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알타이 산 풍광이 펼쳐지다

2015.05.02 18:18:53

우리 민족의 발상지 알타이 산맥과 흡스콜 호수 답사기 4

[한국문화신문 = 안동립 기자] 

   
▲ 4일차 답사지도(왼쪽), 알타이(하삭트하르항) 산 캠프장을 품은 계곡

#4일차 201484일 월요일
알타이 산 캠프장 숙소(t=11:33:56)

추위에 떨면서 늦잠을 자는데 남원호 회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깨운다. ‘안 회장 일나봐라’ ‘새벽에 일어나 주변을 산책하였는데 진짜 제대로 왔다.’ ‘뭔데’ ‘알타이 산 성지를 제대로 찾아 왔다.’고 재촉한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강열한 햇볕이 내리 쬐고 넓은 계곡과 아름다운 산 능선이 펼쳐진다.  

고도가 높아 피로가 덜 풀린 것 같다. 일찍 일어난 단원들이 물을 끓여 놓아 컵라면과 미숫가루를 먹고 개인 짐을 챙겨 차량에 내려놓고 화장실에 갔다. 언덕에 나무로 어름하게 지어 문도 없고 발판의 넓이는 너무 넓다. 구덩이의 깊이는 10m이상으로 내려다보니 무척 위험하다. 몸이 빠지면 올라 올 수 없다. 김 선생님이 실수로 큰일 날 뻔 했다. 

공용 짐을 챙겨 차량에 옮기고 일정 협의를 하니 운전수들이 농성중이다. 필자가 알타이 산에서 염소를 한 마리 잡아 축제를 하자고 하여서, 어제 알타이 시에서 보트크 요리를 하는 친구를 태우고 왔는데 운전수들이 어젯밤 11시 넘어 현지 게르에 양을 사러 간다 하여 이 시간에 가면 어찌 하냐고 가지 말라고 하였는데 이 문제로 농성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해는 되지만 오늘 운행 일정이 걱정이다. 당장 염소를 구입해서 요리를 하라고 지시하고 우리 일행은 캠프장 서쪽 계곡으로 답사를 갔다. 


   
▲ 캠프장 숙소(왼쪽), 알타이 어머니의 산 성지

   
▲ 어머니의 산 자궁혈 자리(왼쪽), 알타이 산에서 강연과 토론

이 산은 알타이 시 북쪽 80km에 위치하고 알타이 산맥의 산군 중에 하삭트하르항 산(3,579m)으로 어머니의 산이다. 계곡을 들어서니 나무숲과 시원한 계곡수가 내려온다. 좁고 긴 협곡 사이 오른쪽 바위에 큰 구멍이 3곳이 뚫렸는데 자궁바위라고 한다. 그 밑에 7곳에서 샘이 나오는데 물의 맛이 각기 다르다고 한다. 이곳을 지나니 앞이 확 트이면서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진다. 산 중앙 큰 바위 아래 오보가 있는데 몽골인 들이 찾아 기도드리는 성스러운 곳이다. 

우리가 찾는 알타이 산 중심을 찾아온 것이다. 밤중에 무작정 찾아온 캠프장이 알타이 어머니의 산이라니 감격이다. 일행은 오보 옆에 모여서 고조선과 훈(흉노)족의 관해 서승 전 전주문화원장의 강연과 열띤 토론을 하고 신라 문화와 김 씨의 내력과 알타이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김씨와 남씨는 차를 한잔 올리고 절을 하였다. 
 

   
▲ 김 씨 남씨 다례(왼쪽), 알타이 시원의 샘

   
▲ 광활하게 펼쳐진 알타이(하삭트하르항) 산 군락

   
▲ 소풍 나온 청년들과 남 회장 부부(왼쪽), 고산지역에 사는 야크

   
▲ 하삭트하르항 산기슭에 방목(왼쪽), 알타이 산을 배경으로 선 답사단

아쉬운 마음을 남기고 캠프장을 내려와 차량을 타고 산 능선으로 올라갔다. (E95°5829, N46°4624, h=2,520m, t=13:02:32) 거대하게 펼쳐진 하삭트하르항 산 군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에델바이스가 바닥에 쫙 깔려 고원 전체에 피어있고 멀리 산 중턱에 보이는 게르와 거대한 산군이 아름답게 펼쳐져 한 폭의 그림 같다. 고도가 2,500m로 하늘이 더 푸르고 가까워 보인다.  

울란바트로 시에서 서쪽으로 1,250km를 달려 사막 한가운데 이런 멋진 풍광이 펼쳐지다니 3일간의 고된 일정을 한 번에 보상 받는 기분이다. 우리 일행은 산 중턱에서 야크와 말, 소를 키우는 게르에 들러 *수태차를 대접받았다.  

산에서 캠프장에 내려오니 두시가 좀 넘었다. 캠프촌 메인하우스 뒤편 마당에 불을 피워 돌을 달구고 **허르헉과 ***보트크 요리가 한창이다. 보트크 요리는 유목민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현지인들도 말만 들었지 만드는 것은 처음 본다고 하였다. 주변에 있던 현지인도 구경을 하면서 신기해한다.  

보트크를 만드는데 5시간 정도 걸려 점심 겸 고기를 먹었는데 참으로 맛있었다. 껍질도 먹어 봤는데 질기지 않고 불에 그슬린 맛이다. 현지인 2명이 요리하는데 150,000투그릭, 염소 한 마리에 130,000 투그릭을 주었다. (몽골의 공산품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여 비싸지만 고기 값은 싸다. 양고기 1kg 8,500투그릭, 소고기 1kg 10,500투그릭 한다.) 

