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6. 은행씨앗을 주고 받으며 사랑을 싹틔운 경칩

  • 등록 2011.04.01 11:41:46
크게보기

   

오늘은 24절기의 세 번째 경칩입니다. 경칩은 일어나다는 ‘경(驚)’과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이 어울린 말로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뜻입니다. 만물이 움트는 이때 옛부터 젊은 남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은행씨앗을 선물로 주고받고 날이 어두워지면 동구 밖에 있는 수나무 암나무를 도는 사랑놀이로 정을 다졌습니다. 그래서 경칩은 토종 연인의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임금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뒤의 ‘돼지날’ (해일, 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하도록 했으며,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이기도 했지요. ≪성종실록≫에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했는데 우수와 경칩은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때입니다.

더러 민간에서는 경칩에 개구리 알이나 도룡뇽 알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하였으나 어린 생명을 그르치는 지나친 몸보신은 금해야 할 것입니다. 또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즙을 마시면 위장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먹기도 했습니다. 이날 흙일을 하면 탈이 없고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담벽을 바르거나 담장을 쌓았지요. 경칩은 슬슬 다가오는 봄맞이 채비를 해야 할때입니다.

김영조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