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8. 파리에서 잠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의 운명

  • 등록 2011.08.02 06: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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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게 약탈당했던 외규장각의궤(外奎章閣儀軌)가 145년 만에 돌아와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서울 용산구)에서는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을 7월19일부터 9월18일까지 엽니다. 이번 특별전에는 풍정도감의궤를 비롯한 돌아온 의궤 71점을 포함해 조선후기 강화도 지도와 외규장각 모습을 담은 강화부 궁전도 등 유물 165점이 선보입니다.

그동안 역사·학술·시민 단체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운동을 끈질기게 벌였지만, 프랑스 정부는 계속 협상을 지연시키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다 2010년 11월 12일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대통령 간에 외규장각 도서를 임대형식으로 빌려준다는 합의를 했습니다. 그에 따라 2011년 4월 14일부터 4차에 걸쳐 297권이 모두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문제는 약탈해간 의궤를 빌려오는 형식으로 받아놓고는 귀환이라는 화려한 용어를 써가며 환영식을 하고 전시를 하는 데 있습니다. 분명히 합의 내용에는 5년마다 프랑스와 임대계약을 갱신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지요. 그것도 자동갱신이 아니라 5년 뒤 다시 협상을 해야 하는 조건이라면 귀환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빌려 온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대대적으로 환영식을 하고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처럼 만들어낸 것은 분명히 왜곡입니다. 약탈해간 프랑스를 상대로 당당하게 협상해서 받아내야 할 것을 G20 정상회의에 모양새를 내려고 서둘렀다는 지적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제라도 우리는 프랑스에 빌려 받고 생색 낼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반환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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