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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남원 정유재란의 충렬 기리는 만인의총 추모제 열려

만인의총과 교토 코무덤 봉환 관련 특강도 열려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오늘 우리는 호국충절의 거룩한 성지이며, 만인의사의 숭고한 넋이 서려있는 이곳 만인의총에서 전북도민과 남원시민의 간절한 마음을 모아「제23회 만인의사 추모 만인문화제」의 개막을 알림과 동시에 ‘9월은 만인의사 추모의 달’을 온 국민 앞에 엄숙히 선포합니다. 지금으로부터 429년 전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피 흘려 싸운 일만여 관군과 의병, 그리고 이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백성들의 장렬한 희생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거룩한 애국주의 정신을 전해주는 위대한 유산입니다. 이에 우리는 만인의사의 숭고한 민족정신과 당당했던 호국 기개를 가슴에 새기며, 그 거룩한 뜻을 만대에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고자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이는 어제(1일) 낮 2시 전북 남원시 만인의총(萬人義塚) 역사문화관(2층 참여갤러리)에서 열린 ‘제23회 만인의사 추모 만인문화제, 아래 추모문화제’에서 선포된 선포문이다. 이 선포문은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 후손대표 박강주(박기화 후손), 형창우(형련 후손) 선생이 낭독했다.  추모문화제 시작에 앞서 만인의사(萬人義士)의 후손 및 추모문화제 양윤식 대회장, 양경님 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인사들의 만인의총 충렬사 참배와 선열들이 영면하고 계신 무덤을 어루만지며 도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추모제문화제는 국민의례에 이어 양경님 추진위원장의 경과보고, 양윤식 추모대회장의 개회사로 시작하여 양충모 남원시장,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사, 남원·장수·임실·순창군 박희승 국회의원 등의 추모사 대독에 이어 한명숙 남원시의회 의장과 전라북도 의회 임종명 의원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한명숙 시의회 의장은 “정유재란의 국난 속에서 우리 남원의 민관군은 하나가 되어 끝까지 나라를 지켰고 수많은 의사(義士)들이 자신의 목숨을 아낌없이 내어주셨습니다. 그날의 처절했던 희생과 충절은 세월이 흘러도 결코 잊혀서는 안될 우리의 역사이며 만인의총은 그 고귀한 정신을 오롯이 간직한 성스러운 곳입니다.”라며 추모사에서 강조했다.

 

 

 

이날 추모제에 이어 역사특강이 있었다. 특강은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의 “새로운 접근, 남원 <만인의총>과 교토 <코무덤> 봉환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이 소장은 “정유재란시 도요토미히데요시(풍신수길)가 전공(戰功)을 과시하기 위해 조선인의 코를 베어다 소금에 절여 묻은 참혹한 무덤(京都府京都市東山区茶屋町533-1)이 교토에 현존하고 있다. 이 무덤은 조성 당시의 코베기 명령, 코영수증, 조성 당시 상황 등이 역사적 문헌에 정확히 남아 있는 곳임에도 일본이 왜곡해서 부르는 귀무덤(미미즈카)을 한국인들이 지금도 그대로 귀무덤으로 부르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고, 그 근거가 되는 자료”를 제시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이 소장은 “대표적인 왜곡으로 경남 사천시에 소재한 조명군총(朝明軍塚) 앞에 세워진 <耳塚> 위령비를 2022년 최진갑 박사의 노력으로 <코무덤>(오마이뉴스.2022.12.28., 일본서 시작된 왜곡, '귀무덤'을 '코무덤'으로 바꾸다, 이윤옥 ) 바꾼 예를 들며 명칭의 왜곡부터 바로 잡아야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간 남원지역에서는 교토 코무덤에 직접 가서 위령제를 지내는 등 정유재란 당시 희생된 선열들의 참상의 대명사격인 <교토 코무덤> 국내 봉환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2019년(전북도민일보 2019.10.16.)부터 남원만인정신문화선양회와 코무덤송환국민운동본부준비위원회의가 앞장서서 코무덤 봉환 문제를 중요하게 다뤄오고 있다. 앞으로도 이 작업은 지속되어야할 것이다.”라고 했다.

 

 

며칠 전 남부지방에 큰비가 내리고 난 뒤라 그런지 9월 1일, 추모문화제가 열리는 남원 만인의총이 있는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추모문화제 식전 행사로 만인의총이 있는 충렬사 참배와 선열들이 잠들어 계신 무덤의 봉분 잔디를 어루만지며 무덤 둘레를 도는 행사에 직접 참석한 기자는 코끝으로 전해지는 잔디의 상큼한 내음을 맡으며 429년 전 남원성 전투에서 피를 흘리며 장렬히 전사한 선열들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리들이 바로 그 후손이 아니던가! 우리는 역사 속에서 끝없이 이어진 이방인들의 침략에 언제나 ‘최후의 1인까지 싸운다’는 각오로 임했던 불굴의 투지를 간직했던 조상을 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자 나도 모르게 불끈 주먹이 쥐어진다. 피의 전쟁 임진·정유재란이 끝난 지 올해로 429년, 그 긴 역사에 견주면 올해 ‘제23회’로 이어지고 있는 만인의사 추모 행사는 역사가 매우 짧다.

 

그나마도 남원만인정신문화선양회 등 뜻있는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는 사실에 고개가 수그러든다. 아쉬운 것은 이러한 ‘만인의총(萬人義塚)’이 자리한 남원시의 대표 시장님이라든가 넓게는 전북특별자치도지사라든가 하는 분들이 불참하고 추모사를 대독하게 한 것은 아쉽다. 내년 ‘만인의총(萬人義塚)’ 추모제를 주목해 본다. 

 

 

한편, 추모제에  참석한 이들은 순의탑으로 자리를 옮겨 순의탑에 분향하고 추모리본에 만인의사 이름을 써서 추모나무에 매다는 행사를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순의탑에 분향하면서 "만인의사이시여!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를 외치면서 선열들의 우국 충정을 기렸다. 이어 손수 리본에 만인의사의 이름을 적은 추모리본을 추모나무에  매달면서 다시 한번 정유재란시에  희생된 의사(義士)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고로 전북 남원에 있는 만인의총(萬人義塚)은 정유재란(1597) 때 남원성 전투에서 순절한 민ㆍ관ㆍ군 1만여 의사들 호국의 얼이 서린 성스러운 곳이다. 전쟁이 끝난 뒤 피난에서 돌아온 백성들이 주검을 한 무덤에 모시고 1612년(광해군4년) 사당을 건립하여 전라병마사 이복남 등 7충신을 모셨으며 1653년(효종4년)에는 충렬사액이 있었고 1675년(숙종원년)에 남원역 뒤 동충동으로 이건한 뒤 1836년(헌종2년) 사헌부지평 오흥업을 추배하니 8충신이 되었다. 그러다 1871년(고종8년) 사우 훼철령에 의거 사당이 철폐되어 제단을 설치하고 춘추로 향사하여 왔다.

 

그뒤 일제가 제단을 파괴, 재산을 압수하고 제사마저 금지하였다. 그러다 광복과 더불어 다시 사당을 세우고 제사를 모셔오다가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1977년 호국선현 유적정화사업의 하나로 1979년까지 충렬사, 내·외삼문, 관리사무소 등이 포함된 성역정화사업을 하였고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순의탑, 기념관, 주차장 등이 포함된 성역화 확충사업을 했다. 2016년 5월 10일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에서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으로 관리 이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