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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랑탕(NEPAL Langtang) 캉진리 등정기

지혜의 눈, 힌두교와 불교의 순례성지

# 11일 차: 2025년 11월 28일(금요일), 카트만두
[네팔 랑탕(NEPAL Langtang) 캉진리 등정기] 11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셰르파 라매쉬 씨와 호텔 부근에서 택시를 3,500루피에 하루 전세하여, 힌두교와 티베트 불교의 중요 순례지인 ‘부드나트 스투바’를 찾아갔다. 외국인 입장료는 400루피인데, 1,000루피를 주니 잔돈을 수북이 내어준다. 외국인에게 알아보기 힘든 잔돈을 잔뜩 주면 어떡하냐고 한 마디 하니 그제야 500루피와 50루피 두 장을 제대로 거슬러 준다. 자국민의 입장료는 무료다.

 

 

‘부드나트 스투바’는 원형 백색 탑 가운데에 사방을 내려다보는 눈(지혜의 눈)이 있고, 그 주위를 시계 방향으로 돌며 걷는 순례자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탑과 도로 폭만큼의 간격을 두고 상점과 사원들이 둥글게 둘러싸고 있다. 탑 북쪽 입구에 신발을 맡겨두고 맨발로 탑 2층으로 올라가 한 바퀴 돌았다. 사람들이 탑 주변에서 마니차(원통형의 불교 법구)를 돌리거나 경전을 외우는 등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남쪽 입구 출입문 부근에는 라마승 열댓 명이 모여 붉은 말머리(닭머리) 모양의 독특한 모자에 승복을 입고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차량에서 두 남녀가 내리자, 황금빛 우산으로 인도하고, 특유의 나팔을 불며 행진하는 모습이 보여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이 탑의 깊은 의미는 잘 모르나 아주 신성한 장소임은 분명해 보였다. 많은 순례객이 찾아와 기도하거나 탑돌이를 하기에 나도 한 바퀴 돌면서 건강을 빌어보았다.

 

 

네팔 국립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차량에 올랐다. 거리의 오토바이와 차량이 뒤엉켜 있는 풍경은 마치 카오스 이론을 증명하듯, 무질서 속에서 기묘하게 질서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중앙선 침범은 예사고 차량 머리 들이밀기, 아무 데서나 하는 무단횡단, 급정거, 엄청난 인파, 매연, 경적, 오토바이, 자전거, 낡은 차, 좁은 거리, 그리고 그사이를 어슬렁거리는 개들까지 어찌 보면 당장 무슨 일이라도 날 것만 같다. 하지만, 이 혼돈 속에서도 사람들은 잘만 살아가고, 신기하게도 이 엇박자 속에서 순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만약 카오스가 이 거리 한가운데 서 있다면 기절초풍할 것이다.

 

국립박물관과 군사박물관이 마주 보고 있는데, 주차장을 같이 사용하였다. 길 건너 요금소에서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니, 단아한 2층 건물 3개 동에 불교문화를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으며, 불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꼭 방문하면 큰 공부가 될 것 같았다. 마침, 어린이와 학생들이 단체로 입장하여 붐볐다. 전시된 문화재 가운데 철, 대리석, 나무, 석회 등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여러 불상과 조각들은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훌륭했다.

 

 

제3 근대사 전시관은 들어가지 않고 나와서, 호텔 부근 대장금 식당에서 10일 동안 동행한 셰르파 라매쉬 씨와 김치전골로 마지막 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라매쉬 씨는 내일 또 다른 한국인 3명을 안내하여 다시 랑탕 계곡으로 간다고 했다. 이제 이 밤만 자고 나면 12박 13일의 긴 트레킹 일정을 끝내고 귀국하여 바쁜 일상으로 돌아간다.

 

※ 네팔 카트만두 출국 KE696 (2025년 11월 29일, 토, 19:20) → 서울/인천(2025년 11월 30일 04:30분)

※ 이 글은 랑탕 계곡 트레킹 당시 날마다 작성한 현장 일지를 기반으로, 귀국 뒤 재정리한 답사기입니다. 앞으로 같은 여정을 준비하는 답사자들의 지침서가 될 수 있도록 현장의 정보를 상세하게 기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