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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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 외우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문 일부로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근본적인 생각이다.
나는 최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대형 베스트셀러 소설가 김진명의 장편소설 《세종의 나라》를 읽었다. 김진명은 그동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고구려》 등 현실적 정치ㆍ외교ㆍ안보 위기와 역사적 미스터리를 허구와 결합한 선 굵은 서사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는 평가를 받는 소설가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소설을 많이 읽지를 못했다. 그러나 이 소설의 출판사인 이타북스로부터 받은 보도자료에 “《세종의 나라》를 통해 백성을 섬기는 애민 정신을 강조하며, 사대주의 속에서 한글을 창제한 세종의 고뇌와 혁명적 과정을 그려냈다.”라는 부분에 큰 관심이 가 서평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읽다 보니 “정월이면 새해 인사를 드리고 예물을 전달하며 황제의 건강을 축원하는 하정사, 황제의 생일에 보내는 천추사, 동지에 보내 천자는 하늘을 섬기고 조선은 천자를 섬김을 분명히 하는 동지사, 황제에 대한 감사 표시로 보내는 진헌사, 중국의 경사에 보내는 진하사, 대형 조공을 바치는 봉진사, 외교 등의 하문을 구하는 계문사, 중국 사신을 무사히 돌려보낸다고 알리는 회안사, 황후나 황태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성절사, 황제의 복식 제도를 받들어 시행한다고 알리는 진복사, 왕과 왕비의 책봉에 감사한다는 사은사” 같은 대목이 나왔다.
이 월(문장)은 세종 때 조선이 명에 어떻게 대했는가를, 조선의 임금과 사대부들 특히 중신들이 명을 바라보는 시각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소설이 펼쳐지는 내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세종의 밀명을 받다가 죽은 스승의 흔적과 금서(禁書) 속에 숨겨진 충격적인 진실을 파헤치는 금부도사 '한석리'의 추적극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또 시대의 폭압과 금혼령이라는 거대한 운명 앞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국과 사랑을 지키려 했던 여인 '권숙현'과 한석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교차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소설 속에는 “소설에서는 “이 나라는 글을 모르면 종이옵니다. 그리고 글은 너무 어렵사옵니다. 사람 백 명 중 양반은 불과 넷이고 백성은 아흔여섯 명입니다. 이토록 많은 백성이 글을 모르는 한 전하께옵서 아무리 노력하셔도 백성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사옵니다. 그리고 글을 장악한 사대부들은 오로지 중국의 성현과 황제만 바라보고 있사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백성도 나라도 중국의 종에서 벗어나지 못하나이다.”라는 한석리의 외침이 들린다.
한석리 그는 한문을 아는 사대부면서도 세종의 새글 창제를 온 맘으로 뒷받침했던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세종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한석리는 다른 중신들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하던 이들에 의해 죽음의 고비를 몇 번이고 넘겨야 했다. 소설을 읽어 내려가면서 ‘한석리는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와 무슨 관련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소설을 다 읽고 난 뒤의 생각은 이것이 치밀한 소설가의 기승전결 속의 일부였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는 “훈민정음은 글자가 아니라 조선의 운명이었다. 중국의 문물 아래 생각조차 예속당해야 했던 백성, 사대의 광풍 속에서 나라를 온전히 건사하기조차 힘들었을 조선의 혼을 일으켜 세워 영구히 비상하도록 세종대왕이 온 생애를 바쳐 돌파해 낸 관문이었다.”라는 생각이 꽉 들어찼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로부터(훈민정음을 반포한) 네 해 뒤. 평생 수없는 병환에 시달리면서도 한결같이 조선의 백성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던 세종대왕은 끝내 숨을 고르지 못한 채 《훈민정음 해례본》을 꼭 쥔 채 저세상으로 갔다.”라는 마지막 월로 세종의 백성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명나라의 강압적인 통제와 사대주의에 찌든 기득권 사대부들의 거센 반대 속에서, 백성을 위해 보이지 않는 '소리'를 보이는 '글자'로 만들고자 했던 세종대왕의 위대한 결단과 결투를 그리는 소설을 쓴 작가 김진명은 “한글은 민족 정체성의 뼈대이자, 외세 속에서 우리 존재를 지켜낸 견고한 방패다. 또한 인류사적으로 보아도 문자를 권력의 도구에서 인간의 권리로 이동시킨 문명의 전환점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소설을 펴낸 출판사 ‘이타북스’는 “우리는 훈민정음을 ‘과학적인 문자’,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정도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묻는다. 당시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명나라의 눈을 피해, 사대주의에 젖은 기득권 신료들의 반대를 뚫고, 어떻게 임금 혼자서 이토록 완벽한 문자를 만들어 낼 수 있었는가. 《세종의 나라》는 이러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치밀한 자료 조사와 거침없는 상상력을 더해, 훈민정음 창제 뒤에 숨겨진 목숨을 건 비밀 프로젝트와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라고 소설을 말한다.
전 KBS 논설위원실장을 지낸 인문탐험가 이동식은 “한국인 여성이 만들고 부른 노래가 빌보드 핫100 1위,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1위 등 지구촌 노래 순위를 석권하면서 전 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니메이션(만화)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그 OST인 ‘골든’이란 노래 가사는 영어로 시작한다. 하지만, 앞줄에서 영어로 부르다가 느닷없이 우리 말이 후렴구가 나온다. 따라서 이 노래는 우리 말과 한글의 세계 전도사가 되었고, ‘아이돌이 가르쳐주는 훈민정음’이라는 뜻으로 ‘만민정음”이라고 불러도 된다.“라고 외친다.
그렇게 위대한 ’한글‘의 시작은 세종으로부터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한글의 위대함을 누리면서도 그 한글은 목숨을 건 세종의 백성 사랑이 만들어 냈음을 모른다면 그야말로 배은망덕이 아니고 무엇일까? 이 소설은 바로 이 부분을 소설가의 치열한 작가정신이 이루어낸 역작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한글의 위대함을 누리는 사람이라면 김진명의 이 소설 《세종의 나라》을 읽어주기를 강력히 권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