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사도가시마(佐渡島) 산골에서 교토로 구운 늑대 고기를 팔러 온 한 남자가 우연히 가부키 여자역을 맡은 배우 다마무라 기치야(玉村吉弥)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자신에게 돈만 있으면 기치야와의 사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 남자는 고향으로 돌아가 불철주야 광산 발굴에 전념해 큰 부자가 된다. 그리고 5년 뒤, 남자는 자신이 애타게 연모했던 기치야를 만나기 위해 에도까지 찾아간다. 그런데 남자의 눈앞에 나타난 기치야는 더 이상 예전의 소년 모습이 아니라 어엿한 성년 남자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기치야를 향한 남자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그는 기치야에게 평생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거금을 건네주고 고향으로 돌아간다.”<5권 5화, 줄거리>
“조교(貞享) 3년(1686) 윤삼월에 세상을 뜬 명배우 스즈키 헤이하치가 있었다. 인기 절정의 헤이하치의 극을 특별한 감정으로 보고 있었던 아가씨가 극이 끝나자 그만 의식을 잃고 그대로 상사병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그 무렵 헤이하치도 몸이 나빠져 한 달쯤 뒤에 죽었는데, 사람들은 아가씨의 혼령 때문이라고 했다. 뭇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지만 역으로 액운을 당하기도 한다.” <6권 5화, 줄거리>
이는 에도시대의 작가 이하라 사이카쿠가 쓴 《남색대감(男色大鑑)》의 일부다. 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 1642-1693)는《남색대감(男色大鑑)》외에도《호색일대남(好色一代男)》, 《호색일대녀(好色一代女)》등을 써서 에도시대(1603-1868)의 인기도서 작가로 등극한 인물이다. 《남색대감(男色大鑑)》은 불가(佛家)나 무가(武家)사회에서 정당한 애욕으로 용인되었던 남색을 주제로 한 소설로 한국어판 첫 번역본은 2023년 8월 출간되었다.
이 책은 모두 8권 40화로 이뤄졌는데 2023년에 나온 책은 무사편(武士編)으로 제1권부터 제4권까지 전반부 20화를 담았고 이번 번역본은 제5권부터 제8권까지의 후반부 20화 부분으로 가부키(歌舞伎) 배우편에 해당한다. 작가 이하라 사이카쿠의 이전 작품들이 주로 남자와 여자 사이의 호색(好色)을 다루었다고 한다면, 《남색대감(男色大鑑)》은 남자와 남자 사이의 남색(男色)을 다루었으며, 호색 이야기에서 남색 이야기로 작가의 관심과 작품 주제의 확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와카슈(若衆, 남색 관계에서 동생 역할을 하는 10대의 미소년)는 때로는 《삼강행실도》에 등장하는 조선시대의 열녀 못지않은 기개와 정조를 보이기도 하며, 그들이 보여 주는 사랑과 의리, 그리고 인정은 지고지순한 사랑과 정절이 남녀 사이에서만 가능할 것이라는 상식에 정면으로 물음표를 던진다.
이번에《남색대감(男色大鑑)》'가부키 배우편'을 펴낸 이들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고전명저독회(지도교수 문명재)>회원들로 2019년부터 시작한 무사편(武士編)을 시작으로 올해 가부키 배우편 출판까지 무려 7년간을 ‘고전과 씨름 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한국 고전도 어려운데 특히 일본의 고전 작품을 읽고 소화하며 번역본을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기적으로 에도시대(1603-1868) 라고 하면 근세라서 고대보다는 작품을 대하기가 쉬울 것 같지만 실은 매우 어려웠다. 매달 회원들은 자신이 맡은 부분을 번역하여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당시의 생활상이 현대와 매우 달라 문장은 고사하고 낱말 하나가 안 풀려 일본어 사전이란 사전은 다 동원하고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원어민인 일본인들을 동원하여 풀어내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필자 역시 <일본고전명저독회> 회원으로 지난 7년을 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일본고전명저독회>에서는 이번에 《남색대감(男色大鑑)》완간 이전에도 이하라 사이카쿠의 작품으로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西鶴諸国ばなし)》(2021. 4)를 펴낸 바 있다. 이 책은 ‘일본판 전설의 고향’으로 등장인물은 당시의 중심 계층이던 무사와 상인을 비롯해 선인(仙人), 덴구(天狗)와 같은 비현실 세계의 존재까지 다양한 계층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또한 한국의 혹부리영감 이야기 등과 비슷한 설화가 담긴 일본 중세 고전 《우지습유모노가타리(宇治拾遺物語)》의 한국어 번역본(2019. 