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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산사태 빙하호 위험성 경고

지난해 11월 현지답사 때 목격한 상황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지난해 11월 네팔에 다녀와 <네팔 랑탕(NEPAL Langtang) 캉진리 등정기>를 연재중인 안동립 기자(동아지도 대표, 옛 조선유적답사회 회장)의 최근 네팔의 산사태 소식을 접하고 긴급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편집자말)

 

최근 다녀온 랑탕 계곡과 샤프루베시 일대가 이번 산사태 피해 지역에 포함되었다.

최대 피해지인 라수와가디 하류인 샤프루베시까지는 약 15km에 불과해, 대량의 토사와 빙하, 물이 섞인 흙더미가 순식간에 계곡을 덮쳐 큰 피해를 보았다.

 

지나고 보니 참으로 아찔하다. 지난 '캉진리 등정기(2025년 11월 18일~28일)'를 작성할 당시, 랑탕 계곡의 압도적인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구간'들에 대해 본문 중 일곱 차례나 강조하며 경고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현장에서 느꼈던 그 불안정한 지형과 위태로운 기운이 결국 비극적인 현실로 다가와 마음이 더욱 중하고 안타깝다.

 

 

'모두가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합니다. everyone a safe return home'

 

▶ 길 주변에는 여러 곳의 산사태 위험 지역이 있는데, 특히 빙하수가 흘러내리는 계곡은 토사와 바위가 쏟아져 내려 위험하여 신속하게 통과해야 했다. 계곡 건너편 산을 보면 산사태로 수천 톤의 흙과 바위가 쏟아져 내려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산이 되어 있다. 만약 여기서 사고가 난다면 인명 구조는 불가능할 것이고, 그저 신의 뜻대로 산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다시 계곡 우측 길로 들어섰다. 산사태 지역 두 군데를 신속히 통과하며 붕괴 지형을 바라보니, 끔찍할 정도로 위험하다. 이 계곡 트레킹이 왜 세계 최고로 위험하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길인지 비로소 알 것 같다. 또한, 포터와 셰르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도 몸소 체험하며 깨달았다.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걸어보아야 할 길이다. 여기저기 굴러떨어진 돌들이 보이는데, 제자리에 박힌 돌이 아니라 산에서 굴러 내려온 큰 돌이 나무에 걸려 있어 참으로 아찔하다.

 

 

▶ 해발 3,600m 지역 전체는 대형 산사태로 밀려 내려온 토사가 선상지(부채꼴 모양의 땅)를 이루고 있다. 아마 수백 년 전부터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 사태 지역인 듯하여 걷는 내내 무섭기도 하고 압도되기도 한다. 여기저기 널린 커다란 돌들은 마치 거대한 바위처럼 사방으로 굴러다니다 흩어져 있다. 최근에 발생한 사태 지역에는 작은 나무다리를 설치해 놓았는데, 무척 위험하여 빠르게 통과했다.

 

▶ 한편으로는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아 무너지고 흘러 내려와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다. 부서져 내린 집채만 한 바위들까지 거침없이 떠내려오고 있었다.

 

▶ 마을 입구 길목, 거대한 돌무더기로 변해버린 산사태지역에 세워진 추모비를 다시 찾았다. 네팔 대지진 때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추모 비석이다. 큰 희생이 있었으나 척박한 두메라 별도의 안전 대책은 없고 ‘옴마니반메훔’ 기도하면서 지나가야 한다. 이곳을 지나가는 트레커와 현지인 모두가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 이 길은 단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루트 가운데 하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위험한 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압도적인 비경을 눈에 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다.

 

거대한 산사태 지역을 통과할 때는 그야말로 인간의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서 종이 한 장 차이로 랑탕 계곡 트레킹을 이어가게 된다. 눈앞에 펼쳐진 길은 위태롭기 그지없었으나, 그 위험함 자체마저도 대자연이 가진 숭고한 아름다움의 일부로 다가왔다.

 

▶ 이 아름다운 랑탕 계곡은 진정 죽기 전에 꼭 한번은 걸어보아야 할 명소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길을 걷는 동안 수십 곳에 달하는 산사태 지역과 추모비를 지나치며 사람들은 이곳이 위험하다고 말을 하고 있다. '나만 괜찮으면 돼'라고 안일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연의 재해는 언제 어디서든,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삶과 죽음, 그 모든 것을 자연의 섭리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면 그뿐이다. 그러니 지레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저 용기를 가지고 묵묵히 새로운 도전에 나서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