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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제철 생선의 으뜸, 농어

[음식과 건강 7]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여름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선이 있다. 바로 농어다.

사람들은 흔히 가을과 겨울을 생선의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생선은 수온이 내려가면서 지방을 축적하고 맛이 오른다. 그런데 농어만큼은 조금 다르다.

 

예전에 농어 루어낚시에 푹 빠져 있을 때였다. 8월 어느 날 1m가 넘는 점농어를 낚은 적이 있다. 집으로 가져와 회를 뜨는 순간 왜 사람들이 "여름 농어"라고 하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내장에는 지방이 두툼하게 끼어 있었고 살에는 윤기가 흘렀다. 그야말로 비만이라고 부를만한 과잉 지방 상태로 여름철을 맞아 가장 왕성한 생명력을 품은 모습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제철 음식 가운데 농어만큼은 여름에 가장 맛있는 생선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우리 몸이 약해져 보양이 필요한 시점은 봄과 여름이다. 특히 여름에 더위를 조절하고 이겨낼 수 없는 약한 분들에겐 생사의 틈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름에 체력이 달리고 더위가 버거운 분들은 충실한 보양이 요구된다. 억지로 영양가 높은 것을 많이 먹는 것은 진정한 보양이 아니고, 몸에서 저절로 땅겨서 먹어야 하며, 먹은 음식물이 몸에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충실하게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여름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하며, 그래도 버거운 여름을 느끼는 경우 한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농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오래전부터 귀한 식재료였다.

《본초강목》에서는 농어가 오장을 보하고 비위(脾胃)를 튼튼하게 하며 기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기록하였다. 또한 허약한 몸을 보하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며 병후 회복에 좋은 음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농어를 부담 없이 기혈을 보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흰살생선으로 보았다.

 

현대 영양학에서도 농어는 양질의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지방이 지나치게 많지 않아 소화가 잘되는 생선으로 평가된다. 더위로 식욕이 떨어지고 기력이 약해지는 여름철에 부담 없이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름 보양식의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농어의 또 다른 장점은 어떤 요리를 해도 수준 높은 맛을 낸다는 것이다.

회를 떠도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살아 있고, 껍질째 뜨거운 물을 끼얹어 만드는 마쓰카와(松皮造り)는 껍질의 쫄깃함과 지방의 풍미가 더해져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구이나 전으로 조리하면 흰살생선 특유의 담백함과 촉촉한 식감이 살아난다. 비린내가 적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아이들도 좋아하는 생선이다.

 

매운탕도 훌륭하다. 농어는 국물을 끓여도 비린내가 적고 시원한 맛이 난다. 특히 머리와 뼈를 오랫동안 푹 고아 내면 마치 사골국처럼 진하고 깊은 국물이 우러난다. 버릴 것이 거의 없는 생선이다.

 

나는 좋은 제철 음식이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계절에 가장 왕성한 생명력을 품고, 사람의 몸에도 가장 잘 맞는 음식이 진정한 제철 음식이다. 여름철 농어가 바로 그렇다. 더위로 입맛이 떨어지고 몸이 쉽게 지치는 계절, 농어 한 접시는 단순한 생선회가 아니라 여름을 건강하게 건너가기 위한 자연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올여름 농어를 만난다면 회만 드시지 말고, 껍질회와 구이, 그리고 머리와 뼈로 끓인 지리탕까지 함께 맛보시길 권한다.

 

아마 "여름에는 농어"라는 말이 왜 오랫동안 이어져 왔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