1)도 펴내는 등 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일본의 고전문학 번역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모임은 일본고전문학과 명저의 윤독을 통해 일본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함양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통해 일본에 대한 근원적이고 깊이 있는 탐구를 지속해 그 결과를 연구자 및 일반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남색대감(男色大鑑)》초판 1쇄 2026. 5월, 한국외대 일본고전명저독회, 지식을만드는지식(지만지)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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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の江戸時代の『男色大鑑』翻訳本が出版
韓国外大 「日本古典名著読会」会員著、ジマンジ出版
[ウリ文化新聞=イ・ユノク記者]
「佐渡島の山奥から京都へ、焼いた狼の肉を売りに来たある男が、偶然歌舞伎の女形(おんながた)を務める役者・玉村吉弥(たまむら きちや)を見て一目惚れした。自分に金さえあれば吉弥との恋が叶うと考えた男は、故郷に戻り寝食を忘れて鉱山の発掘に専念し、大富豪となる。そして5年後、男は自分が恋焦がれた吉弥に会うために江戸まで訪ねていく。ところが、男の目の前に現れた吉弥は、もはやかつての少年の姿ではなく、立派な成人男性になっていた。しかし、吉弥へ向かう男の気持ちに変わりはなかった。彼は吉弥に、一生お金に困らないほどの巨金を渡して故郷へと戻っていく。」<5巻5話、あらすじ>
「貞享3年(1686)閏3月にこの世を去った名優・鈴木平八(すずき へいはち)がいた。人気絶頂の平八の芝居を特別な感情で観ていたある娘が、芝居が終わるやいなや意識を失い、そのまま恋煩いにかかって命を落とした。その頃、平八も体調を崩し、約1ヶ月後に亡くなったが、人々は娘の生き霊のせいだと言った。多くの人々から大いに愛された役者であるが、逆に厄災に見舞われることもある。」<6巻5話、あらすじ>
これは江戸時代の作家・井原西鶴(いはら さいかく、1642-1693)が書いた『男色大鑑』の一部である。井原西鶴は『男色大鑑』のほかに『好色一代男』、『好色一代女』などを執筆し、江戸時代(1603-1868)の人気本の作家として登り詰めた人物だ。『男色大鑑』は、仏家や武家社会において正当な愛欲として容認されていた男色をテーマにした小説で、韓国語版の初翻訳本は2023年8月に出版された。
この本は全8巻40話で構成されているが、2023年に刊行された本は「武士編」として第1巻から第4巻までの前半20話を収録しており、今回の翻訳本は第5巻から第8巻までの後半20話にあたる「歌舞伎若衆編」に該当する。作家・井原西鶴の過去の作品が主に男と女の間の「好色」を扱っていたとするならば、『男色大鑑』は男と男の間の「男色」を扱っており、好色の物語から男色の物語へと、作家の関心と作品テーマの拡張を垣間見ることができる作品であると評されている。
作品に登場する若衆(わかしゅ、男色関係において弟役を務める10代の美少年)は、時には『三綱行実図』に登場する朝鮮時代の烈女にも劣らない気概と貞操を見せることもあり、彼らが示す愛と義理、そして人情は、至高の愛と貞節が男女の間でのみ可能であるという常識に正面から疑問を投げかける。
今回に『男色大鑑』「歌舞伎若衆編」を出版した人々は、韓国外国語大学の<日本古典名著読会(指導教授:文明載)>の会員たちで、2019年に始まった「武士編」を皮切りに、今年の「歌舞伎若衆編」の出版まで、実に7年もの間「古典と格闘する時間」を過ごさねばならなかった。韓国の古典でさえ難しいのに、特に日本の古典作品を読みこなして翻訳本を出すということは、決して容易なことではない。時代的に江戸時代(1603-1868)といえば近世であるため、古代よりは作品に接しやすいように思えるが、実際には非常に難解であった。毎月、会員たちは自分が担当した部分を翻訳して発表する場を設けたが、当時の生活様式が現代とは大きく異なるため、文章はおろか、単語一つが解決せず、ありとあらゆる日本語辞典を総動員し、それでも理解できない部分はネイティブの日本人を巻き込んで紐解くなど、苦難の時間を送らなければならなかった。筆者もまた<日本古典名著読会>の会員として、この7年間を振り返ると感慨深いものがある。
<日本古典名著読会>では、今回の『男色大鑑』完結以前にも、井原西鶴の作品として『西鶴諸国ばなし』(2021年4月)を刊行している。この本は「日本版・伝説の故郷」のようなもので、登場人物は当時の中心階級であった武士や商人をはじめ、仙人や天狗といった非現実世界の存在にいたるまで、多様な階級の生き様を描いた作品である。また、韓国の「こぶとりじいさん」の物語などと類似した説話が収められた日本の中世古典『宇治拾遺物語』の韓国語翻訳本(2019年1月)も刊行するなど、まだ韓国に紹介されていない日本の古典文学の翻訳に力を注いている。この集まりは、日本古典文学と名著の輪読を通じて、日本に対する理解と知識の涵養を目的としており、これを通じて日本に対する根源等かつ深みのある探求を継続し、その成果を研究者および一般大衆と共有している。
『男色大鑑』初版第1刷 2026年5月、韓国外大日本古典名著読会、知識を作る知識(ジマンジ)出版。




















