소리로 보면 됩니다. 훈민정음에서는 이를 모음의 기본으로 보았습니다만 지금은 쓰지 않아 글자가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는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 coffee의 co는 ‘커’로 들리기도 하지만 ‘카’ 혹은 ‘코’로도 들립니다. 이 모음이 바로 ㆍ(하늘 아)인 것입니다. 따라서 coffee를 한글로 표기한다면 ’ᄏᆞᅋᅵ‘가 될 것입니다.
기본자음과 기본모음은 각각 더 쪼갤 수 없는 음운의 최소 단위입니다. 이를 음소(音素 Phoneme)라 부릅니다. 놀라운 것은 이 20개의 기본자모 이상의 음소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음가들은 이들 음소를 합성하여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대단한 사실입니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 신기합니다. 다만 이는 글쓴이의 주장일 뿐 학계의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토론과 연구를 통하여 합의를 이루어 낸다면 음성학의 일대 발견으로 치게 될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마치 숫자가 10개로 되어 활용도가 높듯이 자음과 모음이 각각 10개이기 때문에 엄청난 활용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본 자모가 모두 20개이므로 글쓴이는 이 새로운 문자 체제를 ’한글20‘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아래 표는 이들 기본자모의 번호를 보입니다. 숫자 ’0‘과 자음 ’ㅇ’, 그리고 하늘 아 ‘ㆍ’를 맨 앞줄에 배치하여 혼동을 피했습니다. 모음은 순서를 좀 바꾸고 시각적 효과를 위하여 빨간색으로 보였습니다. 이들 번호는 순서를 나타내지만 각각 자모를 대신하는 기호로도 쓸 수 있습니다.
한글20의 기본자모: 외국어표기법의 기본 글자
재론하지만 ’한글20‘은 외국어 표기를 위한 제안일 뿐입니다. 한국어는 현행 한글 자모 24자로 표기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한글20의 활용가능성
한글20의 가장 중요한 활용처는 당연히 외국어 발음표기입니다. 이 밖에도 자음과 모음이 각 10자라는 기적 같은 사실은 컴퓨터 시대에 무한한 응용 가능성을 열어 줍니다. 특히 한글로 쓴 문서를 위 표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0부터 9까지의 숫자로 대체할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은 아래와 같이 수치화됩니다.
대한민국 = 3.7/ 9.2.2/ 5.1.2/ 1.6.1
모음은 빨간색으로 구별하고 음절은 ’/‘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초ㆍ중ㆍ종성을 점으로 구분하였습니다. 곧 초성자음 다음에 점을 찍으면 다음 자는 모음이고 모음자 다음에 점이 있으면 종성 자음이 옵니다. 합자는 두 자릿수로 나타납니다.
위 수치화에서 영어의 ’I’는 한글로는 ‘아이’로 표기되어 0.2/0.1 두 음절이 됩니다. 그러나 초성 ‘ㅇ’은 음가가 없으므로 0.21 한 음절로 쓸 수도 있습니다.
한글은 어떤 언어라도 말소리를 표기하므로 인간의 말소리는 다 수치화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결국 한글20은 인류의 말소리를 글자로, 글자를 숫자로 전환해 주는 엄청난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말소리와 모든 언어의 문서를 0부터 9까지의 숫자로 표현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언어별 데이터베이스를 단순화시킬 가능성도 보입니다. 또한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글자를 보지 못하거나 말을 못하는 장애인도 말하고 글자를 쓸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 ‘한글20을 세계에 전파하는 전략’에서 더 논하겠습니다.
한글20의 기본자모: 외국어표기법의 기본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