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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K교수, 골프공에 머리를 맞고 피 흘려

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71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골프장에서 낙뢰로 인한 사망사고는 종종 발생한다. 2009년 4월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에서 열린 ‘제2회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한국계 미국인 미셸 위 선수가 출전했다. 1라운드를 돌던 미셸 위는 골프장 건너편 오름에서 번개가 번쩍이는 것을 본 순간 클럽을 내던지고 그늘집으로 대피했다. 이를 지켜보던 동반 플레이어들은 '아직 낙뢰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았는데 웬 호들갑?'이라는 눈치로 미셸 위를 바라봤다.

 

기자 한 사람이 그늘집으로 미셸 위를 따라가 “왜 경기 중지 지시가 있기 전에 그늘집으로 대피했나”라고 물었더니, “경기 중지 발령을 기다리다가 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 미리 대피하는 게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미셸 위가 그늘집에 들어선 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경기 일시 중지를 알리는 신호음이 골프장에 울려 퍼졌다.

 

국내 골퍼들은 대부분 날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약한 비가 오면 골프를 중단하지 않고서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장마가 한창인 여름이 아니라면 낙뢰가 떨어질 가능성도 작을 것으로 생각하고 경기를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낙뢰는 4계절 가운데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겨울에는 구름이 대기 중에 다른 계절보다 낮게 형성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구름이 높을수록 낙뢰는 나무, 건물, 전봇대 등 키가 큰 구조물에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구름이 낮으면 낮을수록 구름에 가까운 전도체에 이끌린다. 특히 나무와 건물이 거의 없는 골프장 한가운데서 골프 클럽을 들고 서 있는 골퍼는 낙뢰가 떨어지기 딱 좋은 전도체인 셈이다. 비가 오면 무조건 경기를 중단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이다.

 

연합뉴스 기사를 검색해 보면 2019년 8월 25일, 프로 골프 시합이 진행되던 미국의 골프장에 벼락이 큰 나무 위에 떨어져서 관중 6명이 다쳤다고 한다. 신기한 것은 이때 현장에서 누군가가 벼락 치는 순간을 사진으로 찍었고, 그 사진이 공개되었다.

 

 

K 교수가 미스 K와 골프를 친 그날, 기적 같은 일들이 두 차례나 일어났다. 미스 K가 5번 홀에서 퍼터로 민 공이 스르르 굴러가다가 홀에 들어가기 직전에 멈추었다. 그 순간 메뚜기가 날아와 공의 앞부분에 앉으니까, 공이 쏘옥 굴러떨어졌다. K 교수가 6번 홀에서 퍼터로 공을 잘 밀어서 홀에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공이 홀 가장자리에서 그만 멈추고 말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공 아래에 지렁이가 가로막고 있었다.

 

 

ㅋ 사장이 파5 도그레그(주: 코스가 ㄱ자 또는 ㄴ자 모양으로 굽어서 그린에 꽂은 깃발이 안 보이는 어려운 홀) 7번 홀에서 숲을 가로질러 드라이버로 장타를 날려 공이 페어웨이(주: 골프에서 코스의 가운데 구역으로 잔디가 좋아 공을 치기에 좋다)에 떨어졌다. 이어서 ㅋ 사장이 3번 골프채로 공을 그린에 올렸는데 그만 알바트로스(주: 파5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를 기록하였다.

 

구력 10년의 ㅋ 사장은 알바트로스는 처음이라고 기뻐하였다. 루비 코스에서 파5인 8번 홀은 거리가 573야드인데 벙커가 많기로 유명한 홀이었다. 무려 22개의 벙커가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아마도 전국에서 가장 벙커가 많은 홀일 것이다. 8번 홀에서는 두 팀이나 밀려 있었다. 한참 동안 기다려야 했다.

 

K 교수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교수 사회에서 유행했던 유머를 소개하였다. 대학교수가 애인으로서 좋은 4가지 이유를 아세요? 교수가 아닌데 어떻게 아냐고요? 그래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잘 모르겠다고요? 첫째, 시간이 많아서 만나기가 쉽다. 둘째, 만나면 하나라도 배우는 게 있다. 셋째, 바빠서 못 나오면 대학원생을 내보낸다. 넷째, 이건 좀 야한데. 괜찮다고요? 말해보라고요? 50분 강의에 익숙해져서 한번 시작하면 50분이다. 호호호. 허허허. 하하하.

 

그런데 대학교수가 애인으로서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겠지요. 나쁜 점도 4가지가 있는데 알아 맞춰보세요. 모르겠다고요? 생각해 보세요. 그냥 말하라고요? 그러지요. 첫째, 박봉이어서 돈을 펑펑 쓰지 못한다. 둘째, 제자들이 널려 있어서 잘못하면 소문난다. 셋째, 대학원생 시키던 버릇이 남아서 자꾸 남에게 시키려고만 한다. 넷째, 이것도 좀 야한데. 계속 하라고요? 알겠습니다. 채점을 많이 해서 관계가 끝나면 반드시 “오늘은 몇 점이야”라고 평가를 한다. 호호호. 하하하. 허허허...

 

그 순간 갑자기 K 교수가 비명을 지르며 땅에 쓰러졌다. 공이 날아와 머리에 맞은 것이다. 옆으로 나란히 있는 홀에서 누군가 공을 엉뚱하게 잘못 쳐서 공이 날아온 것이다. K 교수의 머리에서는 피가 흘렀다. 캐디가 무전을 치고, 구급차가 달려오고, 소란이 벌어졌다.

 

골프공은 사실 화살보다도 빠르다고 한다. 프로선수가 장타를 때릴 때 골프공의 속도는 시속 270km (초속으로는 75m)라고 한다. 빠른 직구일 때에 야구공의 시속은 165km 정도이고, 권투선수가 펀치를 쭉 뻗을 때 속도는 시속 56km라고 하니 골프공을 맞으면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