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재화 선사한 '검은소' 하늘로 끝내 승천 못해

  • 등록 2013.05.09 14: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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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문화통신] 한우물 마을에 얽힌 전설이야기

[그린경제=가람 기자]  전북 남원시 왕정동에 한우물이라는 마을이 있다. 남원시내의 한켠 서북쪽에 우뚯 솟은 교룡산 자락의 남서쪽으로 자리한 마을로 방죽과 큰 샘이 자리한다. 지금은 방죽은 메워 농토가 자리하고 있지만 수십년전만 해도 낚시꾼들이 모여들던 방죽이었다.

옛날 한우물마을에는 후처와 아들 3형제를 둔 심성고운 농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농부는 피로에 지쳐 길가에 쓰러진 한 나그네를 구하게 된다. 오랜동안 정성을 다하여 몸이 완쾌할 즈음인데, 그 나그네는 어디론가 흘쩍 사라져 버렸다.
 

그후 세월이 흘러 두어 해가 지난 어느날 그 말없이 떠났던 나그네가 농부를 찾아왔다. 지난날 저의 생명을 구해주셨는데 인사도 못드리고 사라져 버렸던 나그네를 기억하시냐며, 그간의 이야기를 자초지종의 이야기한다. 
 

   
  ▲ 한우물 전설의 고장 표지석

본인은 지관인데 명당을 찾아 전국을 헤매고 다녔다는 것이다. 그러다 이곳 마을 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엄청난 명당을 찾았단다. 그래서 긴장이 풀린탓인지 그간의 고생에 지친나머지 병을 얻어 쓰러지게 되었는데, 은인께서 날 구해주었다며, 죄송해 하였다.  

병이 완쾌될 무렵 그는 명당문제로 너무 큰 고민속에 말도 없이 떠나 버리게 되었다며, 그후 지금껏 이 명당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이제야 내 것이 아니란 것을 깨우쳐, 마음을 비웠다고 했다. 그렇게 농부에게 생명을 구원받은 풍수는 그 농부에게 명당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비방을 알려주었다.

그후 세월이 흘러 농부는 늙고 병이 들자 몰래 아들 3형제를 모아놓고, 옛 풍수가 알려준대로 “내가 죽으면 나의 목을 베어 우물에 수장하라. 그러면 3년 후에 발복하여 마을이 번성하고, 훌륭한 인물이 대대로 배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3년동안 그 비밀을 지키지 못하면 큰 재난을 입을 것이라는 예언을 남겼다.

후일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자식들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아비의 목을 베어 몰래 우물에 묻었다.

이후 아비가 죽은 지 3년이 가까워 올 무렵, 계모와 전처 소생인 삼형제와의 불화로 화가 난 계모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발설하고 말았다. 불효자들이 아버지가 죽자 아비의 목을 베어 마을 우물에 묻었다고 동네에 소문을 내 버린 것이다.

깜짝놀란 마을 사람들이 며칠에 걸쳐 우물물을 퍼내도 물이 줄어 들지를 않았다. 이에 용하다는 한 도사를 찾아가 비방을 받아 우물물을 퍼냈더니 우물물이 줄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물물을 퍼내자 갑자기 검은 구름이 끼고, 비명소리가 나더니 하늘로 막 승천하려던 검은소가 앞발을 쳐들고 괴성을 지르며,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그런후 그 지관의 말대로 마을은 황폐해지고 우물에서 귀곡성이 들리는 변고가 생겨 무당을 불러 제를 지낸 뒤 우물을 메우고 그 위쪽에 우물을 다시 파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한우물에는 남근석이 있었는데, 아이를 낳지 못한 부녀자들이 '젖 받으러 온다' '젖타러 간다하여 우물에 수시로 공을 드려 아이를 타가는 엄험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월대보름이면 부녀자들이 남몰래 우물에 나와 참기름 종이에 불을 밝혀 띄우고 소원을 기원하는 풍습이 생겼다.

마을 앞 정자나무는 땅기운으로 나무가 곧바로 서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자라고 있다고 전해진다.

   
  ▲ 신가하게도 나무가 땅으로만 자란다. 풍수지리가들에 의하면 땅 기운 탓이라고 말한다.

 

가람 기자 jinsang-h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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