[*수테차(sutaitsai): 우유에 엽차, 소금을 넣고 끓인 우유차로 늘 마신다.]

[**허르헉(Horhog): 양이나 염소를 잡아 통째로 용기에 한 칸씩 넣으면서 감자, 당근 등과 함께 불로 달군 돌을 널고 2~3시간 쪄서 만든다.]

[***보트크: 염소를 잡는데 목만 자르고 그 사이로 내장 및 뼈, , 고기를 꺼내고 염소의 가죽을 그대로 두고 다시 고기를 한 칸씩 넣으면서 달군 돌을 넣어 익히며 목 부분을 철사로 묵고 염소의 털을 불로 그을리고 껍데기를 칼로 면도 하듯이 긁어낸 후 수세미로 문지르고 물에 닦고 배를 갈라 국물을 빼서 마시고 고기와 껍질까지 먹는다.]  
 

   
▲ 보트크 요리중(왼쪽), 보트크 요리는 불에 달군 돌을 사용한다.

칭기즈칸의 서역 원정 거점도시 알타이 시 

짐을 정리하고 1650분에 캠프장을 출발하였다. 내리막길이라 올 때 보다는 쉽게 달린다. 어제 들어 올 때는 날이 저물어 볼 수 없었는데 되돌아 나오면서 보니 길 주변에 비석 같은 돌이 세워지고 둥글게 대형 적석총(E96°0700, N46°4250, h=2,280m, t=17:57:23)이 여러 기가 보인다. 적석총은 알타이 지역의 훈족 장례 방식으로 작은 돌무지무덤은 수천기가 분포 되어있다 

   
▲ 척박한 계곡에 자라는 나무들(왼쪽), 대형 돌무지무덤(적석총)이 여러 곳에 있다.

잠시 쉬고 알타이 시내에 들어와 알타이 박물관(E96°1539, N46°2229, h=2,104m, t=19:23:30)에 들렀는데 문을 닫았다. 이곳을 보지 못하면 후회를 할 것 같아 현지인들에게 수소문하여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처음이라고 박물관 문을 열어준다. 입장하여 벅수상, 맷돌, 무구들과 고비 사막, 초원의 생활상을 둘러보고 시내 가운데에 위치한 산위에 사원을 찾았다.  

산봉우리에는 송신탑과 오보가 있고 이곳에서 알타이 시내를 한눈에 둘러 볼 수 있다. 큰개들이 어슬렁거리고 다니고, 개천은 지저분하다. 시내의 큰길은 포장도로이나 뒷길은 비포장이다. 알타이 시 주변을 둘러싼 산에는 나무 한그루 없는데 조용한 오아시스 도시이다. 한때는 칭기즈칸의 서역 원정로 거점 도시로 대상의 행렬로 북적였을 텐데 옛 영화는 사라지고 유목민들이 말과 염소를 버리고 정착하여 살고 있다.  

가계의 문을 일찍 닫아 이곳저곳 다녀서 20시에 차량 수리와 물을 구입하고 알타이 시를 출발하였다 

   
▲ 알타이 시 전경, 알타이 시 가운데 산에 있는 사원, 알타이 시내, 알타이 시내 상점에 진열된 한국 상품(왼쪽부터 시계방향)

   
▲ 알타이 시 박물관, 박물관에 뜰에 전시된 벅수상, 알타이 고비 사막(왼쪽부터)

사막의 바다를 건너 한가이 산맥을 향하여 

오늘부터 답사하는 알타이와 한가이 산맥을 넘는 루트는 몽골 전문 여행사에서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거점 도시나 길 상황을 전혀 알 수 없고 통신도 되질 않아 심적인 부담을 안고 갈 수 밖에 없다. 오늘 운행거리가 너무 짧아 전체 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조금 무리하더라도 길을 나선다.  

원정대의 선두 차량이 먼지를 풀풀 날리며 북쪽으로 달린다. 해지는 사막을 달리는데 멋진 산 그림자와 더 넓은 평원이 어우러져 외로운 여행자의 마음을 달래준다. 점점 어두워지는데 야영지가 마땅치 않아 타이시르 마을을 지나 다리가 있어 다리 아래쪽 모래에 텐트를 치기로 하였다. 밤이 되니 추워지고 날이 어두워 차량의 라이트를 켜고 텐트를 치는데 모두 숙달되어 일사 분란하게 움직인다 

   
▲ 한가이 산맥으로 가는 길(왼쪽), 하삭트하르항 산으로 지는 해

   
▲ 타이시르 강변 야영지(왼쪽), 야영지 주변 사막에 비친 해돋이

물을 끓이고 햇반으로 식사를 마치고 강가에서 설거지를 대충하고 하늘을 보니 캄캄한 대지에 달과 별이 강물에 쏟아진다. 아 꿈같은 야경이다.  

집행부가 모여서 내일 운행 일정을 협의하고 숙영지를 둘러보고 텐트에 들어오니 12시다. 텐트 안은 한기로 약간 춥다. 자리에 누우니 피로가 몰려온다. 정신없었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4일차 야영(E96°3314, N46°4234, h=1,607m, 운행시간:10:48, 운행거리 137km)

 

안동립 기자 emap4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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