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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대구 동화사 통일기원 약사대불을 아시나요?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대구 동화사는 많은 고찰들이 자리한 경상북도 명산 팔공산에서 가장   큰 사찰로 그 역사 또한 1,5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동화사(桐華寺)란 이름은 오동나무 꽃은 추운 겨울에도 상서롭게 피어난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옛부터 봉황은 오동나무 열매만을 먹고 산다고 하며, 오동나무가 있는 곳은 바로 봉황이 사는 곳을 뜻하였는데, 오동나무가 잘 자라는 이곳이야 말로 봉황이 늘 머무는 명당임을 뜻한다. 극락조로 불리우는 봉황이 살고 았는 곳은 그야말로 천하 명당터이기에 이곳에 부처님을 모시고 절을 지음으로 수행자는 깨달음을 얻고, 병고에 시달리는 중생은 무병장수의 행복을 얻는 곳이 되기를 염원하고 지은 절이 바로 동화사이다.

 

 1,500년 오랜 역사도 자랑스럽지만, 최근(50년 이내 일이므로)에 동화사에는 대대적인 불사가 이루어졌다. 그것은 현재 한국이 처해있는 가장 시급하고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민족적 염원을 담아서 동화사의 앞산 언덕을 활용하여 통일기원 약사대불과 통일기원대전을 완성한 것이다. 

 

동화사 약사대불은 1992년 노태우대통령과 당시에 대구 경북지역민들의 뜻을 받들어 동화사가 주관하여 세운 대역사로, 화강석으로 조성한 대불의 크기는 석조대불의 높이가 17m이며, 대불 아래 좌대가 13m이고, 좌대 아래로 참배단이 3m에 이르는 등 총 33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이다. 

 

이 통일대불의 석재는 전라도 익산의 황등석(화강암)을 사용한 것으로, 이때 쓰인 황등석은 원석무게로 3,000톤에 이른다. 약사대불의 주변에는 부처님을 지키고 따르는 수호신장  곧 인왕, 사천왕,  8대보살 등 불교내 많은 인물과 신들을 28면에 조각해서 약사대불을 호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거대한 약사대불을 세우고 기도법당을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 초대형으로 올라가는 종교시설을 모델로 한 것인까? 막연히 그런 곳이 이른바 기도가 잘 통한다고 믿음 때문인가? 이 곳에도 날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위급 상황에서 고통을 벗어나고, 병고에서 해방되고, 자식들은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남편은 사업이 번창하고, 그렇게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기를 기원하면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기도처의 역할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이처럼 거대한 통일약사대불을 세운 본래 목적은 좀더 근원적인 곳에 있을지 모른다. 근세 조선이 쇠약해져서 결국 나라가 망하고, 한민족이 일제강점기를 겪게 되고, 또 광복의 기쁨을 얼마 누리지도 못하고 한국전쟁까지 거치면서, 같은 민족으로 함께 잘 살아가야 할 겨레가 서로 원수가 되어서 살아가는 현실을 직시하여 만병을 치유해주시는 약사 부처님의 원력을 기대하고자 하는 염력이 더 크지 않을꺼하는 생각을 해본다.

 

대승불교에서 나오는 많은 부처님들 중에 동방에는 약사여래가 지켜준다는 사상이 있고, 한국은 동방에 있는 나라이기에 약사불이 분단된 한국의 통일을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이 정치 지도자들도 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분단된 한국은 중병에 걸린 것이고, 통일한국은 중병을 극복하고 새롭게 건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시각 말이다.

 

동화사 약사대불은 전두환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된 노태우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세워진 것인데, 한국의 역사적 현실로 보면 매우 아이러니 하기도 한 일이다. 아무튼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하며, 남남갈등을 빚어낸 전두환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된 노태우는 한민족의 앞날을 생각해 볼 때,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일은 한민족이 서로 원수처럼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것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족의 염원을 한데 모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자신이 대통령일 때 온 국민의 뜻을 모아 무엇인가 큰 사업을 하고자 하였다.  

