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6. 예전 뒷간에 있던 귀신은 어디에? - 그때를 아십니까(22)

  • 등록 2012.07.05 08:02:29
크게보기

   

모든 것이 다 변했지만 특히 주거환경의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변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화장실 곧 뒷간의 변화는 큽니다. 요즘도 더러 시골집에 재래식 뒷간이 있지만 예전에는 어느 집이나 집 뒤꼍 또는 마당 끝에 뒷간이 있었지요. 화장실을 예전에는 칙간, 뒷간, 변소와 같은 말로 불렀는데 이곳에 사람들은 변소각시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 귀신은 젊은 여자 귀신으로 지방에 따라 측신(厠神), 칙간조신, 부출각시, 칙시부인, 칙도부인이라고 했습니다. 우암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의 《송자대전(宋子大全)》에 보면 자고신(紫姑神)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고라는 여인은 남의 첩이 되었는데 그 정실부인의 시기를 받아 늘 측간 청소하는 일을 하다가 그만 죽게 되었다. 훗날 사람들은 이를 측신(厠神)이라 부르며 그 신이 영험하다 하여 그가 죽은 1월 15일 측간에 제사하고 모든 일을 점쳤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이 측신각시는 머리카락이 길어서 그것을 자기 발에 걸어놓고 세는 것이 일인데 그러다가 사람이 뒷간에 올 때 자기를 놀라게 하면 그 머리카락을 뒤집어씌우는데 그러면 그 사람은 병이 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밤에 뒷간에 갈 때는 헛기침을 한다고 하지요. 변소 각시 말고도 어린시절에는 노랑 달걀귀신이나 빨강 달걀귀신 이야기도 자주 들어 혼자 변소 가기가 무서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럴 때면 어머니나 누나가 뒷간 밖에서 기다려 주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김영조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