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5. 버선장은 버선만 넣어두는 장이 아닙니다

  • 등록 2012.04.11 07:25:36
크게보기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물건을 쉽게 찾아 쓸 수 있도록 머리맡에 놓고 쓴다고 하여 “머릿장”이라고도 부르는 “버선장”을 아시나요? 물론 버선장은 버선을 넣어두는 장입니다만 버선만 넣어두는 것은 아니지요. 특히 버선장이라 하면 안방에 두는 것으로 장농을 작게 만든 것 같은 귀엽고 아름다운 형태인데 무늬가 고운 물푸레나무나 채색이 아름다운 화각(華角)·수(繡)·자개 따위로 치장하지요. 애기장이라고 부르는 버선장은 안주인의 일상용품 곧 이불 ·요 ·베개를 얹거나 반짇고리를 얹어두기도 합니다. 또 버선장 서랍에는 가위 ·실패 ·골무 ·실 따위도 넣어두고 썼지요.

대신 사랑방에 있는 머릿장은 안방의 버선장과 달리 몸체가 단아하며, 단층 정사각형에 문짝이 하나 혹은 두 개가 위아래로 있고 서랍이 윗부분에 두세 개가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밖에 장 위에 두루마리 개판(蓋板) 곧 양끝이 번쩍 들려 마치 두루마리를 편 것 같이 보이는 널빤지를 댄 경축장(經竺欌)이라는 것도 있지요. 경축장은 호족형(호랑이 다리 모양) 다리가 대 마디[竹節形] 조각과 풍혈장식(風穴裝飾, 가장자리를 돌아가며 잘게 새겨 붙이는 꾸밈새)으로 묵직한 운치를 자랑하기도 합니다. 개판 위에는 필통 ·연적 ·서류함 같은 것을 올려놓습니다.

참고로 농과 장은 각층이 분리되냐 하나로 붙어 있느냐의 차이로 나뉩니다. 곧 장은 농과 달리 층이 나뉘지 않고 여러 층이 있어도 하나로 붙어 있습니다. 대신 농은 각 층이 나뉘는 형태인데 주로 옷가지를 넣어두는 수납가구입니다. 농은 원래 버들이나 싸리, 대나무 같은 것들을 엮어 만들고 겉과 속에 종이를 바른 자그마한 가구를 말하는 것이었지요.

김영조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