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사지선다 문항
(1) S전문대 정문 앞에 노래방이 있습니다. 노래방에 같이 가서 노래를 1시간 부른다.
(2) 보통 저수지에 퀸레져라고 오리배 타는 곳이 있습니다. 오리배를 30분 같이 탄다.
(3) 화성군 서쪽에 제부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제부도에 가서 바지락 칼국수를 같이 먹는다.
(4) 용인에 레이크힐스 CC가 있습니다. 골프장에 가서 골프를 같이 친다.
“네 가지 가운데에서 고르세요."
"교수님은 무얼 원하세요?”
“4가지 전부요.”
“호호호. 꿈도 야무지셔라. 호호호...”
“꿈은 클수록 좋지 않겠어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고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이건 허황한 꿈이지요. 생각해 보세요. 사지선다에서 네 가지를 다 고르면 틀린 답이 되고 점수는 빵점이에요, 빵점.”
“그런가요? 그럼 양보하겠습니다. 한 가지만 고르세요.”
“교수님 잠깐만! 그런데, 제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것도 빵점이에요. 은정 씨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나는 당장에 파스타 밸리 홍보이사 사표 내고 내일부터 경쟁 음식점으로 가겠습니다.”
“호호호. 그러시면 안 되는데.... 네 개 문항이 모두 까다롭네요.”
“1번은 어때요? 은정 씨 노래 좀 들어 봅시다.”
“교수님은 노래 잘하세요?”
“잘은 못하지만, 그렇다고 음치는 아닙니다. 틈틈이 신곡도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쿵따리 샤바라>를 배웠습니다. 가사까지 다 외웠는걸요.”
“1번은 좀 꺼려지네요. 학교 앞 노래방에 같이 가면 누가 볼 것 같아요.”
“그럼 2번은 어때요? 동심으로 돌아가서 오리배를 타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아이 참, 교수님도.. 2번은 너무 유치해요. 초딩이나 오리배를 타지요.”
“그럼 3번은 어때요? 제부도에 가 보셨나요? 여기서 그리 멀지 않다고 해요. 작고 아름다운 섬이라는데 저는 아직 못 가 보았습니다.”
“저도 못 가 보았어요. 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제부도는 썰물 때에는 들어갈 수 있지만 밀물 때에는 연결 도로가 물에 잠겨 들어갈 수 없다던데요. 아직 연육교가 없나 봐요. 섬에 들어갔다가 못 나오면 어떻게 해요?”
“아, 저도 들은 것 같아요. 그런데 섬에 같이 들어갔다가 못 나오면 저로서는 대단한 행운이지요. 로또 복권 당첨보다 더한 행운이지요. 하하하. 그렇지 않나요?”
“에이, 교수님도... 남자들은 다 엉큼하다니까...” 미스 K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눈을 예쁘게 흘겼다. 야단치는 모습이 아니었다. 호감을 나타내는 표정이었다. 묘하게 매력이 느껴졌다.
“그럼 4번은 어때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1번에서 3번까지는 은정 씨가 돈을 내야 하지만 4번은 내가 돈을 내겠습니다. 은정 씨는 시간만 내면 됩니다.”
“글쎄요. 골프 친 지 꽤 오래되었는데, 공이 잘 맞으려나 모르겠어요.”
“저도 골프를 잘 치지는 못합니다. 아직도 100타를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한번 시간을 내 보세요.”
“그런데 왜 레이크 힐스 골프장인가요? 다른 골프장은 안 되나요?”
“아, 대학 동창이 거기 특별 회원권을 가지고 있어서 예약이 쉬워요. 수도권에서는 고급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죠.”
“어차피 선택해야 할 운명이라면, 4번을 찍겠어요. 그러나 요즘은 바쁜 일이 있어서 안 되고, 제가 시간이 나면 전화를 드릴게요.”
“약속하시는 겁니까? 전화 오기를 기다릴까요?”
“네, 대한민국 미스 코리아의 명예를 걸고 약속하지요.”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