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5. 흰색 두루마기를 입고 마이크를 쓰지 않았던 임방울 명창

  • 등록 2010.03.21 23:58:50
크게보기

1795. 흰색 두루마기를 입고 마이크를 쓰지 않았던 임방울 명창

우리나라 최고의 소리꾼으로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임방울 명창은 1904년 광주시 광산구 송정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임 명창은 서당보다는 소리판에 더 마음이 있어 14살부터는 책 보따리를 내동댕이치고 소리판에 뛰어들었지요. 그 뒤 1930년 전국명창대회에서 장원의 영광을 차지한 후 본격 소리꾼으로 나섰습니다.

임 명창은 목이 잡혔다 트였다 하기를 수십 번 가슴이 붓고 목에서 피가 쏟아지는 고비를 거듭하여 비로소 목을 얻었는데 외삼촌인 국창 김창환의 소개로 25살에 서울에 올라와 첫무대에 섭니다. 그 첫무대에서 쑥대머리를 불러 선풍을 일으킨 후 일본 콜롬비아 레코드사에서 측음기판으로 음반을 내 1백20만 장이라는 지금도 이루기 어려운 판매기록을 세웠지요.

자신의 대명사처럼 유명해진<쑥대머리>를 부르며 임 명창은 일제치하의 암담한 민족현실과 가난에 대한 한스러움을 춘향의 신세에 대비해 울분의 소리를 토해냈습니다. 해소 때문에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임 명창은 1961년 부산 공연 중 피를 토하고 쓰러져 5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고 최초로 국악예술인장으로 장례를 치렀지요. 평생 양복 입기를 꺼리며 흰색 한복 두루마기를 즐겨 입었던 그는 공연 때 소리의 왜곡이 싫어 마이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공치사나 돈 받기를 외면했으며, 번 돈은 어려운 이웃에게 아낌없이 써버려 유족에게 아무런 유산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진정 위대한 사람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임방울 명창의 쑥대머리를 들어보면 좋을 일입니다.

김영조 pine0826@gmail.com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