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에 피해 있을 동안 세도를 부렸던 김홍륙이 하루아침에 날개가 부러지자 앙심을 품고 고종과 뒷날 순종이 되는 세자를 독살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덕수궁 주방에서 요리사 곧 숙수로 있는 사람을 매수하여 커피에 독을 타도록 했습니다. 다행히 고종은 독이 들어 맛이 이상한 커피를 뱉어 무사했지만 순종은 한 모금 마신 탓에 이후 허약체질이 되었고 자식을 낳지 못했다고 하지요.
처음 커피가 조선에 들어왔을 당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던 층은 임금만이 아니고, 최고의 직위에 있던 양반 관료들이었습니다. 1902년 고종의 시중을 들던 독일 여인 손탁은 옛 이화여고 본관이 들어서 있던 중구 정동 손탁호텔 안에 최초로 커피 다방을 두었다지요. 당시 커피 다방에 가장 많이 다녔던 사람은 이완용을 중심으로 나라를 팔아먹는데 앞장섰던 을사오적 등이었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서양의 차 커피에는 이런 대한제국의 슬픈 이야기가 담겨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