 

그런 생각으로 불교신자였던 그가 이곳 동화사의 큰 스님들과 협의하여 한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데 국민의 정신적 염원을 하나로 모으고자 상서로운 신비의 봉황새가 늘 살고 있는 명당터에 통일기원 약사대불을 세우게 한 것이다. 그러면 불교에는 많은 부처들이 있는데 왜 하필 약사대불인가? 그 이유는 약사부처님은 병고에 시달리는 중생들의 병을 낫게 해주는 부처님이지만, 남북의 분단을 민족사의 큰 병으로 보고 이를 치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약사대불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곧 사람이 병에 걸리면 그 약을 약사불에게서 구하듯, 한민족의 분단된 질병을 낫게 하기 위한 조치로 약사여래를 택한 것이다.

 

그렇게 세워진 팔공산 동화사의 약사대불에는 세워진 이래 많은 불자들이 찾아와서 기도하고, 선거철이면 많은 정치인들이 찾아와 표를 구한다. 그런데  한민족이 분단된지 80년이 지나고 세워진지 35년이 다 되었지만 약사대불께 염원한 남북통일의 기운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면 왜 그렇게 되었을까? 기자가 생각하기에는 통일이라는 대업을 이루기 위하여는 민족의 분단이 우리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염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통일기원 약사여래불을 찾는 사람들도 통일 보다는 자신의 중한 병을 낫기 위하여 오는 것이고, 어쩌다 찾아오는 정치인들은 선거때 당장 표가 급하기 때문에 오는 것이지,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해결하기 위한 큰뜻에서는 많이 벗어나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다시 한 번 되돌아서서 팔공산 돟화사에 통일기원 약사대불을 조성하고, 전국민의 마음을 모아서 기도하기 위한 통일기원대전을 건설한 본래의 뜻을 이어받을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이를 위하여는 동화사의 스님들과 불교계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고, 통일문제를 정치적 유불리만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보다는 원대한 민족의 미래를 염원하려는 각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민으로서 현재를 살아가는 국민들이 통일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우리민족이 미래에 잘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고, 선거때 휩쓸리지 말고 통일에 염원을 나타내는 사람들을 시민의 대표로 뽑아주는 실천이 필요하다.

 

대구 동화사 통일기원 약사대불을 보면서, 아무리 큰 염원이라도 막대한 돈을 들여 거대한 불상을 조성한다고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염원을 잊지 않고 국민의 뜻을 모아 꾸준히 나아가는 일이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기왕에 웅대한 염원을 모아 조성된 약사대불인 만큼 영구히 분단의 고착화로 치닫는 현실을 극복하려는 국민들의 깨어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식있는 국민이어야만이 통일의 대업을 이루지 않을까? 동화사 약사대불은 그런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리라 믿는다. 

 

    【동화사 통일약사대불의 연기문 요약】

원래 팔공산 일대는 약사여래신앙이 왕성한 지역이었다. 저마다 개인 건강을 지키고 큰 재난을 피하게 해달라고 기원하기 위해 약사여래불을 모셔왔다. 건강과 안녕을 비는 신도들이 많이 찾는 약사신앙의 중심지인 팔공산 곳곳에는 이미 수많은 약사여래상이 조성되어 있다. 약사여래는 중생의 고통과 질병이 없는 이상세계를 완성하고자 하는 부처님으로 오랜 숭배의 대상이 되어 왔다. 약사여래는 과거세에 약왕이라는 보살로 수행하면서 중생의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키기 위해 발원했다고 한다. 원래 동화사는 극달화상이 창건한 이래 고려말까지 미륵신앙 사찰이었으나 약사신앙의 영향과 ‘남북의 통일 성취’라는 발원으로 거대한 석조통일대불이 조성됐다. 동화사 통일약사대불은 우리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하루빨리 성취하여 분단의 아픔을 해소하고 민족 대화합을 이루어 내는 데 그 조성 이유가 있다. 통일에 걸림돌이 되는 갈등을 치유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속히 이루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참고: 대승불교에서 방위별 부처님 위치는 다음과 같다.

 동방=약사여래, 서방=아미타불, 남방=보생불, 북방=불공성취불, 중앙=비로자나불 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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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