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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인공지능이 사람을 죽였다면, 책임은 누구에게?

2025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없는 잘못》, 장막 공연으로 재탄생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삶을 바꾸고 있는 시대, 우리는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부작용을 일으켰을 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창작집단 양산박이 오는 7월 17일부터 26일까지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신작 《없는 잘못》을 선보인다.

 

《없는 잘못》은 202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작으로, 같은 해 대한민국 신춘문예 페스티벌(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40분 분량의 단막극으로 초연되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작품을 80분 분량의 장막극으로 확장한 초연이다.

 

 

작품은 인공지능 추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누리어울림마당(SNS) 승강장에서 발생한 청소년 집단 극단적 선택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정부 조사팀, 알고리즘 개발자, 누리어울림마당 기업 대표, 기자, 음모론자가 서로 다른 입장에서 사건을 추적하며, 관객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정말 아무도 잘못하지 않은 것인가."

 

윤주호 작가는 실제 인공지능 개발자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과 윤리가 충돌하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미래를 상상하는 공상과학소설(SF)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이미 현실이 된 인공지능 사회를 무대로 옮긴다는 점에서 작품은 강한 동시대성을 획득한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청소년 누리어울림마당 사용 규제와 인공지능 추천 알고리즘의 책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없는 잘못》은 이러한 사회적 논의를 연극이라는 언어로 끌어들이며, 기술의 발전보다 더 늦게 우리에게 도착한 '책임'의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연출은 거창국제연극제, 밀양공연예술축제, 크로스떼아뜨르페스타, 대한민국 신진연출가전에서 유수의 작품상ㆍ연출상 등을 받은 장진웅이 맡았다. 장진웅 연출은 "분명 누군가는 죽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를 바라보며,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재난 앞에서 우리는 어떤 답을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신춘문예 등단작을 단막에서 장막으로 발전시켜 다시 무대에 올린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신춘문예 당선작 상당수가 단 한 번의 발표에 그치는 현실 속에서,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창작 본보기를 제시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창작집단 양산박은 "《없는 잘못》은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니라 결국 인간과 책임을 이야기하는 연극"이라며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이 '과연 이대로 끝이어도 좋은가'라는 질문을 오래 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출연진은 서혜주, 장명훈, 권혜빈, 조병국, 정선경, 정수연, 문선아, 이음, 신다영 등이 무대에 오른다. 제작진은 작에 윤주호, 연출에 장진웅, 드라마트루그에 오판진이 함께 하며, 제작은 창작집단 양산박이 했다.

 

공연 시각은 평일 밤 8시, 주말과 공휴일 낮 3시와 저녁 6시다. 입장료는 전석 4만 원이며, 놀티켓(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6009508)에서 예매할 수 있다. 공연에 관한 문의는 창작집단 양산박(010-4829-6825)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