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임금이 술과 퇴선(退膳)ㆍ약봉(藥封, 종이에 싼 약)을 하사하였다.” 이는 《선조실록》 41권, 선조 26년(1593년) 8월 12일 기록입니다. 여기 나오는 ‘퇴선’은 임금이 들고 남은 음식을 신하나 아랫사람들에게 내려주어 먹을 수 있게 한 곧 ‘상물림’을 말합니다. 또 ”오늘 음식을 하사하고 그릇을 나눈 일을 알게 하여 대대로 내 자손을 보필하게 하라’고 일렀다.”라는 《영조실록》 13년(1737) 8월 14일의 기록도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수라상이 12첩 반상이라 하여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엄청나게 차려진다고 하지만 사실 그것은 임금이 혼자 먹는 것이 아님을 알 수가 있습니다. 또 이 상물림은 궁궐뿐 아니라 감영 등 관아에서도 있었지요. 예를 들면 감사가 밥을 먹고 나면 이 물림상은 이방, 호방 등 6방과 비장(무장), 수청기생이 번갈아 차례를 정해가며 받아갑니다. 우리 겨레의 아름다운 풍습이었지요.
《표준국어사전》에서 ‘물림’을 찾아보면 “물려받거나 물려주는 일”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물림 가운데는 상물림 말고도 큰상물림, 대물림, 안방물림, 밥물림 따위도 있습니다. 큰상물림은 혼인 때 신붓집에서 큰상을 차려 보내면 신랑집에서 이를 먹은 다음 다시 큰상을 차려 신붓집으로 보내는 것이며, 대물림은 후손에게 물건이나 재산을 물려주는 상속입니다. 또 밥물림은 아기에게 처음 밥을 먹일 때 밥을 미리 씹어서 먹이는 일이며, 안방물림은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살림을 내어주고 안방을 물려주는 풍습을 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