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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홀춤에서 군무로, ‘나의 감각’에서 ‘우리의 감각’으로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김현우 신작 〈겹겹〉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오는 9월 18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는 김현우(곰시선 프로젝트) 주최ㆍ주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ㆍ(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후원하는 안무가 김현우’의 신작 〈겹겹〉이 공연된다.

 

〈겹겹〉은 2025년 국립국악원 ‘젊은 사위’ 기획 공연에서 발표한 홀춤 〈곰시선〉을 군무로 확

장한 재창작 작품이다. 전작이 한국춤의 전통성과 본질, 무용수 개인의 정체성을 탐구한 내면의 기록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 시선을 네 명의 무용수에게로 확장한다. 김효준, 송진아, 양진영, 황서영 네 무용수가 대담을 통해 꺼내놓은 기억과 감각, 질문을 각자의 움직임과 장면으로 변환된다.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은 무대 위에서 교차하고 분리되며, 개인의 서사를 하나의 공동 서사로 확장한다.

 

김현우는 이번 작품을 다음의 질문으로 설명한다.

“나를 들여다볼수록,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과 겹쳐 있는가?”

작품은 한 사람을 하나의 모습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 새롭게 생겨난 취향과 타인과의 관계가 여러 층으로 포개져 지금의 한 사람을 이룬다는 데서 출발한다.

 

한국춤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확장해 온 안무가 김현우

 

김현우는 한국무용을 기반으로 현대무용과 뮤지컬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무용수와 안무가로 활동해왔다. 〈문무꿈춤〉과 정동극장 〈련, 다시 피는 꽃〉의 주역을 비롯해 서울예술단 〈잃어버린 얼굴 1895〉, 국립현대무용단 <카베에>, <머스탱과 개꿈> 등에 출연했으며, 〈포터〉, 〈재활용? 제활용!〉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춤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왔다.

 

이번 작품에는 무대와 방송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인지도를 넓혀온 무용수들이 함께한다. Mnet 〈스테이지 파이터〉와 무용단 SAL에서 활약한 김효준, 국립현대무용단 〈솔로 프로젝트〉의 〈붉은 제전〉을 단독으로 이끈 황서영을 비롯해 양진영과 송진아가 공동창작자이자 출연자로 참여한다.

 

 

김현우는 “〈겹겹〉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를 정해놓고 만든 작품이라기보다, 4인의 무용수와 함께했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작품”이라며 “서로 다른 개성과 경험이 모인 만큼 작업이 진행될수록 작품의 방향도 여러 방면으로 확장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서로 다른 움직임의 언어를 지닌 네 무용수는 정해진 동작을 수행하는 출연자를 넘어,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작품 안으로 가져오는 공동창작자로 참여한다. 이들의 기억과 신체가 충돌하고 포개지는 과정은 〈겹겹〉을 완성하는 핵심적인 창작 동력이 된다.

 

전통 장단, 클래식, EDM, 디스코까지 전통과 동시대 감각의 중첩

 

〈겹겹〉은 김현우의 기존 안무작 가운데 한국춤의 요소가 가장 적극적으로 담긴 작품이다. 오랜 시간 몸에 축적된 한국 장단과 춤사위에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다양한 예술 장르를 더해, 익숙한 것과 새롭게 발견한 것이 한 무대에서 겹치는 순간을 만든다. 한국춤의 신체 원리와 함께 탈춤의 ‘변신-전복-해방-환희’, 굿의 ‘청신-오신-해원-송신’, 세시풍속의 ‘봄-여름-가을-겨울’이 지닌 순환의 질서를 작품의 흐름으로 엮는다. 전통 장단뿐만 아니라 비발디의 <사계>클래식과 EDM과 디스코 장르의 음악들이 결합하며 새로운 소리의 층위를 형성한다.

 

 

주요 소품인 한삼과 방울도 기존의 제한적인 쓰임에서 벗어난다. 한삼은 손끝의 선을 강조하는 장식적 무구를 넘어 신체를 감싸거나 구속하고, 때로는 발이나 의상과 결합하며 한국춤의 정형화된 사용법을 해체한다. 방울은 무용수들이 서로를 감각하고 땅을 울리며 새로운 이미지의 청각적 매개로 활용된다. 무대 중앙의 한삼을 형상화한 마름모 형태의 대형 천 구조물은 하나의 공간 안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낸다. 움직임과 빛, 소리가 겹쳐지는 가운데 각 요소는 끊임없이 변형되며, 하나의 장면 안에 여러 의미와 상징이 공존하는 무대를 완성한다.

 

작품은 관객에게 하나의 메시지나 정해진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김현우는 “다양한 의미와 상징을 통해 작품을 보는 사람마다 각자의 생각과 감각을 가지고 돌아가길 바란다”라며 “곰시선이 바라보는 세계를 열린 마음으로 경험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겹겹〉은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개인과 공동체가 포개지는 무대를 통해 한국춤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고, 동시대 무대에서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제작진은 연출/안무에 김현우, 공동창작에 김효준ㆍ송진아ㆍ양진영ㆍ황서영, 음악에 배호영ㆍ조봉국, 음향에 김경남, 조명에 김병구, 무대에 원소미, 의상에 김은경, 기록에 송우람, 그래픽디자인에 김윤혁ㆍ김나겸, 프로듀서에 한 채령, 프로젝트매니저에 노혜림, 기획협력에 코리아댄스어브로드가 함께 한다.

 

공연 시각은 9월 18일(금) 저녁 7시 30분, 9월 19일(토) 낮 3시와 저녁 7시다. 입장료는 전석 40,000원으로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누리집(theater.arko.or.kr)에서 예약할 수 있다. 문의는 전화(010-3252-5487)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