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0. 서울 청량리 숭인원은 대한제국의 슬픔을 담고 있다

  • 등록 2010.05.09 22: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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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 서울 청량리 숭인원은 대한제국의 슬픔을 담고 있다

사적 361호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204-2에 있는 숭인원(崇仁園)은 조선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아들 이진(1921~22)의 묘입니다. 영친왕은 형인 순종이 즉위하면서 황태자가 되었으나 11세에 일본에 볼모로 잡혀갔습니다. 원래 약혼녀가 있었지만 일제에 의해 강제로 파혼당하고, 1920년 일본 왕실의 나시모토 마사코(梨本方子, 이방자)와 정략결혼을 하였지요. 조선 황실의 후손을 끊어놓으려는 일제는 일본 어의에게 불임녀라고 판정받은 마사코와 혼인시켰지만 1921년 8월 18일에 아들 진(晉)이 태어났습니다.

1922년 4월 26일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는 생후 8개월 된 황손 진을 순종에게 보이고 혼인보고도 할 생각으로 동경에서 귀국했습니다. 이들 영친왕 부부가 일본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날인 5월 11일 8개월 된 아기는 덕수궁 석조전에서 갑자기 의문의 죽음을 당했습니다. 아기의 입에서 검은 물이 흘러나왔다고 하여 독살일 거라 했지만 일제는 배앓이로 죽었다고 공식발표를 했지요.

이에 대해 일본의 피가 절반 섞인 황손을 인정할 수 없다 해서 독살했다는 설과 일제가 황실의 손을 끊으려 독살했다는 설이 있지만,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순종은 이를 슬퍼하고 애석히 여겼고, 어린 아기지만 왕실의 전통을 깨고 특별히 왕자의 예를 갖춰 장례를 지내게 했습니다. 그리하여 8개월의 짧은 생을 살다간 어린 아기 진은 5월 17일에 할머니 명성황후(홍릉)의 곁 숭인원에 묻힌 것입니다.

을미사변으로 비참한 최후를 당한 명성황후에 이어 독살이 유력한 아기 진(晉)의 슬픈 생을 보면서 나라를 빼앗긴 왕조의 비참함과 일제의 간악함을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김영조 pine08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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