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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전북교육청, ‘한글책임교육 역량강화 심화연수’

초등 교사 120명 참여… ‘질문’과 ‘흉내말’로 여는 한글 해득 수업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유초등특수교육과)은 7월 31일(금) 도내 초등학교 교원 120명이 참여한 가운데 ‘2026년 한글책임교육 역량강화 심화 연수’를 열었다. 이번 연수는 한글 해득이 더딘 학생을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순서로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현장 교사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전에는 읽기 발달 단계 진단과 음운 인식 지도, 오후에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제자 원리에 바탕을 둔 한글 교육으로 이어지며, 진단에서 지도, 문해력 확장까지 하루 동안 한 흐름으로 연결한 점이 특징이다.

 

읽기 발달 단계 진단부터 음운 인식 훈련까지

 

오전 강의는 이해영 수석교사(전주신동초)가 ‘질문으로 학생의 사고를 깨우는 한글 해득 수업’을 주제로 맡았다. 이 수석교사는 읽기를 “종이 위 문자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니라 독자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능동적인 의미 재구성 과정으로 규정하고, 학생이 글자와 소리의 연결성을 스스로 탐색하도록 이끄는 교사의 질문이 한글 해득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낱말 읽기부터 문장 단위 읽기까지 다섯 단계로 정리한 ‘한글 읽기 발달 단계’를 제시하고, ‘한글 또박또박’ 해득 검사지를 활용해 학생의 현재 단계를 짚어내는 실습을 진행했다. 실제 학생 사례를 놓고 “이 아이는 어느 단계에 머물러 있는가?”, “내가 담임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함께 토의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읽기와 쓰기 발달이 더딘 학생을 위한 처방으로는 음운 인식 훈련이 제시됐다. 음절ㆍ음소 수준의 분절과 합성, 대치 활동, 엘코닌 상자를 활용한 음소 인식 지도, 입모양-소리-글자를 연결하는 모음 지도, 대표 받침과 겹받침 지도 방법이 차례로 소개됐다.

 

흉내말과 판타지 동화로 배우는 ‘세종식 한글 교육’

 

 

오후에는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한국외대 교육대학원 객원교수)이 직접 저술한 책(《흉내말로 배우는 ㄱㅋㄲ(기키끼): 위대한 세종 한글 1-5》, 한울림어린이)을 바탕으로 ‘흉내말과 판타지 동화로 배우는 세종식 한글 교육’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 원장은 시중의 많은 한글 학습서가 따르는 ‘가나다’ 순서가 훈민정음 반포 80여 년 뒤 최세진이 재배열한 순서라는 점을 짚으며, 해례본의 제자 원리 그대로 가르칠 때 한글을 가장 쉽고 빠르게 깨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홀로 소리 낼 수 있는 모음을 ‘ㅡ, ㅣ’부터 먼저 익히고, 자음은 소리 나는 자리에 따라 ‘ㄱㆍㅋㆍㄲ’처럼 묶어 배우며, 첫소리 글자와 끝소리(받침) 글자가 같다는 원리를 소리 비교로 체감하게 하는 방식이다.

 

특히 우리말의 보물인 흉내말(의성어ㆍ의태어) 330여 개와 판타지 연작 동화 25편을 결합해, ‘동화를 들어요 → 흉내말로 친해지기 → 소리로 만나요 → 모양으로 익혀요 → 따라 읽으며 써요’의 5단계 흐름으로 아이가 온몸으로 소리와 글자를 익히게 하는 수업 설계가 소개됐다. 글자를 아직 몰라도 표현을 즐겼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며, 정답보다 아이의 시도를 칭찬하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김 원장은 “한글은 소리를 바탕으로 만든 소리글자인 만큼, 소리의 결이 살아 있는 흉내말로 먼저 만나게 하는 것이 창제 정신에 가장 가까운 교육”이라며 “2026년은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자 한글날 100돌을 맞는 해인 만큼, 교실에서 해례본의 원리를 되살리는 일이 더욱 뜻깊다”라고 말했다.

 

진단-지도-문해력으로 이어지는 한글책임교육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은 오전에 익힌 진단 도구로 학생의 출발점을 확인하고, 오후에 배운 제자 원리 중심의 지도 순서를 적용해 보는 차시 설계를 구상했다. 강의는 마지막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됐다.

 

연수를 함께 준비한 신현식 장학사는 “오전 오후 이렇게 참여 열기가 높은 연수는 흔치 않다”라며 “선생님들이 다들 한글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찾게 돼 기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글교육의 으뜸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해영 수석교사의 강의와 《훈민정음 해례본》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김슬옹 교수(한국외대)의 강의가 어우러져 더욱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전북교육청 소윤재 장학관은 “한글 책임교육은 초등 저학년 시기에 모든 학생이 읽고 쓰는 힘을 갖추도록 학교와 교육청이 함께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라며 “현장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연수를 계속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